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단이와 해빈이네 가족의 1000배 행복 즐기기

지역내일 2002-02-06
이영근(37세), 김성아(33세), 이해단(7세), 이해빈(6세)이 네 사람이 불로동 길훈아파트에 산다. 가장 이영근씨는 대한항공 조종사, 그의 아내 김성아씨는 평범한 주부, 그리고 첫째아이 해단이와 해빈이는 11개월 연년생. 뭐 그리 특이하지 않지만, 그의 가정은 여느 집과는 사뭇 달랐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아빠 이씨는 첫째 아이 해단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아빠가 장난을 치고 놀아주어도 대답이 없었다. 아빠가 비행을 하기 위해 출장을 갈 때도 그 흔한 ''빠이, 빠바이'' 한번 하지 않는 것이었다. 해단이가 18개월 때 소아정신과에 찾아가 검사를 하였더니 전반적인 발달장애아 즉, 자폐아라는 결과가 나왔다. 단순한 반응성 애착장애도 아니었고 난청도 아닌 자폐아라는 것이었다.
자폐는 쉽게 말해 사회성 형성 장애라는 말로 이야기 할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사람들과 눈을 맞춘다든가, 옹알이를 한다든가 부모와 애착 현상을 보이는데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자폐의 1차 원인은 선천인 뇌의 손상에 의한 장애를 이야기한다. 이런 검사 결과에 바로 승복 할 부모가 있겠는가.
그들 부부는 단 하루 밤 아주 짧게, 하지만,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 날 전주에 사는 자폐아를 고쳤다고 하는 유영아 선생을 찾아갔다고 한다. 그 분의 성공담을 듣고 집으로 돌아와 해단이를 위한 특수교육치료를 바로 시작했다. 그 때 당시 살던 부천 집에서 교육원까지는 2시간이나 걸렸다. 새벽 6시면 자고 있는 해단이와 해빈이를 이불에 둘둘 말고 차에 태웠고 가다가 잠에서 깨면 도시락을 먹였다. 교육원에 와서 세수시키고 옷 갈아 입히면서 2년 동안 하루같이 교육을 해왔다. 그러면서 교육원과 가깝게 돈의 형편에 따라 이사를 6번이나 했다.
해단이가 행동교육 수정 치료를 받는 3년 전만 해도 국내에는 자폐아 둔 부모를 위한 가정 내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의 책과 자료가 거의 없었다. 아빠 이씨는 미국으로 비행을 가면 책이나 자료를 찾아서 호텔 객실에서 쉬지도 않고 책을 번역했다.
이러한 이들의 노력을 주위에서도 함께 해주었다. 이모와 이모부는 주말이면 힘든 그들 부부와 아이들을 위해 부모역할을 대신 해주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수영장이나 산을 데리고 다니면서 놀아 주었다. 인터넷 신문 기자인 이모부는 홀로 8개월 동안 자폐아를 위한 홈페이지 난나야(www.nannaya.net)를 만들었다. 자폐아 부모를 둔 부모라면 자폐아에 관심 있는 연구생, 학생이라면 다 알고 있는 난나야의 탄생 배경이다.
이씨는 더욱 열심히 자료를 찾고 번역하기 시작하여 홈페이지에 정보를 올리고 정보가 필요한 분들은 무료로 번역한 자료를 발송해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족이 노력하는 사이 해단이는 2년의 행동수정교육치료를 끝내고 일반 유치원에 다닐 수 있었다. 자폐아가 완치가 되었다는 것은 자폐아가 정상사람들과 의사소통 할 수 있고 정상 사람들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해단이는 그렇다면 완치이다.
지난 해 9월 해단이를 다시 검사 한 결과, ''해단이는 어쩌면 처음부터 자폐아가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라는 의사의 검사 소견이었다.
그들 부모의 조기 발견과 현명한 대처, 그리고 적극적인 치료와 친지들의 노력. 이 것으로써 해단이가 씻은 듯 완치 한 것일까?
해단이는 동생 해빈이와 미술학원에 다닌다. 여느 아이들처럼 예쁜 색깔 크레파스를 먼저 쓰려고 다투기도 한다. 해단이 부모는 갓 난 아이가 너무 늦되면 다시 말해, 발육이나 발달 상태가 늦으면 정확한 검사를 하여 조기 치료를 하도록 권한다. 그 것이 자신들의 최선이었기에.
엄마 김씨는 요즘 돈걱정을 한단다. 해단이가 아플 땐 꿈도 꿔보지 못한 그런 일이라고 하며 수줍게 웃으며 말이다. "아이가 아팠을 땐 이 집이라도 팔아야지 했어요, 건강이 최고죠. 돈은 뭐? 내가 복에 겨워 이런 걱정도 하네"하신다.
그러면서 "장애아를 두지 않은 집은 장애를 둔 집보다 100배 아니 아마 1000배는 행복 할거에요. 사람들은 그 1000배의 행복을 몰라요. 부모라면 아이들을 위해 아이가 부모를 필요로 하는 그 때가지 최선을 다해 키워야해요"며 "나는 부모에게 있어서는 아들이니까, 아내에게 있어서 친구이자, 남편이니까,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아빠니까 하며 이렇게 매일 나누어 생각하며 나의 역할을 찾아요. 밤새워 비행을 하고 왔어도 나의 역할을 찾다보면 가족을 위해 할 일들이 나를 위한 휴식보다 뒷일이 되지요"하고 아빠 이씨는 이야기한다.
오늘도 그 들 부부는 바쁘다. 해단이가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놀 수 있도록 매일 친지나, 이웃, 친구의 집을 방문하거나 초대하는데 어제 장거리 비행에서 막 돌아 온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내가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놀아주세요. 그리고, 부모라면 아이를 바르게 키우는 교육 지침서 몇 권 정도는 읽어야지요. 언젠가는 아이들도 친구가 그리고 애인이, 배우자가 더 좋아 떠날 테니까 그 때까지는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위해 부모라면 노력해야지요".
요즘 1000배의 행복을 누리는 그들 부부의 얼굴은 아이처럼 해맑았다.
유진희 리포터 harrymo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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