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산업 위기│① 수익원인 경마 성장세 둔화] 말산업 육성할 종잣돈이 마른다

지역내일 2012-10-22
경마매출액 지난해보다 2.9% 감소 … 매출액 1.2%만 재투자

말산업에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국내 말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한국마사회의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회의 지난해 경마매출액은 7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성장세가 이어질지 불확실하다. 지난 9월 기준 마사회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9%(1711억원) 줄어들었다. 국내총생산 증가와 발매업무 전산화에 따라 최근 경마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지난해 매출액을 고점으로 성장세는 꺾이는 모양이다. 마사회 매출에서 경마비중은 98%에 달한다.

◆생산·서비스 등 부진해 사행성만 부각 = 말산업은 1차 산업(말 생산), 2차 산업(말 관련 장비 및 설비), 3차 산업(마권발매, 경주중계, 교육) 등으로 이뤄진 종합산업이지만 국내에서는 경마만 부각되면서 사행성 산업으로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이는 말산업을 종합 육성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레저공간으로 각광받는 실외경마장은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성이 높은 실내경마장(화상경마장)은 사행성 공간으로 지목돼 더 이상 늘릴 수 없게 돼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는 지난해 9월 말산업육성법을 제정·시행했다. 건전경마와 승마 등을 육성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말산업육성법에 따라 지난 7월 '말산업육성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마사회를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으로 지정했다.

마사회는 승마, 재활승마, 말고기, 장제, 의료 등 말산업 전반을 육성할 역할을 맡게 됐지만 경마가 부진해지면 이를 뒷받침할 재원마련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경마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미국의 경우 경마장 안에 카지노 설치를 허용하는 등 정책지원을 하고 있지만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일본의 경우 다른 사행산업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 1997년 4조엔에서 2011년 2조3000억엔으로 42.5% 줄었다.

마사회의 수익구조를 보면 매출액의 1.2%만 재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 경마매출액의 73%는 고객에게 배당금으로 환급하고 16%는 국세 및 지방세로 낸다.

배당과 세금을 제한 11% 중 7%는 경주상금(2%)과 마사회 운영경비(5%)로 나간다.


<한국마사회는 사행성="" 굴레에="" 묶여=""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는="" 경마산업의="" 활로를="" 찾기="" 위해="" 우수한="" 경주마생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6일="" 마사회="" 제주경주마="" 목장에서="" 열린="" 국산="" 경주마="" 경매에서="" 이광림(챌린저팜)씨는="" 1살짜리="" 암말을="" 2억60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는="" 국산말="" 중="" 최고="" 기록이다.="" 사진은="" 이씨가="" 키우는="" 씨암말과="" 새끼말.="" 사진="" 마사회="" 제공="">

순이익 4% 중 70%는 축산발전 및 농어촌 장학복지사업 재원 등 공익기금으로 정부에 출연하게 돼 있다. 고객 관람시설 개선 등 경마사업 재투자를 위한 자금은 순이익의 30% 수준이다. 지난해 3120억원의 이익금 중 936억원만 경마에 재투자한다.

승마나 재활승마 등 말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도 여기서 확보해야 한다.

◆승마 육성위해 경마 있어야 = 한국마사회는 수입은 줄어드는데 지출은 늘려야 하는 경영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우남(민주통합당. 제주시을)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마사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국내 승마장 293곳의 평균손익은 마이너스 4300만원으로 대다수 승마장이 수익을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경마와 함께 말산업을 끌고갈 쌍두마차가 승마지만 수익성은 아직 낮은 상태다. 그런데도 투자는 더욱 필요하다.

그는 "승마를 즐기는 고객의 선호도를 보면 마장을 원하는 경우는 20%에 불과하고 80%는 외승을 원하는 상황"이라며 "말산업 육성초기부터 시설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는 것은 자칫 사업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정부나 마사회 등 공적 부문에서 투자를 담당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말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다면 비용을 들여 말 사육장을 짓고 일정규모 이상의 승마장을 지으라고 하는 것보다 외승코스를 국가가 마련해 주고 농가는 말을 임대해주는 식의 사업도 좋은 아이디어일 것"이라고 말했다.

건전경마를 위한 탈바꿈도 비용이 필요하다. 마사회는 지난 7월 '한국마사회 비전 2022'를 발표하면서 현재 30개소인 실내경마장 중 5개를 2022년까지 복합레저 공간으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가족이 함께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 도박장의 오명을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장태평 마사회장은 "말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경마활성화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거짓"이라며 "건전경마를 활성화하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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