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 처리에서 드러난 새누리 현주소 3제] ①민심 모르쇠, 무더기 반대표

지역내일 2012-09-04
② MB-박근혜 '화기애애' 아슬
③ 원내지도부-의원 '따로따로'

국회가 3일 우여곡절 끝에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날 특검법 처리 과정에선 새누리당이 감추고 싶은 속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상당수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민심과 동떨어진 선택을 했다.

박근혜 후보는 투표에 불참했지만 이명박 대통령과의 '화기애애' 정국은 아슬아슬한 상황에 내몰렸다. 원내지도부와 의원들은 여전히 따로 놀았다.

①새누리 62명 반대표 = 지난 6월 검찰이 사저부지 의혹으로 고발된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 등 7명 전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여론은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검찰이 현직대통령 눈치를 보느라 진실과 동떨어진 결론을 내렸다는 지적이었다.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조차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 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민심이 분노하자 결국 여야는 특검에 합의했다.

하지만 3일 새누리당 의원 62명은 특검법에 반대표를 던졌다. 표면상으론 특검 자체보단 특검법이 위헌소지가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법안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이미 합의한 것이었다. 내용에 불만이 있다면 야당과 특검법을 논의할 당시에, 자신들의 원내지도부에게 제기했어야 했다. 때늦은 위헌논란은 특검의 발목을 잡아보려는 의도로 해석될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은 무더기로 민심을 등지는 선택을 했다. 겉으론 쇄신과 원칙을 얘기하면서 실제론 기득권과 권력에 안주하는 행태를 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근혜와 인사="" 나누는="" 새누리당="" 의원들="" 19대="" 국회="" 첫="" 정기회="" 개회식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②박근혜 기권으로 부담 피해 = 불과 하루전 이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오찬을 함께 했던 박 후보는 이날 특검법 표결에 불참했다. 본회의에는 참석했지만 표결 직전 회의장을 떠나 자연스럽게 투표부담을 피했다. 이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에 찬성표를 던지기 부담스러웠던 박 후보의 고충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박 후보의 고심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심기가 편할 것 같지는 않다. 이 대통령 입장에선 이미 검찰이 무혐의처분한 사건을 국회가 끄집어내 특검수사를 벌이고, 특히 여당이 동조한 사실이 섭섭할 수밖에 없다. 친박성향인 당 지도부가 특검을 주도한 사실은 특검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관계를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는 관측을 낳는다.

만약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 표결을 무력화시키고, 여당이 이를 모른척해준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위기를 피할 수 있겠지만, 민심은 '이명박-박근혜 야합'으로 비판할 가능성이 높아 역시 부담이 된다.

③지도부 읍소, 의원들 모르쇠 = 야당과 특검을 합의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3일 의원들을 설득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위헌소지가 있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면서도 "정치적으로 합의했으니 반대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합의 정신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법사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나를) 사보임시키고 찬성하는 사람을 넣으라"며 반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법사위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새누리당 의원 62명이 반대했고, 25명이 기권했다. 원내지도부의 호소가 전혀 통하지 않은 것이다.

원내지도부와 의원들의 따로국밥 행보는 지난달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원내지도부가 수차례 가결을 읍소했지만 상당수 의원이 반대해 부결됐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당시 사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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