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콘서트와 락페스티벌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아이돌그룹의 공연뿐만 아니라 인디밴드들이 주축이 된 다양한 페스티벌 또한 음악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음악공연의 현 상황을 집어보기 위해 공연 연출가 김서룡 청운대 교수를 지난 9월 24일에 만났다. 김 교수는 공연 연출뿐만 아니라, 2011년부터 청운대학교 공연기획경영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느라 몹시 바쁘게 지내는 중이다.
김 교수는 가수 이승환을 비롯해 안재욱, 세븐, 비, 2PM 등 한류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해외 공연 연출을 도맡아 한 인물이다. 그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과 음악극 '천변카바레' 같은 인접 장르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연출력을 선보인 바 있다.

반면교사는 김덕수 선생과 가수 이승환
공연 연출의 길에 발을 딛게 되면서 크게 기억나는 인물을 묻자 김 교수는 김덕수 선생과 가수 이승환을 꼽았다. 그는 "김덕수 선생 매니지먼트사의 성격이 강했던 '난장커뮤니케이션즈'에서 공연팀장으로 일했는데, 그때 무대연출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난장 시절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당시 '난장커뮤니케이션즈'에서 자우림과 김광민, 노영심, 한충원 같은 분들의 앨범도 냈는데, 자우림이 상당히 인기가 있었죠. 자우림 공연도 관여했는데 공연 연출이 괜찮다는 소리를 들었는지 이승환 씨한테 연락을 받았어요. 그 이후로 상당히 오랜 시간 이승환 씨 콘서트의 연출을 했죠. 가수보다 연출가가 경험이 없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꽤 열심히 일했는데, 이 시기를 거치면서 공연 연출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했다.
대중음악공연 연출은 아티스트가 원점이다
대중음악공연 연출의 특징을 묻자 김 교수는 "여러 측면이 있지만, 다른 공연 연출과 달리 대중음악공연 연출은 아티스트에 대한 의존도가 아주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해요.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보다 아티스트의 느낌과 의견이 중시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점 때문에 상실감을 크게 느끼는 음악공연 기획자들도 있다"며 연극이나 뮤지컬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아티스트 의견의 좋은 점과 그렇지 않은 점을 잘 잡아내면서 공연 자체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연출가에게 필요하다"며 "치밀한 사전 준비와 함께 유연한 상황대응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의미 있는 차별화가 늘 부딪치는 과제
한국 대중음악계도 만만치 않은 변화를 해온 만큼, 90년대의 공연 연출 환경과 현재의 환경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김 교수는 "예전에는 인프라가 많이 부족했다면 현재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관객들의 눈높이도 높아져서, 어떻게 의미 있는 차별화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근원적인 문제에 늘 직면하게 되는데, 이걸 제대로 푸는 게 어렵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콘서트는 아티스트에게서 콘텐트가 나오기 때문에, 아티스트와 많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며 자신만의 방법을 이야기했다. 그 실마리를 단초로 기본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민을 하면 답이 나온단다.
한국인에겐 엔터테이너의 유전자가 있다
김 교수는 안재욱의 중국 투어 콘서트를 시작으로 비 월드 투어, 세븐의 일본 공연, JYP 콘서트 등 K-POP 아티스트들의 굵직굵직한 해외 공연 연출을 해왔다. 그가 손댄 공연들은 좋은 평가를 받으며 K-POP의 해외 진출에 의미로운 역할을 했다.
한국의 대중음악 공연연출에 대한 해외의 반응을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김 교수는 "미국,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공연 연출을 해봤는데, 한국인에게는 공연이나 엔터테인먼트를 잘할 수 있는 유전자 같은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게 본질적으로 무엇인지 규명해보고 싶을 정도"라고 한다.
김 교수는 음악적 다양성이란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부언했는데 보충 설명을 부탁하자 "요즘 감상용 대중음악은 점점 쇠퇴하고 있어요. 음악 공연이 뮤지컬이나 쇼처럼 스토리텔링, 이벤트, 영상 등 다양한 요소가 가미되는 방향으로 가는 중이죠. 이런 형식에 맞는 음악은 살아남지만 그렇지 않은 음악은 쇠퇴하는 모습도 보이고, 공연 쪽에서는 오히려 장르적 다양성이 사라지는 추세죠. 이런 점은 한국 대중음악계 풀어야 할 숙제"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야마시타 토모히사 콘서트 연출
올 여름 김 교수는 이례적으로 일본에서 야마시타 토모히사의 전국 투어 콘서트의 전체 총연출을 의뢰받기도 했다. 야마시타 토모히사는 아이돌 출신으로 현재는 음악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CF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인기 절정의 아티스트. 야마시타의 소속사는 솔로 독립 후 두 번째 앨범 발매에 맞춰 특색있는 무대 연출을 위해 외국의 공연연출가를 물색했다는 후문.
이들의 선택은 결국 김서룡 교수였다. 워낙 한류 스타들의 공연을 많이 한 탓에 일본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그간의 공연에 대한 일본 쪽의 평가도 좋기 때문이었다. 일본 쪽 공연시스템의 특징을 묻자 김 교수는 "연출자 의견을 상당히 존중해주려고 애쓰는 편이고, 공연 시스템이 상당히 체계적"이라며 생각보다 작업하기 편했단다.
교수로서 새로운 역할과 책임
교수로서 학생들 지도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느냐고 묻자 김 교수는 "과 자체가 산업적 대중적인 방향에 초점이 맞춰진 편이에요. 개인적으로도 교육이 너무 이상적인 쪽으로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원론과 현실의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도록 교육을 하겠다"며 그간 현장에서 체득한 감각과 학교 교육 사이의 틈을 메꾸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중적인 것에 지나치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태도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연 연출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대학에도 적을 두고 있는 만큼 "한류를 포함한 공연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성과들을 체계화하는 작업도 필요한 것 같다"며 연구자로서의 과제까지 덧붙였다. 그간의 현장 경험을 후배들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일종의 연출이란 김 교수의 태도에서 그의 프로다운 면모를 새삼 재확인할 수 있었다.
김서룡 청운대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는?
대중음악공연 연출의 대표적인 인물로 주요 K-POP 아티스트의 해외공연 연출을 도맡아 했다. 2011년부터는 공연 연출과 대학강의를 병행하면서 산학협동의 촉매 역할이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연예부 남도현="" 기자="">연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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