박근혜 후보측, 유신·5·16 입장표명 놓고 여전한 이견
"그 시간에 통합행보" … "전향적 견해 밝혀야 설득력"
33년전 돌아가신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가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의 딜레마로 떠오르고 있다. 유신정권과 5·16군사쿠데타에 대한 전향적 입장표명 여부가 박 후보 '통합행보'의 진정성을 가늠할 것이란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새누리당 내부에선 유신정권과 5·16에 대한 박 후보의 전향적 입장표명 여부를 놓고 이견이 만만치 않다. 한 쪽은 '이미 박 후보가 여러차례 입장표명을 한만큼 다시 같은 문제를 놓고 입장을 밝히는 것은 가혹하고, 선거전략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주로 박근혜캠프 출신 등 이른바 '친박 성골'들의 견해다. 다른 한편에선 '실제 젊은세대와 부동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아버지문제에 대한 보다 전향적 입장표명이 전제조건'이란 입장이다. 대체로 새누리당 주류권에서 멀어진 '친박 6두품'들의 의견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한="" 박근혜="" '새누리당="" 제18대="" 대선="" 후보자="" 지명="" 전당대회'에서="" 후보자로="" 선출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한="" 20대="" 시절의="" 모습.="" 연합뉴스="">
◆아버지를 딛고 서지 못하는 이유는 = 친박 핵심들의 주장은 '아버지 문제만큼은 박 후보를 설득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론에 근거하고 있다. 여기에 유신시대 공과에 대한 실제 여론이 '경제적 성과'를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자체판단도 거들고 있다.
실제 박근혜캠프 선대위원장을 했던 홍사덕 전 의원은 지난 29일 기자들을 만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신을 한 게 아니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해 한 것"이라며 유신을 옹호했다.
나아가 그는 "유신이 없었으면 우리나라는 수출 100억달러를 못 넘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러시아의 근대화를 이룬 피터(표트르) 대제에 비유하기도 했다. 홍 전 의원의 이런 발언 이후 최근 친박핵심 내부에서 유신문제를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친박핵심으로 분류되는 여권 관계자는 "박 후보는 5·16이 일어난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나라를 위해 생명까지 돌보지 않고 헌신해온 현장을 곁에서 지켜봤다"면서 "그런 경험이 박 후보로선 아버지를 부정하는 것이 자신의 양심을 파는 행위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참모들이 박 후보의 아버지 문제를 설득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그럴 시간에 봉하마을 참배와 같은 미래지향적 국민통합 행보에 주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박근혜 유신평가는 과거 아닌 현실문제" = 그러나 당내에서도 박 후보의 최근 '통합행보'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라도 유신문제에 대한 전향적 입장표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유신 시대의 아픔에 대해 박 후보의 얘기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어느 시점이 돼 사전 정지작업이 이뤄지고 나면 (인혁당 사건) 유족을 만나는 데에 전혀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도 "유신의 문제점에 대해선 박 후보가 다시 한 번 정리를 하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신시절에 있었던 가장 어두운 사건인 인혁당 사건은 대법원도 무죄를 확정했기 때문에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는 방안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적지 않은 국민들이 박 후보의 아버지 문제에 대한 전향적 입장표명을 과거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중도층이나 젊은 세대가 박 후보에 비판적인 배경 중엔 '박근혜 대통령이 되면 유신을 미화하는 교과서가 나오고 정책도 과거로 회귀할 것이란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현실을 고려해 박 후보가 '아버지' 문제에 대해 더 현실적이고 과감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신문제가 단순한 과거문제가 아니라, 당장 유권자들이 우려하는 사안에 대해 대선후보로서 책임있는 입장을 표명하는 현재문제라는 설명이다.
현재로선 당내에서 '정면돌파론'이 우세하다는 관측이다. 박 후보가 그 동안 '원칙론적 정치적 행보'를 견지해왔기 때문이다. 또 박 후보의 참모들 가운데 비교적 핵심인사들이 이런 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태일재단 방문과정에서 박 후보의 '통합행보'가 한풀 꺾이면서 당내에서도 '유신에 대한 전향적 입장표명 필요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형국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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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에 통합행보" … "전향적 견해 밝혀야 설득력"
33년전 돌아가신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가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의 딜레마로 떠오르고 있다. 유신정권과 5·16군사쿠데타에 대한 전향적 입장표명 여부가 박 후보 '통합행보'의 진정성을 가늠할 것이란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새누리당 내부에선 유신정권과 5·16에 대한 박 후보의 전향적 입장표명 여부를 놓고 이견이 만만치 않다. 한 쪽은 '이미 박 후보가 여러차례 입장표명을 한만큼 다시 같은 문제를 놓고 입장을 밝히는 것은 가혹하고, 선거전략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주로 박근혜캠프 출신 등 이른바 '친박 성골'들의 견해다. 다른 한편에선 '실제 젊은세대와 부동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아버지문제에 대한 보다 전향적 입장표명이 전제조건'이란 입장이다. 대체로 새누리당 주류권에서 멀어진 '친박 6두품'들의 의견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한="" 박근혜="" '새누리당="" 제18대="" 대선="" 후보자="" 지명="" 전당대회'에서="" 후보자로="" 선출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한="" 20대="" 시절의="" 모습.="" 연합뉴스="">
◆아버지를 딛고 서지 못하는 이유는 = 친박 핵심들의 주장은 '아버지 문제만큼은 박 후보를 설득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론에 근거하고 있다. 여기에 유신시대 공과에 대한 실제 여론이 '경제적 성과'를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자체판단도 거들고 있다.
실제 박근혜캠프 선대위원장을 했던 홍사덕 전 의원은 지난 29일 기자들을 만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신을 한 게 아니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해 한 것"이라며 유신을 옹호했다.
나아가 그는 "유신이 없었으면 우리나라는 수출 100억달러를 못 넘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러시아의 근대화를 이룬 피터(표트르) 대제에 비유하기도 했다. 홍 전 의원의 이런 발언 이후 최근 친박핵심 내부에서 유신문제를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친박핵심으로 분류되는 여권 관계자는 "박 후보는 5·16이 일어난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나라를 위해 생명까지 돌보지 않고 헌신해온 현장을 곁에서 지켜봤다"면서 "그런 경험이 박 후보로선 아버지를 부정하는 것이 자신의 양심을 파는 행위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참모들이 박 후보의 아버지 문제를 설득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그럴 시간에 봉하마을 참배와 같은 미래지향적 국민통합 행보에 주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박근혜 유신평가는 과거 아닌 현실문제" = 그러나 당내에서도 박 후보의 최근 '통합행보'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라도 유신문제에 대한 전향적 입장표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유신 시대의 아픔에 대해 박 후보의 얘기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어느 시점이 돼 사전 정지작업이 이뤄지고 나면 (인혁당 사건) 유족을 만나는 데에 전혀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도 "유신의 문제점에 대해선 박 후보가 다시 한 번 정리를 하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신시절에 있었던 가장 어두운 사건인 인혁당 사건은 대법원도 무죄를 확정했기 때문에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는 방안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적지 않은 국민들이 박 후보의 아버지 문제에 대한 전향적 입장표명을 과거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중도층이나 젊은 세대가 박 후보에 비판적인 배경 중엔 '박근혜 대통령이 되면 유신을 미화하는 교과서가 나오고 정책도 과거로 회귀할 것이란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현실을 고려해 박 후보가 '아버지' 문제에 대해 더 현실적이고 과감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신문제가 단순한 과거문제가 아니라, 당장 유권자들이 우려하는 사안에 대해 대선후보로서 책임있는 입장을 표명하는 현재문제라는 설명이다.
현재로선 당내에서 '정면돌파론'이 우세하다는 관측이다. 박 후보가 그 동안 '원칙론적 정치적 행보'를 견지해왔기 때문이다. 또 박 후보의 참모들 가운데 비교적 핵심인사들이 이런 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태일재단 방문과정에서 박 후보의 '통합행보'가 한풀 꺾이면서 당내에서도 '유신에 대한 전향적 입장표명 필요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형국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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