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걱정스러운 2014대학입시

지역내일 2012-09-19

신동원/휘문고 교사/전국학부모지원단 고문

2012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초등학교가 4개교가 있는데, 이들 초등학교의 1학년 전체 학급 수는 14개 학급이다. 그러나 초등학교 5학년은 28개 학급으로 두 배나 많고, 6학년은 42개 학급으로 3배나 많다. 물론 학생 수도 1학년은 350명이지만 6학년은 1156명으로 3.3배나 많다. 아파트지역 한 가운데에 있는 어떤 초등학교는 1학년은 3개 반밖에 되지 않지만 6학년은 14개 반이다.

학부모들은 6년이나 7년 뒤에나 있을 대학입시까지 고려하여 자녀교육에 임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렇게 마음이 앞서는데 대학입시는 그렇지 않다. 대학에서는 보통 11월 경에 다음해 전형요강을 확정하여 대교협에 보고하고, 대교협은 이듬해 2월경에 전국대학의 전형요강을 발표한다. 올해 대학입시를 보면 2월에 발표된 전형요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대학도 많고, 입시 직전에 전형요강을 바꾼 대학도 있다. 학부모나 수험생은 약자이기 때문에 그들이 정하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현재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계열 구분 없이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입시가 인문계, 자연계, 예체능계 등으로 나뉘기 때문에 고등학교 교육과정도 그에 맞추어 운영된다. 인문계는 국어와 사회교과 시수가 많고,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교과의 시수가 많다.

수능 역시 자연계 수험생은 수리(가)와 과탐을, 인문계나 예체능계는 수리(나)와 사회탐구를 선택하여 응시한다. 수능 성적은 인문계 서열과 자연계 서열 등 두 줄로 세워진다. 대학은 이 서열을 근간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즉, 현행 대학입시는 고교 교육과정과 수능이 자연스럽게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준별 수능'

2014년 수능이 걱정이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를 입시인데, 아직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수능의 출제 내용이 달라지고, 수준별 출제로 새로운 형태의 점수체계가 도입된다. 과거 기출문제나 수능 및 대입 결과가 다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큰 변화를 몰고 온다.

가장 큰 문제는 수준별 수능이다. 수험생이 국어, 수학, 영어를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을 선택해서 응시할 수 있도록 개편된다. 중하위권이나 하위권 수험생들은 쉬운 A형만 응시할 것이므로 A-A-A를 선택할 것이다. 인문계 상위권은 B-A-B, 자연계 상위권은 A-B-B를 선택할 것이다.

수험생들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합을 선택할 것이다. 국/수/영 조합만 6가지가 되며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더하면 12가지 조합이 생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선택의 가지 수가 많아졌으니 상당히 발전된 그리고 좋은 수능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험 보는 것까지만 그렇다.

상위권 대학은 당연히 인문계는 B-A-B-사탐, 자연계는 A-B-B-과탐을 반영할 것이다. 수험생도 그에 맞추어 수능을 준비하고 응시하면 되므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는 상위 20%남짓에 해당되는 수험생, 즉 12만명 정도로 이들은 어떻게든 지방 국립대 이상 들어가는 숫자이다.

그러나 나머지 80%는 정말 다양하게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실력이 중간인 학생이 어려운 B형 선택하면 7, 8등급이지만, 쉬운 A형을 선택하면 2, 3등급을 받을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수능성적은 다양하게 분화되고 점수체계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더 복잡한 입시가 될 우려 커

현재도 대학마다 수능 반영 방법이 달라서 진학지도를 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수시모집에서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는 것도 대학마다 다르고, 정시모집에서도 반영 방법과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입시는 더욱 복잡한 모양새를 띤다.

컴퓨터의 도움 없이는 진학상담이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입시이다. 내년 입시에서 수능 성적이 다양화되면서 더욱더 복잡한 입시가 될 것이다. 현장에서 10여년 이상 노하우를 쌓아온 진학지도교사들도 내년 입시는 해법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학부모들이 6년, 7년 전부터 준비한 자녀의 대입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어떤 게임이든 룰이 복잡하면 잡음이 많으며, 선의의 피해자들이 양산된다.

현행 입시도 복잡하다고 아우성인데, 더 복잡해지는 대학입시를 학부모나 수험생들이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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