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마침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받고 최후 승부에 돌입했다. 그러나 롬니 후보는 아직도 무언가 2% 부족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른바 전당대회 상승효과로 지지율이 5~6포인트 올랐으나 하루 이틀만에 다시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대체할 대안인물인지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롬니-라이언 팀은 통상적으로 5포인트 오르는 전당대회 상승효과의 여세를 몰아 전세를 뒤집는다는 전략이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들은 롬니 후보의 지지율이 전당대회 전후를 비교해 볼때 5~6포인트 올라가며 앞서기 시작한 것으로 발표됐다. 전당대회 상승효과를 본 것은 틀림없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문제는 전당대회 상승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소 보수적인 라스무센 이 일요일에 발표한 조사에선 롬니 후보가 48대 44%로 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전당대회 상승효과 오래 가지 못할 조짐
그러나 다른 여론조사에선 모두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역전시킨 것으로 조사돼 롬니의 상승효과는 하루이틀 만에 끝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요일에 발표된 갤럽의 조사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47대 46%로 다시 앞서기 시작했다. 또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공동조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44대 43%로 다시 역전시켰다.
게다가 이번주는 4일부터 6일까지 오바마 타임이기 때문에 롬니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민주당이 사흘간 노스캐롤라이나 샬롯트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오바마- 바이든 재추대 축제를 갖기 때문이다.
롬니 후보는 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정치생애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만 보더라도 그의 한계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평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롬니 후보는 4년간의 오바마 실정을 부각시키며 경제난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자신이 경제 대통령감임을 내세우며 '강한 미국, 미국 약속의 회복'을 타이틀로 내걸었다. 회복을 강조하다 보니 뒷걸음치거나 과거로 돌아가자는 구호로 공격받고 있는 것이다. 롬니 후보는 미리 그같은 인상을 걱정한 듯 미래라는 말도 많이 사용했으나 회복이라는 용어를 13번이나 내세워 꼬투리를 잡힌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우리는 전진(Forward)하려는 반면, 롬니 후보는 후퇴(Backward)하려는 것"이라고 공세를 취하고 있다. 롬니 후보는 이와 함께 도전자다운 과단성, 매서운 맛을 보여주는 데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현직 대통령을 선거광고에서나 볼수 있는 험한 말로 몰아세웠을 경우 역풍을 받았겠지만 그것을 걱정해 너무 점잖게 비판하다 보니 오바마를 끌어내리고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도전자인지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롬니 후보는 후보수락연설에서 자신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호감도와 10포인트 뒤지는 여성표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의 가족 스토리를 내세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 돈벌레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고 베인캐피탈을 옹호하느라 애쓴 모습이었다.
10월의 3차례 토론회가 마지막 승부처 될듯
더욱이 노년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의 폐지와 저소득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의 연방지원 중단 등이 공화당 진영을 결집시키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으나 대선 승부에선 오히려 손해를 초래하고 있다.
메디케어 폐지에 대해 노년층과 은퇴하고 있는 7700만명의 다수, 무당파를 비롯한 부동층이 거세게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아직 기회를 놓친 것은 아니다. 지루하기 짝이 없다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바마 대통령과 동률로 초박빙의 접전 승부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10월에 열릴 세차례 토론이 부동표를 잡는 데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롬니의 토론술은 그리 좋지 않다. 말을 오래 할수록 틀린 통계를 인용하거나 말을 자주 바꾸는 실언, 실책을 해왔다.
그런 그가 연설 뿐만 아니라 토론의 달인으로 꼽히는 오바마 대통령을 압도하면서 백악관 주인이 될 수 있을까? 롬니 후보는 여전히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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