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가 도넘은 일감 몰아주기│①포장회사 아이팩, 오리온 회장 지갑노릇] 횡령금 변제한 회장에 2천% ‘초고율 배당’

지역내일 2012-10-11
2심 재판부 판결 무색하게 해 … 아이팩 회사 매출의 80%가 오리온 그룹에서

대기업이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 몰아주는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가 건전한 시장경제를 해치는 일이라고 계속 지적하고 있지만 오너일가의 변칙적인 배불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내일신문은 이런 변칙적인 오너일가의 배불리기에 대해 점검해 봤다. -편집자 주

담철곤 오리온 그룹 회장이 과반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과자 포장 회사인 '아이팩'에 오리온 그룹이 집중적으로 일감을 몰아 줘 눈총을 받고 있다. 더구나 담 회장이 지난해 횡령관련 검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변제했던 횡령금을 다시 초고가 배당으로 돌려받아 오너의 도덕성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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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팩, 오리온 힘입어 매출 매년 증가 = 1981년 설립된 아이팩은 제과와 음료 등 식품류 포장지와 박스인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다. 신영화성공업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다가 1991년 신농으로, 1999년 다시 현 상호로 변경했다. 10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이팩 지분은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지분 53.33%(18만4000주)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등재되어 있다. 담 회장은 아이팩 이사도 맡고 있다. 나머지 46.67%(16만1000주)는 외국계 회사인 프라임 링크 인터내셔널(Prime Link International)이 갖고 있다.

아이팩은 오리온 그룹에서 일감을 주지 않으면 스스로 존립하기 어려운 상태다. 아이팩은 지난해 6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오리온( 256억원),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221억원), 오리온 해외법인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4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오리온 그룹에서 몰아 준 꼴이다.

오리온 그룹은 아이팩의 2010년도 총매출 587억원 중 73%에 달하는 428억원어치의 일감을 퍼줬다.

이전에도 아이팩은 오리온 계열사와 지속적으로 거래해온 만큼 상당액의 매출이 오리온 그룹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팩은 2005년 390억원 2006년 365억원 2007년 357억원 2008년 501억원 2009년 513억원 등 2000년 들어 매년 300억∼500억원의 매출을 올려왔다. 매출도 매년 늘어 나고 있어 오리온에서 몰아주는 일감도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아이팩은 오리온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안정된 매출을 올려 최근 몇년동안은 적자없이 해마다 20억~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총자산도 2001년 543억원에서 지난해 884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266억원이던 총자본은 650억원으로 2배 이상 불었다.

◆돌려줬다는 횡령금 다시 배당으로 채워 = 아이팩은 지난 3월 200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이중 106억원을 담 회장이 챙겼다. 배당성향만 무려 2121%의 초고율배당이었다. 변제금을 배당으로 되돌려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1년 당기순이익은 9억4000만원이었다.

갑작스런 고액 배당에 대해 업계에서는 담 회장이 지난해 횡령관련 수사를 받으면서 개인돈으로 변제했다는 아이팩 횡령금 132억원을 올해 배당을 통해 고스란히 주머니에 다시 넣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담 회장은 지난해 횡령혐의 등으로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3년이라는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올 1월에 열린 2심 판결에서는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2심 재판부는 감형 이유에 대해 '횡령금액 변제와 피고가 향후 윤리경영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다짐하는 등 개전의 정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배당이 2심 재판부의 판결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팩은 2000∼2005년 매년 11억원씩 배당한데 이어 2006년과 2007년 각각 8억원, 3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현금 배당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회사에 피해를 입혀 놓은 금액을 변제했다가 재판 후 다시 배당금과 유상감자로 돌려받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지수 좋은기업지배연구소 변호사는 "아이팩은 오너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이익을 편취한 대표적인 케이스"라며 "이런 행위가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고 동일 산업의 왜곡을 가져오며 사익추구를 위해 회사를 동원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리온 그룹 관계자는 "과자의 경우 개발 초기부터 포장회사와 함께 제품을 개발하기 때문에 한 회사에 일감을 줄 수 밖에 없는 특수한 구조"라며 "가격을 부당하게 책정해 매출을 올린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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