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고향서 위기감 … 서문시장 방문 때도 '뒷말'
'위기의 계절'이다. 부산경남(PK)에 이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도 흔들릴 조짐이다. 4일 의원총회에서 대구 동구을 유승민, 대구 중·남구 김희국 의원뿐만 아니라 박 후보의 옛 지역구에서 당선된 대구 달성군 이종진 의원까지 쓴소리 대열에 나선 것은 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대구지역 모 의원은 5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TK 지지율이 최고 30%까지 나온다"며 "80% 투표율에 80% 득표율을 목표로 내건 대구경북 선대위 슬로건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석기간 지역을 돌아보니 '박 후보로는 안되겠다'면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이야기하는 유권자들이 꽤 많았다"며 "나머지도 '박 후보가 이래서는 안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레드카펫 밟는 박근혜 후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4일 저녁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부산=뉴시스 강진형 기자>
또다른 의원은 "지난달 28일 박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때 겉으로는 대환영의 분위기였지만 뒷소리는 전혀 달랐다"며 "상인들 사이에서 '경기도 좋지 않은데 추석대목에 괜히 시장을 찾아 장사만 방해한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소한 대구에서는 박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였는데, 이런 뒷말이 나온 것 자체가 문제"라며 "박근혜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완영 의원(고령·성주·칠곡)은 "박 후보를 열심히 도와야 한다는 격려는 예전과 똑같았지만 '서울에서 그래서(흔들려서) 되겠느냐'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4일 의원총회에서 "선대위 재구성을 비롯해 후보에게 전권을 백지위임하자"고 주장해 '친박계 2선 후퇴론'을 주도한 유승민 의원은 "지인이 하루 동안 택시를 이용했는데 대구 택시기사 7명 중에서 5명이 문재인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더라"며 "대구에서 이런 수준이면 대선에선 필패"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대구에서도 젊은 친구들은 무조건 안철수"라며 "바닥민심이 박 후보에게까지 제대로 전달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경북은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기반이면서 '수도권TK' 이명박 대통령과 박 후보의 관계가 껄끄러울 때도 박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왔다.
때로 '지역정치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든든한 응원군이었던 TK가 흔들리는 것은 박 후보에게 뼈아픈 부분이다.
특히 PK에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TK의 흔들림은 더 큰 위기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4일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후보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진 배경이다.
다만 TK민심의 변화를 수도권과 동일시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치상 같은 지지율 변화라고 해도 상대적으로 젊고 무당층이 많은 수도권과 노년층이 많고 새누리당 지지층이 다수인 TK는 전혀 다른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지지 철회'는 '지지 이동(swing)'으로, TK에서는 '기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민주화 이후 PK 투표율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마찬가지로 TK에서도 투표율이 떨어지는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막판에 위기론이 부각되면 '미워도 다시 한번'의 심정으로 투표장에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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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계절'이다. 부산경남(PK)에 이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도 흔들릴 조짐이다. 4일 의원총회에서 대구 동구을 유승민, 대구 중·남구 김희국 의원뿐만 아니라 박 후보의 옛 지역구에서 당선된 대구 달성군 이종진 의원까지 쓴소리 대열에 나선 것은 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대구지역 모 의원은 5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TK 지지율이 최고 30%까지 나온다"며 "80% 투표율에 80% 득표율을 목표로 내건 대구경북 선대위 슬로건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석기간 지역을 돌아보니 '박 후보로는 안되겠다'면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이야기하는 유권자들이 꽤 많았다"며 "나머지도 '박 후보가 이래서는 안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레드카펫 밟는 박근혜 후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4일 저녁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부산=뉴시스 강진형 기자>
또다른 의원은 "지난달 28일 박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때 겉으로는 대환영의 분위기였지만 뒷소리는 전혀 달랐다"며 "상인들 사이에서 '경기도 좋지 않은데 추석대목에 괜히 시장을 찾아 장사만 방해한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소한 대구에서는 박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였는데, 이런 뒷말이 나온 것 자체가 문제"라며 "박근혜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완영 의원(고령·성주·칠곡)은 "박 후보를 열심히 도와야 한다는 격려는 예전과 똑같았지만 '서울에서 그래서(흔들려서) 되겠느냐'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4일 의원총회에서 "선대위 재구성을 비롯해 후보에게 전권을 백지위임하자"고 주장해 '친박계 2선 후퇴론'을 주도한 유승민 의원은 "지인이 하루 동안 택시를 이용했는데 대구 택시기사 7명 중에서 5명이 문재인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더라"며 "대구에서 이런 수준이면 대선에선 필패"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대구에서도 젊은 친구들은 무조건 안철수"라며 "바닥민심이 박 후보에게까지 제대로 전달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경북은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기반이면서 '수도권TK' 이명박 대통령과 박 후보의 관계가 껄끄러울 때도 박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왔다.
때로 '지역정치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든든한 응원군이었던 TK가 흔들리는 것은 박 후보에게 뼈아픈 부분이다.
특히 PK에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TK의 흔들림은 더 큰 위기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4일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후보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진 배경이다.
다만 TK민심의 변화를 수도권과 동일시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치상 같은 지지율 변화라고 해도 상대적으로 젊고 무당층이 많은 수도권과 노년층이 많고 새누리당 지지층이 다수인 TK는 전혀 다른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지지 철회'는 '지지 이동(swing)'으로, TK에서는 '기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민주화 이후 PK 투표율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마찬가지로 TK에서도 투표율이 떨어지는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막판에 위기론이 부각되면 '미워도 다시 한번'의 심정으로 투표장에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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