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세력, 유신체제에서 반유신 민주화투쟁 빙자해 세 확산" 교육
문제은행식 출제기관 규명해야 … 군 "오해받을 용어 바로잡겠다"
군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중립을 의심케하는 종북교육을 시행하고 있어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 70년대 반유신·반독재 민주화투쟁을 종북세력의 확산 계기로 규정하는 내용의 시험을 치르게 하고, 진급과 휴가에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신문이 공개한 '종북세력 실체인식 집중 정신교육계획'이라는 육군 예하의 전방부대 공문에 따르면 '종북시험'을 치르게 하고, 이를 진급과 휴가에 반영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공문에 첨부된 '종북세력 실체인식 평가문제'의 단답형 문항은 "종북세력은 1972년 유신체제하에서 사회주의적 건설 목표를 은닉한 채 ( )을 빙자하여 세력확산을 기도했다"고 돼 있으며, 정답을 '반유신·반독재 민주화투쟁'으로 제시했다.
이같은 '종북시험' 문제는 유신체제 반대운동과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참가자들을 종북세력으로 오인하게 만들 소지가 크기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에 대해 법률을 제정해 명예를 회복시킨 조치와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단행한 유신조치에 대해 어떤 정치적 태도를 취하느냐가 대선 쟁점으로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종북시험은 군의 정치적 중립을 의심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에 대한 안보관 교육은 필요하기 때문에 종북세력 교육을 시키라는 지침을 각군 부대에 내려보냈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지시했지만 일부 예하부대에서 적절치 못한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또한 종북시험은 "김정일 사망후 유화 및 개방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안보비용을 줄이고 협력과 동반자적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를 내고, 틀린 답(?)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과 대립적 관계를 유도하는 이같은 문제는 대북 유화책을 정강정책으로 내세우는 야당의 대선공약을 비판하게 만드는 것이어서 군의 대선개입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밖에도 "2012년 김정은 대남명령 1호는 남한 대선에 적극 개입하라" "부동세력은 300여만명으로 (잠재적 좌파세력)이며 혼란한 시기에 좌파에 가담할 수 있는 불만세력이다"는 문제를 내고 ○표를 하게 하고 있다.
군은 사지선다형, 단답형, ○×형, 약술 등 150개의 종북 관련 문제와 답을 문제은행식으로 배포하고 시험을 치러 그 성과를 상급부대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종북시험'이 치러진 군 부대의 범위와 문제은행의 출제기관이 어디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아직 해당부대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해당부대가 자체적으로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은 또한 종북 웅변대회를 열어 성적이 우수한 장교와 병사들에게 진급 가점이나 휴가를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웅변대회는 서울 경기 강원 등지의 육군 전방부대에서 집중적으로 열렸다.
홍장기 기자 hjk30@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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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은행식 출제기관 규명해야 … 군 "오해받을 용어 바로잡겠다"
군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중립을 의심케하는 종북교육을 시행하고 있어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 70년대 반유신·반독재 민주화투쟁을 종북세력의 확산 계기로 규정하는 내용의 시험을 치르게 하고, 진급과 휴가에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신문이 공개한 '종북세력 실체인식 집중 정신교육계획'이라는 육군 예하의 전방부대 공문에 따르면 '종북시험'을 치르게 하고, 이를 진급과 휴가에 반영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공문에 첨부된 '종북세력 실체인식 평가문제'의 단답형 문항은 "종북세력은 1972년 유신체제하에서 사회주의적 건설 목표를 은닉한 채 ( )을 빙자하여 세력확산을 기도했다"고 돼 있으며, 정답을 '반유신·반독재 민주화투쟁'으로 제시했다.
이같은 '종북시험' 문제는 유신체제 반대운동과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참가자들을 종북세력으로 오인하게 만들 소지가 크기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에 대해 법률을 제정해 명예를 회복시킨 조치와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단행한 유신조치에 대해 어떤 정치적 태도를 취하느냐가 대선 쟁점으로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종북시험은 군의 정치적 중립을 의심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에 대한 안보관 교육은 필요하기 때문에 종북세력 교육을 시키라는 지침을 각군 부대에 내려보냈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지시했지만 일부 예하부대에서 적절치 못한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또한 종북시험은 "김정일 사망후 유화 및 개방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안보비용을 줄이고 협력과 동반자적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를 내고, 틀린 답(?)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과 대립적 관계를 유도하는 이같은 문제는 대북 유화책을 정강정책으로 내세우는 야당의 대선공약을 비판하게 만드는 것이어서 군의 대선개입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밖에도 "2012년 김정은 대남명령 1호는 남한 대선에 적극 개입하라" "부동세력은 300여만명으로 (잠재적 좌파세력)이며 혼란한 시기에 좌파에 가담할 수 있는 불만세력이다"는 문제를 내고 ○표를 하게 하고 있다.
군은 사지선다형, 단답형, ○×형, 약술 등 150개의 종북 관련 문제와 답을 문제은행식으로 배포하고 시험을 치러 그 성과를 상급부대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종북시험'이 치러진 군 부대의 범위와 문제은행의 출제기관이 어디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아직 해당부대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해당부대가 자체적으로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은 또한 종북 웅변대회를 열어 성적이 우수한 장교와 병사들에게 진급 가점이나 휴가를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웅변대회는 서울 경기 강원 등지의 육군 전방부대에서 집중적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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