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잃은 보험사 카드수수료 (1) 보험사는 카드사 봉?] 3% 수수료율, 대형가맹점 중 보험사가 ‘유일’

지역내일 2012-08-31
같은 대형가맹점인 할인점보다 2배 정도 높아 … 개정 여전법 취지에 어긋나

보험사와 신용카드사가 해묵은 카드 수수료 문제로 다시금 얼굴을 붉히고 있다. 매년 카드결제 상품 범위와 수수료율 놓고 대립하던 보험사와 카드사간 갈등이 올해에는 가맹점 수수료 체계 변경과 맞물려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3월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오는 12월부터 업종별 수수료 체계가 가맹점별 수수료 체계로 바뀌면 현행 1.5∼4.5%의 수수료율 격차가 1.5∼2.7%로 대폭 축소된다. 카드매출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가맹점이 2.7% 이내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3% 안팎의 보험사 수수료율도 다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새 가맹점 수수료 체계 도입을 계기로 카드결제 보험상품 범위 확대에 대해 접점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18개 주요 생보사 중 카드 납부를 전면 허용하고 있는 곳은 9개사로 대부분 중소형 생보사들이다.

◆카드업계, 새 수수료 체계 도입시 보험사 수수료율 조정 = 반면 대형 생보사인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을 비롯해 푸르덴셜·ING·PCA생명은 전혀 카드 결제를 받지 않는다. 메트라이프생명과 카디프생명은 과거에 판매한 보장성 보험만 카드 결제가 가능하고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은 저축성 보험을 제외한 보장성 보험만 카드 결제를 받는다.

은행의 예·적금과 동일한 저축성 보험에 대해 카드 빚을 내어 저축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게 생보사들의 입장이다. 저축성 보험이 빠지면서 생보사들의 수입보험료 중 신용카드납 비중은 2% 정도다.

생보업계의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수입보험료 총액이 88조5879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신용카드납 규모는 1조7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장기손해보험 일반보험 가릴 것 없이 신용카드 결제가 모두 가능하다. 신용카드 수납비율도 2011 회계연도 원수보험료(61조4267억원)의 17.8%를 차지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카드수납 비율이 무려 71.5%에 달한다. 13조429억원의 보험료 가운데 9조3195억원을 카드로 받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은 카드결제 범위를 놓고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새로운 수수료 체계가 도입돼 보험사에 대한 수수료율이 조정되면 타협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손보업계, 지난해 카드 수수료로 3200억원 지급 = 하지만 양측이 불신의 골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드업계는 지난 1978년에 도입된 업종별 수수료 체계에 따라 35년 동안 3% 안팎의 높은 수수료율을 보험사들에게 적용해왔다.

연 카드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대형가맹점들이 평균 1.5∼1.8%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았던 것과는 판이하다. 대형 할인점(1.5∼2.0%)과 백화점(1.85∼2.5%), 자동차신차(1.7∼2.2%) 등의 대형가맹점들이 보험사들보다 최소 0.4%p에서 최대 1.5%p 가량 낮은 편이다.

하물며 일반가맹점인 숙박시설(2.5∼3.20%)이나 가축병원(2.60%), 유류판매(2.0%), 슈퍼마켓(1.5∼2.0%), 편의점(2.0∼2.60%), 면세점(2.45%), 음식점(2.4~2.7%)보다도 높다. 3% 수수료율은 대형가맹점 중에서는 보험사가 유일하다. 높은 수수료율로 인해 지난해 손보업계가 지급한 카드 수수료만 3200억원에 달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가입이 강제되는 정책성 보험인데도, 일반 사치성 업종보다 수수료율이 높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수수료 지출이 많아지면 사업비가 증가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결제범위 확대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매월 카드이용실적 1조원 넘는 9개 업종 중 보험만 3% = 더욱이 보험사의 신용카드 수납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의 업종별 개인 신용카드 이용실적 자료를 보면,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9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보험은 신용카드 결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지난 2010년 6월 8170억원이었던 카드결제액은 2011년 6월 8946억원으로 늘더니 올 6월에는 1조46억원으로 급증했다. 1년 가까이 매월 보험상품 카드결제액이 1조원을 넘나들고 있는 상황이다. 총 45개 업종(결제액 28조2245억원, 현금서비스·법인 이용금액 제외) 중 매월 1조원이 넘는 업종은 9개였고 보험도 속했다.

특히 보험은 그 비중이 3.55%로 국산신차(3.95% 1조1159억원)와 백화점(3.61% 1조204억원), 슈퍼마켓(3.94% 1조1141억원)과는 별 차이가 없었다. 이는 보험이 카드사 수수료 수입에 기여하는 바가 크고 그만큼 협상력도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보험사의 카드 수수료율은 최고다. 매월 카드결제액 1조원이 넘는 9개 업종 중 보험 혼자 3%를 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드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율이 떨어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긴 하지만, 보험료의 3.24%를 수수료로 내는 보험사도 있다"며 "특히 생보사에 비해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때문에 협상력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이 스스로 '을'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일반가맹점이나 영세 중소가맹점과 별반 다른 처지가 아닌 것이다. 정부가 개정 여전법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정하도록 하고 부당한 차별을 금지한 만큼,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어떻게 조정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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