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국고채, 단기매매 목적은 위험”

지역내일 2012-09-14
30년 만기 국고채 4060억원, 나오자마자 완판
금리변동에 따른 손실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국내 채권시장에서 처음으로 발행된 30년 만기 국고채가 나오자마자 판매가 완료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장기 국고채의 활성화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자금조달을 가능하게 한다. 또 30년물 국고채가 성공적으로 발행됐다는 점은 장기국고채 유통시장이 안정화되고 적시에 팔릴 수 있다는 신뢰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장기 국고채의 발행은 한편으로 지금 세대의 빚을 후대에 떠넘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적자의 확대로 투자자 입장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또한 채권가격은 금리변동에 따라 크게 출렁일 수 있는데 기관보다 금리변동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이 장기국고채시장에 대거 몰리고 있어 손실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장기채 투자열풍 …저금리·저성장 예상 = 지난 11일 발행된 30년 만기 국고채 4060억원은 출시 하루 만에 물량이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주로 강남 고액자산가들의 매수주문이 쇄도했다. 이날 3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대기매수세가 몰리면서 발행금리(3.08% 기준)보다 0.06%p 떨어진 3.02%로 마감됐다. 13일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3.04%로 마감해 3.08%인 20년물과 3.07%인 10년물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금리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처럼 금리가 낮게 책정됐는데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몰린 이유는 추가금리인하를 기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한국경제의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일본처럼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현재 보유자산이 무수익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에 30년물 국고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아직 저성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13일 이재중 기획재정부 국채과 사무관은 한국증권학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초저금리 장기채가 향후 저성장을 예상해서 인기라고 하지만 아직 저성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안전자산선호현상으로 국고채 인기가 상승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보며 저성장에 대한 우려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절세효과와 단기매매차익을 노린다? = 일반적으로 초장기 채권은 보험사나 연기금, 제2금융권 등이 필요로 한다. 이들은 고객의 자산을 20~30년 동안 운영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30년물 국고채에는 금리인하에 따른 매매차익을 기대한 고액자산가들과 중소법인 자금이 대거 몰렸다. 대략 43%의 비중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발행된 30년 만기 국고채가 고액자산가들에게 인기였던 이유는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또 장기채의 경우 분리과세를 신청할 수 있어 절세효과가 있다는 점도 인기요인이다.

이 과정에서 판매사들이 국채 판매시 '단기매매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모 증권사의 경우 "국채 30년물을 2년 보유한 후 시장금리가 0.5%p 내린 상태에서 팔면 8%대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내용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금리변동에 따라 손실 가능성 있어 = 그러나 13일 기준금리동결로 인해 30년물 국채는 이틀새 대략 1% 정도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리인하를 생각하고 장기채를 매수했던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완전히 어긋난 것이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경제가 저성장으로 가면서 잠재성장율이 떨어지고 금리가 하락한다는 전망의 방향성은 맞다"면서도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어 장기채권이 무수익 자산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장기채권을 1~2년 정도 갖고 있다가 중간에 팔 생각으로 매수한다면 금리상승시 또는 외국인의 변심으로 금리가 출렁일 수 있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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