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선/국립중앙도서관 사서
흐름출판/위베르 막시몽· 스테파니 벨랑제 지음
"소유하지 않고 자연을 신앙으로 여기는 삶이 척박한 땅에서 생존할 수 있는 지혜임을 알려 준다"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동양의 일부로 착각하여 원주민을 인디오로 불렀다고 한다. 그 뒤에 이들은 인도인과 구별하기 위해 아메리카인디언으로 부르게 된다. 인디언으로 불린 이후, 이들의 문명은 역사 속에서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는 북미대륙 최북단의 북퀘백에 사는 북미 최후의 인디언 부족 크리족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다. 유명 변호사였던 저자 위베르 망시몽은 크리족과의 동행의 몇 년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이후 '최후의 자유, 치부가모에 대해서' 등 관련 서적을 발표하면서 인디언 연구자로서의 인생의 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그 깨달음의 시간들을 여기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무소유가 주는 행복
작가는 무소유의 삶, 만물과의 교감, 존중의 교육, 자연에서의 치유 등으로 나누어 다양한 생활방식을 소개한다.
유목민으로 대자연 속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생활방식, 의례, 신앙을 소개하며 소유하지 않는 삶을 사는 모습과 자연을 신앙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것이 척박한 땅에서 생존할 수 있는 지혜임을 알려 준다.
소유하지 않고 욕심을 버리는 삶은 현실의 만족보다 미래를 준비하라 가르치는 우리의 삶과 대조를 이룬다.
"자, 당신이 그렇게 똑똑하다면 과연 누가 더 지혜로운지, 더 행복한지 한번 맞춰보십시오. 쉴 새 없이 일해야 겨우 입에 풀칠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합니까, 마음껏 쉬면서 사냥과 낚시를 즐기고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구해 사는 사람이 행복합니까?" 그들을 미개하다 여기는 자들에게 던진 질문은 자연에서 필요한 것만 얻는 삶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수년 동안 작가를 매료시키며 기록으로 남기게 한 것은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삶과 죽음을 자연과 함께한 천년의 역사에 대한 경의가 아닐까.
마지막 지혜의 선물
하지만 이러한 가치관은 현재에서는 커다란 위기로 다가온다. 터전은 더 이상 신비의 땅이 아닌 개발을 목적으로 한 수력발전소가 들어설 계획으로 소유의 관념을 모르는 크리족에게 미래는 힘든 선택의 연속이 될 것이다.
작가의 글에서 그가 느꼈던 영적 신비는 이제 한권의 책으로 남고 다른 원시 부족처럼 소리 없이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마지막 강이 더럽혀진 후에야, 마지막 남은 물고기가 잡힌 후에야 그대들은 깨닫게 되리라.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지구도 교환의 대가를 요구한다는 이들의 가르침은 자연 질서가 파괴된 후에야 깨닫게 되는 무서운 진실을 보여준다.
공동체 생활, 동물과의 교감, 만물의 경배 등의 생활방식은 우리가 잃어버린 세상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이 그들보다 행복하다 말할 수 없기에 힘겨운 그들의 싸움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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