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경제민주화가 너무 과도하다고?

지역내일 2012-09-10

박상조/(사)기업책임시민 센터 이사장/전 공정위 상임위원

과거에 정치 민주화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낸 사람들이 있었다. 서구의 민주주의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했던 사람들은 지금의 정치 민주화가 과도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요즘 경제민주화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단다. 현재의 경제제도와 정책이 훌륭하기 때문에 더 이상 개선의 여지는 없고, 독일이나 북구의 경제제도는 우리 실정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우리 경제의 모습은 어떠한가?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그룹의 총매출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액수 1237조 1000억원의 76.5%에 달했다고 한다.

한 나라의 GDP와 기업들의 매출액을 맞비교할 수는 없다. 국내총생산에는 기업이라면 비용으로 처리할 환경보전을 위한 경비, 도로 수리 경비 등이 포함된다. 만약 그러한 점을 고려해 다시 계산하여 본다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2002년 10대그룹의 GDP 대비 총매출액 비율은 53.4%였다고 한다. 좋게 말하면 10년 동안 10대그룹은 노력을 했는데, 그 외의 기업들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부정적인 표현을 쓰자면 10대그룹의 경제지배력이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표현을 사용하던, 정부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대한상의, 중소기업 위해 뭘 했나?

대한상의의 회원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에 대해서 대한상의 회장은 어떤 자리에서 "대기업이 일거리를 해외에서 많이 가져오면 중견-중소기업도 일거리가 많이 생긴다는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는 대기업이 해외에서 일거리를 가져왔지만 중소기업에는 일거리가 많이 생기지 않은 것이다.

경제 민주화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 하는 사람들은 "과도한 경제 민주화"라던가 "포퓰리즘"이란 말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정치 영역이든 경제 영역이든 "민주주주" 또는 "민주화"가 과도하게 진행될 수 있을까? 민주주의는 단순히 우리가 선택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하나의 윤리적 덕목이다.

너무 착하다든가 너무 정직하다는 말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개인이나 온 국민이 어떤 덕목을 과도하게 수행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한다는 데 그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이다. 과소할 수는 있지만 과도할 수 있는 것인가?

2000년 8월 마지막 주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는 캐나다 맥길대 낸시 아들러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를 둔 민주주의

"20년 안에 사회지도자는 더 이상 선출된 정치인이 아닌 사기업에 있는 민간인이 될 것이다. 한때 사회정책적인 문제로 간주되던 것이 세계적인 기업의 이해와 직결된 중요한 문제가 되어 문제 해결의 책임이 기업가에 지워질 것이다. 2020년에는 CEO의 근무시간 2/3 이상이 회사 문제보다 더 큰 문제인 세계의 교육, 세계의 보건의료, 세계평화, 세계적인 환경문제와 같은 데 할애될 것이다."

대기업의 CEO들이야 그런 세상이 빨리 오기를 바랄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 그 누가 그런 세상에 살고 싶어 할까? 우리는 어떠한가?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우뚝 자란 우리 기업의 CEO들이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어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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