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곡물파동 국내전염 임박] 대책없는 밀가격 폭등 … 과자·라면값 또 오르나

지역내일 2012-09-05
대체품목 없어 속수무책 … 저가 구입물량 10월에 동나
우유·소고기값도 상승 예상 … 고유가 겹치면 '치명타'

세계 곡물가격 파동에 따라 3대 곡물, 옥수수와 콩, 밀 가격급등이 두 달 후인 1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체품목이 없어 충격을 흡수할 수 없는 밀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4일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은 aT 이천 비축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가뭄 등으로 밀 옥수수 콩 등의 가격이 25~40% 오르는 상황이며 우리나라는 쌀 빼고는 모두 수입하고 있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멕시코 이집트에 이어 곡물수입 5위 국가로 국제곡물가격 변동에 취약하다.

◆연일 사상최고치 경신 = 지난 6월 중순 주요 곡물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2011년 옥수수는 부셸당 6.79달러였으나 7월에 7.52달러로 올랐고 지난달에는 8.09달러로 치솟았다.

콩 가격 역시 부셸당 2011년 평균가격이 13.19달러에서 7월에 15.73달러, 8월에 16.56달러로 상승했다. 밀은 7월에 8.67달러로 2011년 전체평균 7.17달러를 크게 넘어섰고 8월엔 8.88달러였다.

옥수수와 콩은 사상최고가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옥수수가격은 지난 2008년의 사상최고가 7.55달러를 크게 웃돌아 지난달 30일 8.09달러까지 상승했고 콩 역시 전 최고가인 2008년 7월의 16.58달러보다 1달러 가까이 높은 17.64달러로 지난달 30일 거래됐다.

밀은 같은 달 30일에 9.03달러로 사상최고치엔 못 미쳤지만 빠르게 상승하면서 9달러대에 올라섰다.

◆취약한 밀 = 신제윤 차관은 "옥수수 콩은 대체가능성이 있는 작물이 있는데 반해 밀가루는 대체할 방법이 없어서 걱정"이라면서 "밀가루 가격은 비축물량이 소진되면 곧바로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현재 옥수수는 올해 수요량을 모두 확보한 상태지만 콩은 97%, 밀은 92%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밀은 식용의 경우 200만톤 중 183만톤을 저장해 놓는 데 그쳤고 사료용도 246만톤 중 226만톤만 저가에 사 뒀다.

비축된 저가의 밀을 모두 사용한 1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고가의 밀가격이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밀가격 상승 파장 확산 = 밀가격 상승은 육류, 유제품, 가공식품 가격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용 밀은 주로 과자, 빵, 국수, 라면 등의 원재료로 사용되므로 시차를 두고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비용을 높일 전망이다.

또 사료용 밀의 가격 상승은 축산농가의 생산비를 높여 우유, 소고기 등의 낙농품 값을 동반 상승시키게 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 2분기 대비 내년 1분기에 제분과 전분값이 각각 27.5%, 13.9% 오르고 식물성 유지, 사료값도 10.6%, 8.8% 뛸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간접적으로 두부(10.3%), 국수류(3.8%), 우유 등 낙농품(3.7%)과 가공식품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최근 들어 주요곡물가격이 추가상승해 내년 1분기 이후엔 관련 제품들의 가격상승이 예상된다. 2008년에는 밀가루와 국수가격이 전년대비 각각 89.3%, 30.0% 뛰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곡물파동으로 가격급등이 문제가 아니라 콩 옥수수 밀 등의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렵다"면서 "특히 밀의 경우엔 식용보다는 사료용이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08년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급등현상)은 신흥국 경제성장과 바이오연료 사용 급증 등 수요증가에 따른 것이었지만 최근의 곡물가격 상승은 가뭄 등 이상고온에 따른 공급 감소가 주원인으로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고유가까지 겹치나 = 2008년의 고통이 현실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곡물파동때는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이 비료값, 농기계운용비, 운송비용 등 곡물 생산비용과 대체 에탄올 수요를 늘려 다시 유가와 곡물가격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국제유가는 지난 3월에 배럴당 123달러까지 상승한 후 6월엔 95달러로 떨어져 안정세를 보였으나 7월에 99달러를 보였고 지난달 30일엔 110달러로 뛰어올랐다. 국내휘발유가격도 시차를 두고 올라 7월에 리터당 1902원으로 하락한 이후 최근 2000원을 돌파, 지난달 30일에는 2019원으로 상승했다. 8월 석유류 가격이 전월대비 1.8% 오르며 4개월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가공식품가격도 0.4% 올랐다. 자동차용 LPG는 4.1% 떨어졌지만 휘발유와 경유가격은 3.1%, 2.8% 상승했다. 불안한 조짐이다.

물가파동에 대해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신 차관은 "민간 비축은 기업의 자본력이 약해 쉬빚 않고 aT를 통한 정부의 비축량도 5%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면서 현재 대응책보다는 "앞으로 해외 비축센터를 만들거나 aT비축량을 늘리기 위한 예산배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천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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