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사과 '부인' … 측근들 "역사인식 바꾸길" 속앓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불통 논란이 또다시 뜨겁다.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자, 당 대변인이 나서 사과했지만 정작 박 후보는 "상의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당과 후보 사이의 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박 후보 주변에서 수년째 "역사인식을 바꿔야한다"고 '읍소'하지만 박 후보는 요지부동이다. 참모와 리더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셈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워크샵에 참석,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닫은 채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박종민 기자>
12일 오후 새누리당은 불난 호떡집이었다. 홍일표 대변인이 "(인혁당에 대한) 박 후보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 박 후보 뜻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사과 뜻을 분명히한 것.
하지만 박 후보를 수행하던 이상일 대변인은 "박 후보와 이야기가 안된 상태에서 나온 브리핑"이라며 사과를 부인했다. 이 대변인은 "(과거 국가 공권력에 의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 대신 유가족에 대한 유감만 밝혔다.
이날 사태를 지켜본 당 주변에선 '박근혜식 불통'의 단면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당 선임대변인이 당 대선후보에게 중요사안을 직접 물어보지도 못한 채 비서실장에게 문자를 보내는 식으로 '간접소통'하고, 이마저 제대로 소통이 안돼 박 후보가 "상의한 적이 없다"고 역정을 내자 뒤늦게 서로 보고 책임을 미루는 한심한 장면이 연출되는 건 "정상적 소통상황은 아니다"는 평가다.
박 후보는 평소에도 소통 창구가 협소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본인은 "통화하느라 팔이 아팠다"지만 많은 이들은 박 후보가 극소수 보좌진과 의원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불만이다.
수십명의 의원보다 박 후보와 수시로 연락이 가능한 보좌진 4명이 '실세'라는 얘기가 나오는 현실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측근들의 꾸준한 조언에도 꿈쩍 않는 역사인식도 박 후보에게 불통 이미지를 덧씌운다. 박 후보 측근인사 다수는 "박 후보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 객관적 사실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공과를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이 입장을 수년전부터 설득해왔다.
대선 기획단 관계자는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이 잘못됐다는 게 기획단 다수의 생각"이라며 "하지만 새삼 더 설득하지 않는 건 이제 남은 건 후보 본인의 결심 뿐인데, 이게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왕 대변인이 사과의 물꼬를 텄으면 박 후보도 못 이기는 척 올라탈 수 있음에도 이를 굳이 부인한 건 그만큼 박 후보가 '자기만의 역사인식'에 대한 소신이 확고하고 바꿀 생각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란 평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관련기사]
- '과거' '구태' 이미지 덧씌워진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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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불통 논란이 또다시 뜨겁다.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자, 당 대변인이 나서 사과했지만 정작 박 후보는 "상의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당과 후보 사이의 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박 후보 주변에서 수년째 "역사인식을 바꿔야한다"고 '읍소'하지만 박 후보는 요지부동이다. 참모와 리더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셈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워크샵에 참석,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닫은 채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박종민 기자>
12일 오후 새누리당은 불난 호떡집이었다. 홍일표 대변인이 "(인혁당에 대한) 박 후보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 박 후보 뜻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사과 뜻을 분명히한 것.
하지만 박 후보를 수행하던 이상일 대변인은 "박 후보와 이야기가 안된 상태에서 나온 브리핑"이라며 사과를 부인했다. 이 대변인은 "(과거 국가 공권력에 의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 대신 유가족에 대한 유감만 밝혔다.
이날 사태를 지켜본 당 주변에선 '박근혜식 불통'의 단면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당 선임대변인이 당 대선후보에게 중요사안을 직접 물어보지도 못한 채 비서실장에게 문자를 보내는 식으로 '간접소통'하고, 이마저 제대로 소통이 안돼 박 후보가 "상의한 적이 없다"고 역정을 내자 뒤늦게 서로 보고 책임을 미루는 한심한 장면이 연출되는 건 "정상적 소통상황은 아니다"는 평가다.
박 후보는 평소에도 소통 창구가 협소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본인은 "통화하느라 팔이 아팠다"지만 많은 이들은 박 후보가 극소수 보좌진과 의원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불만이다.
수십명의 의원보다 박 후보와 수시로 연락이 가능한 보좌진 4명이 '실세'라는 얘기가 나오는 현실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측근들의 꾸준한 조언에도 꿈쩍 않는 역사인식도 박 후보에게 불통 이미지를 덧씌운다. 박 후보 측근인사 다수는 "박 후보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 객관적 사실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공과를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이 입장을 수년전부터 설득해왔다.
대선 기획단 관계자는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이 잘못됐다는 게 기획단 다수의 생각"이라며 "하지만 새삼 더 설득하지 않는 건 이제 남은 건 후보 본인의 결심 뿐인데, 이게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왕 대변인이 사과의 물꼬를 텄으면 박 후보도 못 이기는 척 올라탈 수 있음에도 이를 굳이 부인한 건 그만큼 박 후보가 '자기만의 역사인식'에 대한 소신이 확고하고 바꿀 생각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란 평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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