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시골집에 반하다’]30대 싱글녀의 전원주택 구입 일탈작전

지역내일 2012-09-28

21세기북스/정선영 지음/1만3000원

가을이다. 삶이 맹맹하다가 뒤숭숭해지면 높은 하늘을 본다. 거칠 것 없는 구름길과 그 위로 펼쳐진 파란들판이 황량하기만 하다. 고개를 떨어뜨리면 다시 빌딩숲의 삼라만상이 렌즈에 잡힌다.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 곡식이 여물고 찬서리 맞은 소나무에도 누런 빛이 전염될 때면 '일탈'을 생각한다.

30대 초반의 저자 정선영은 가을의 여자, 추녀다. 변신을 시도했다. 처음엔 "숨막히게 돌아가는 사회생활에서 숨 쉴 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다가 '건축학 개론'에 꽂혔다. 첫사랑의 추억이 아니라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었다.

저자의 고향은 남해다. "차를 사는 셈 치지 뭐"라며 남해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일탈의 시작종이 울렸다. 이제부터는 모험담에 가깝다.

경제기자 6년차지만 그는 부동산, 등기부등본, 공시지가, 건축물대장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기만 했다. 매입할 집을 고르는 작업은 고루하기만 하다. 신발이 지저분해진 만큼 좋은 집을 구하게 마련이다. 발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감'이나 '운'보다 더 무서운 게 '품'이다. 투자성공할 확률은 투입하는 시간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직접 만져보고 확인해야 한다. "현장에 기사가 있다"는 언론계의 격언을 다시 만난 셈이다.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안타깝게 만든다. 한번 가면 될 것을 두 번 가고, 또 다시 다녀와야 하는 수고를 반복한다. 집 사는 일지는 차곡차곡 메워졌다. 두 번 가면 두배로 채워졌다. 몸으로 얻은 산 지식은 시간이 들어간 것만큼 정직하게 쌓여갔다.

인터넷검색과 구글, 건축물대장 확인 등 초고속인터넷망의 도움을 받았다. 집을 확인하고 또 서류와 대조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물론 실수담이 수시로 곁들여졌다. 잔금 지급을 끝내고 집주인으로 명의를 옮겨놓는 데까지 책의 절반을 할애했다.

80페이지 정도는 뜯고 고치고 칠하는 수선작업과 싹 헐고 새로 짓는 리모델링으로 꾸며졌다. 이상형의 집을 찾아 구조도를 직접 그린 후 전문가를 만났다. 이상과 현실을 오가지만 결국 현실에 수렴한다. '돈 돈 돈' 때문이다.

정씨는 "내 꿈을 이룬 집"이라고 과감히 썼다. 그리곤 변화된 자신을 고백했다. 그는 "시골집을 산 후 어설픈 골드미스 생활을 청산했다"면서 "순간순간의 미묘한 각도가 점점 커져 삶의 방향을 바꾼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