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나루 장터' '차림표 표준안' 제안도
서울시의회는 만 20세 이상 시민 364명을 의정모니터 요원으로 위촉하고 의정 발전과 선진 의회 구현, 시·의회 행정 중 개선점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내일신문은 8대 서울시의회 후반기부터 시민들이 내놓은 제안 가운데 우수한 내용을 매달 한차례 게재한다.
"1~3급 장애여성은 임신 7개월 이후에는 보조기구를 사용해도 출·퇴근에 무리가 있습니다. 출산휴가를 미리 쓰고 출산 후 바로 업무에 복귀할 수도 없습니다. 장애특성에 맞는 출산휴가 기간을 산정하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서울시의회 의정모니터 심사위원회는 8월 접수된 총 53건 가운데 이철호(38·노원구) 조정훈(39·서대문구)씨 등이 내놓은 5건을 우수 제안으로 선정했다.
이철호씨는 특히 산전후휴가 문제로 직장생활이 어려워진 장애여성 사례를 들며 장애여성만을 위한 맞춤형 출산휴가 제안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씨에 따르면 목발을 사용하는 2급 장애여성은 임신 4개월 차에 전철 이용과 도로 보행이 어려워져 퇴사했다.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다른 여성은 임신 6개월째 출산휴가를 신청했지만 회사에서 '출산일 전후에 사용해야 한다'는 방침을 앞세워 무급휴가나 퇴사 중 선택을 강요받았다. 그는 "장애여성 출산휴가는 탄력적 적용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장애여성과 고용 기업을 지원해 장애여성이 출산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강나루에 장터를 열거나 식당 차림표 표준안을 만들자는 이색 의견도 나왔다. 조정훈씨는 "한강에 뗏목을 띄우고 나루터 장터를 열자"고 제안했다. 세빛둥둥섬같은 인공적인 시설물보다는 뗏목이나 나룻배를 띄우고 시민들이 노젓기 등 체험을 하면서 한강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그는 "(나루터에) 전통시장형 장터를 조성해 한강 이용객들이 전통문화체험과 구매활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작구에 사는 오명순(54)씨는 표기법에 어긋나는 잘못된 차림표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식당을 비롯해 거리 포장마차까지 '오뎅' '닭도리탕' '야채볶음' 등 일제 강점기 잔재가 남아있는 차림표를 쓰고 있으니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표기법에 맞는 차림표 표준안을 만들고 시정 권고를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밖에 최난희(40·강서구)씨는 시중의 일반 수퍼마켓에서도 비닐봉지를 쓰레기봉투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 기업형수퍼마켓과 대형마트에서는 장바구니가 없는 고객에게 서울 어느 지역에서나 쓸 수 있는 쓰레기봉투를 판매한다. 박재한(24·동작구)씨는 공항철도와 일반 전철역 환승구간에 계단과 함께 경사로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서울시의회는 우수 제안을 시와 산하기관에 전달, 행정에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7월 채택된 제안 가운데 '하교길 어린이 안전방안 마련' '교육방송으로 고입·대입정보 제공' 두 건은 시에서 참고·반영하겠다고 답변해왔다. 지하철 노약자석을 '배려석'으로 바꾸자는 의견과 전철역에 공과금 납부가 가능한 야간은행과 택배업무를 하는 우체국을 유치해야 한다는 제안은 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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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는 만 20세 이상 시민 364명을 의정모니터 요원으로 위촉하고 의정 발전과 선진 의회 구현, 시·의회 행정 중 개선점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내일신문은 8대 서울시의회 후반기부터 시민들이 내놓은 제안 가운데 우수한 내용을 매달 한차례 게재한다.
"1~3급 장애여성은 임신 7개월 이후에는 보조기구를 사용해도 출·퇴근에 무리가 있습니다. 출산휴가를 미리 쓰고 출산 후 바로 업무에 복귀할 수도 없습니다. 장애특성에 맞는 출산휴가 기간을 산정하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서울시의회 의정모니터 심사위원회는 8월 접수된 총 53건 가운데 이철호(38·노원구) 조정훈(39·서대문구)씨 등이 내놓은 5건을 우수 제안으로 선정했다.
이철호씨는 특히 산전후휴가 문제로 직장생활이 어려워진 장애여성 사례를 들며 장애여성만을 위한 맞춤형 출산휴가 제안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씨에 따르면 목발을 사용하는 2급 장애여성은 임신 4개월 차에 전철 이용과 도로 보행이 어려워져 퇴사했다.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다른 여성은 임신 6개월째 출산휴가를 신청했지만 회사에서 '출산일 전후에 사용해야 한다'는 방침을 앞세워 무급휴가나 퇴사 중 선택을 강요받았다. 그는 "장애여성 출산휴가는 탄력적 적용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장애여성과 고용 기업을 지원해 장애여성이 출산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강나루에 장터를 열거나 식당 차림표 표준안을 만들자는 이색 의견도 나왔다. 조정훈씨는 "한강에 뗏목을 띄우고 나루터 장터를 열자"고 제안했다. 세빛둥둥섬같은 인공적인 시설물보다는 뗏목이나 나룻배를 띄우고 시민들이 노젓기 등 체험을 하면서 한강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그는 "(나루터에) 전통시장형 장터를 조성해 한강 이용객들이 전통문화체험과 구매활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작구에 사는 오명순(54)씨는 표기법에 어긋나는 잘못된 차림표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식당을 비롯해 거리 포장마차까지 '오뎅' '닭도리탕' '야채볶음' 등 일제 강점기 잔재가 남아있는 차림표를 쓰고 있으니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표기법에 맞는 차림표 표준안을 만들고 시정 권고를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밖에 최난희(40·강서구)씨는 시중의 일반 수퍼마켓에서도 비닐봉지를 쓰레기봉투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 기업형수퍼마켓과 대형마트에서는 장바구니가 없는 고객에게 서울 어느 지역에서나 쓸 수 있는 쓰레기봉투를 판매한다. 박재한(24·동작구)씨는 공항철도와 일반 전철역 환승구간에 계단과 함께 경사로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서울시의회는 우수 제안을 시와 산하기관에 전달, 행정에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7월 채택된 제안 가운데 '하교길 어린이 안전방안 마련' '교육방송으로 고입·대입정보 제공' 두 건은 시에서 참고·반영하겠다고 답변해왔다. 지하철 노약자석을 '배려석'으로 바꾸자는 의견과 전철역에 공과금 납부가 가능한 야간은행과 택배업무를 하는 우체국을 유치해야 한다는 제안은 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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