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자질론’, 역사의 벽 넘을까

지역내일 2012-09-19
"내공 쌓으려면 10년은 필요" 비교우위 강조
3040세대 "역사인식도 대통령의 중요 자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18일 대학생 특강에서 "전문가가 된다거나 내공을 쌓으려면 최소한 10년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 경력이 짧거나 신인인 문재인·안철수를 겨냥한 말로 들린다.

박 후보가 '자질론' 승부수를 던졌다. "나는 대통령이 될 자질을 갖췄다"며 경쟁자들과의 비교우위를 앞세워 역사인식 수렁에서 탈출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상당수 유권자는 "역사인식도 중요한 대통령의 자질"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반성없는 사과'에 그친 박 후보의 이 승부수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결국엔 자질 보고 투표? = 박 후보는 인혁당 발언으로 촉발된 역사인식 논란에 휩쓸려 후보 선출 이후 소중한 한달을 허비한 꼴이 됐다. 컨벤션효과는커녕 지지율이 좁혀지거나 심지어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역사인식에 민감한 3040세대 얼굴에선 "그건 아니지"라는 표정이 역력하다.

결국 박 후보는 자질론을 위기극복 카드로 내놓았다. 외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수차례 조사한 결과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선택하는 주요 기준이 자질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대선 기획단 관계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역대 가장 혹평 받는 대통령이 된 건 '자질이 부족하다'는 낙인 때문"이라며 "유권자는 막상 투표장에 가면 다른 논란보단 후보의 자질을 보고 표를 찍는다"고 말했다.

박 후보측이 자질론을 승부수로 택한 배경엔 박 후보가 자질에선 경쟁자들보다 비교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했다. 1998년 정치입문 이후 줄곧 대통령 공부를 해 온 '준비된 후보'인 데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외로운 결단'을 내려야 하는 대통령의 처지에 맞는 '강한 결단력'의 소유자라는 자평이다.

정치경험이 짧고 참모만 했던 문 후보나 정치경험이 일천하고 결단 앞에서 장고하는 스타일인 안 원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 박 후보측은 야권후보들이 부족한 자질 때문에 주변에 의존하게 되고 결국 친노나 재야의 조종을 받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박 후보측은 이같은 전략 아래 '10년 내공론'을 제기하는 등 공세적으로 자질론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자질론은 네거티브 검증의 부작용인 역풍 가능성이 낮고 문·안 두 사람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심상찮은 박근혜 지지율 = 박 후보가 자질론 승부수를 띄운 배경엔 역사인식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바람이 배어 있다.

박 후보는 박정희시대에 대해 사과는 하지만 반성은 하지않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인식에 대한 비판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결국 박 후보는 자신에게 불리한 역사인식 전선에서 벗어나 유리한 자질론 공방으로 옮기려는 전략을 가동한 것이다.

하지만 박 후보측 구상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3040세대는 박 후보의 역사인식에 여전히 냉소적이다. 특히 "역사인식도 대통령의 중요한 자질 중의 하나"라는 이들의 시각이 박 후보에겐 부담이다. 당선이 되더라도 부녀 간의 정에 얽매여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다면 공사를 구분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실제 여론 흐름도 박 후보에게 부정적이다.

jTBC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17~18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 ±2.5%p)에서 문 후보가 47.1%를 얻어 박 후보(44.0%)를 처음으로 앞섰다. 직전 조사보다 문 후보는 3.2%p 오른 반면 박 후보는 3.8%p 하락했다.

감동없이 끝난 전당대회로 컨벤션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문 후보의 지지도가 올라간 배경에는 박 후보의 역사인식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응집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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