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규/대구경북연구원 연구원
최근 농촌지역에는 주민공동으로 하는 사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농업관련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에 비해 농가인구는 24% 줄었지만, 농업법인수는 1.8배 늘어났다. 농업정책 또한 생산자 개인에 대한 지원보다 생산자단체, 마을단위로 지원하는 사업이 훨씬 많다. 농업생산도 2000년대 이후 공동선별ㆍ공동출하ㆍ공동계산하는 연합사업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10가구 이상의 마을단위에 지원하는 농어촌소득자원 발굴사업, 20가구 이상 마을단위 공동사업에 지원하는 부자마을 만들기사업, 향토산업 육성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마을공동소득사업은 농업생산과 농촌활성화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농촌이 잘사는 사례는 현장으로 가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경북 군위군 소보면 한 영농조합법인은 찰옥수수를 삶아 진공포장으로 가공해 수출까지 하고 있다. 100여 농가가 참여하는 이 공동생산조직에 찰옥수수는 농가당 연 3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가져다주는 귀한 자원이다.
조합을 이끌어가는 리더인 대표의 경영능력, 뜻을 같이하는 지역주민, 상품개발 아이디어, 영농교육, 포장디자인, 브랜드 개발 그리고 가공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 준 정부의 지원사업(부자마을만들기 사업) 등이 상승효과를 내 가능했다. 같이 하기 때문에 생산량도 확보하고, 정부로부터 지원도 받고, 브랜드도 개발하게 된 것. 이 같은 마을공동사업의 성공 사례도 있지만, 실패한 사례도 종종 나온다. 사업전략의 부재, 시장과 먼 제품개발, 마을주민의 역량 미흡, 주민 간 갈등, 정부지원금은 눈먼 돈이라는 잘못된 인식 등이 패인이다.
마을단위 사업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현장애로를 해결하는 데는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마을주민의 역량 강화, 신제품 개발이나 지역자원 활용법, 생산물 판매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에는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
FTA타결에 따른 시장개방, 노령화, 공동화 등 어려움이 산적한 농촌을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마을단위, 생산조합 등이 함께하는 공동사업이 해법이라는 점은 입증되고 있다.
올해 초 제정된 협동조합법에 의하면 누구나 5명만 모이면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이제 미국의 선키스트 오렌지나,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키위처럼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는 품목별 생산자협동조합이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마을공동소득사업을 통해 농촌이 다 잘살게 되고, 농촌지역 곳곳에 억대농가가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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