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맞대면 지역자원이 보인다

지역내일 2012-09-18
강동구, 18개 동주민센터서 '주민집담회'
동네의제 발굴성과 … 참여 확대는 과제

"천호1동에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적절한 장소와 소일거리가 없습니다.이런 분들이 한데 모여 소통하도록 할 수 있을까요?" "400년 전부터 모셔온 산신제를 동주민센터에서 주관하면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하네요." "청소년이나 아이들을 위한 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개인 소유 공간이 있습니다. 10% 정도 비용 부담도 가능한데 주민들 의견이 궁급합니다."

서울 강동구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자원 발굴에 나섰다. 구에서 '동 순회 집담회'라는 멍석을 깔아 주었다. 지난달 30일 암사3동을 시작으로 17일 성내3동과 길동까지 13개 동 주민들이 만났고 18일부터 20일까지 고덕2동 등 나머지 5개 동에서 자유 토론이 진행된다.

주민들이 동별로 만나 수다 겸 나누는 얘기는 마을이 안고 있는 문제와 마을 의제 발굴. 특히 각 동네가 갖고 있는 유·무형 지역자원을 토대로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거리'를 찾는 게 주된 목표다. 구 관계자는 "통·반장이나 주민자치위원 등 기존에 활동하던 주민들 범주를 벗어나 평소 구나 동 행정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일반 주민들과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모임 등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장을 펼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동구에서 마을의제="" 발굴을="" 위한="" 동별="" 주민="" 집담회를="" 열고="" 있다.="" 집담회에="" 참여한="" 주민들="" 표정이="" 밝다.="" 사진="" 강동구="" 제공="">

13개동을 거치는 동안 주민들이 내놓은 의견은 주변 환경정화부터 마을잔치 마을기업까지 다양하다. 강일동에서는 전통문화 복원과 마을기업 운영에 대한 제안이 나왔다. 화훼농업에 소비자 교육을 접목시킨 마을기업과 수호신에게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던 400년 전통 산치성제를 주민들이 함께 해보자는 것이다. 천호1동에서는 컴퓨터게임에만 열중하는 아이들을 위한 대책을 같이 고민하자는 의견이 제시됐고 명일1동 주민들은 공동주택단지에서 진행할 수 있는 축제에 의견을 모았다.

고덕1동 암사2동 등에서는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화단가꾸기를 생태마을 조성으로 확대하자거나 마을문고 주관 어린이 사생대회에 도서나눔이나 부모가 함께 하는 체험활동을 포함시키자는 제안이 나왔다. 둔촌동에서는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을 나눠 쓸 수 있도록 정보를 교환하는 물물교환신문을 발행하자거나 각 가정에서 나오는 폐지를 모아 재생화장지를 만드는 작업을 함께 하자는 의견이 박수를 받았다.

마을 전체를 위해 재능·공간을 기부하겠다는 주민도 있었다. 청소년 상담심리나 영유아 보육을 위해 개인 소유 공간을 내놓을 수 있다는 천호1동 주민, 자원봉사를 위해 미용사 자격을 취득했다는 둔촌2동 주민이 그들이다.

강동구는 이렇게 주민들이 찾아낸 마을의제를 구 정책에 반영해 주민 공동체 복원을 도울 방침이다. 이해식 구청장은 "사업설명과 문답이라는 정해진 틀을 벗어나 격의 없이 주민들 얘기를 듣고 싶었다"며 "이웃간 단절된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마을단위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기반과 힘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집담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좋은 시도'에 공감한다면서도 일반 주민들 참여를 더 이끌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일동에 사는 문현섭(42)씨는 "일반 주민들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야 일시적인 행사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작이 반이라고 출발이 좋았으니 잘 되리라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둔촌동 집담회에 참석한 한상림(53)씨는 "이런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며 "(자기 시간을 내려면) 귀찮긴 하겠지만 동네발전을 위한다면 참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구에서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해식 구청장은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직능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마을사업에 더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하게끔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공감했다. 그는 "새롭게 이주한 젊은층이 많은 동에서는 동주민센터 홍보물만 보고도 찾아와 지역에 대한 의견을 내놓은 주민들로 성황을 이루는 등 변화의 가능성은 봤다"고 기대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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