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북/원재훈 지음/1만4000원
많은 직장인들이 월급이 어디로 사라지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한다. 대한민국 인구 중 약 1621만명을 차지하는 월급생활자는 정부의 착한 납세자이자 기업의 중요한 인적자원이며 소비의 주역이자 금융기관의 가장 든든한 고객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 허울좋은 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호구' 또는 '봉'이다. 돈을 벌지만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얼마 없고, 세금과 인플레이션, 대출, 환율, 부동산, 연금, 퇴직금, 마이너스통장, 금리, 노동까지 몽땅 바쳐가며 일하다 퇴직 후에 남는 건 껍데기뿐이다.
이 책은 한국 경제의 높은 곳에서부터 낮은 곳까지 유영하며 공인회계사로 일해온 저자가 직장인의 월급에 맞물려 돌아가는 정부와 금융회사, 직장의 은밀한 이야기와 돈이 움직이는 실체를 밝힌 책이다.
국가 경제 발전의 주역이면서 동시에 착취의 대상인 직장인을 보며 월급쟁이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느껴온 저자는 복잡한 기업 재무제표와 따분한 정부 데이터 속 살아 있는 정보를 추출, 직장인들이 꼭 알아야 할 경제 지식을 낱낱이 파헤친다.
이 책에서 왜 월급쟁이들이 부자가 될 수 없는지 그 구조적 실체를 보여주고 월급쟁이 주머니를 탈탈 터는 세금의 진실을 흥미롭게 전한다.
또 비열한 금융회사, 대기업을 편드는 정부, 순진한 직장인인 당신의 월급을 지키기 위한 흥미진진한 머니게임의 룰을 까발린다.
이 책은 비단 월급을 받는 직장인뿐 아니라 거대한 경제구조 틀 속에서 당하고만 사는 대부분의 시민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왜 많은 회사가 인센티브를 선호하는지, 우리의 퇴직금에 관한 여러 가지 셈법, 한국 대기업만의 봉건적 특징, 한국 대학들의 캠퍼스 장사 등 직장인의 삶에 밀착해 여러 경제현상의 숨은 속셈과 원리를 재미있게 설명한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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