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 혁신으로 꼴찌 벗어날까

지역내일 2012-10-23
12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 금융당국 "보험산업에 부담주는 혁신 안돼"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이 언제 기지개를 켤까. 지난 2월 현대자동차그룹으로 편입된 현대라이프(구 녹십자생명)는 지난 5월 사명을 변경한 후 6개월 동안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외형성장보다는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경영, 단기실적에 집착하기 보다는 새로운 고객가치 발굴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상품이나 마케팅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진환 대표이사가 취임하자마자 조직과 시스템 정비에 주력하는 한편,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해왔다.

지난 2월말 409명이었던 인원을 9월말 460여명으로 확충한데 이어 64개에 달했던 지점을 46개로 통폐합한 후 현대카드 지점이 위치한 인근으로 이전중이다. 소프트웨어 변화에도 나서, 임직원에 대한 각종 교육을 실시하고 업무 매뉴얼을 정비하고 있다. 또 새 전략 설정을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함께 유럽의 차별화된 보험사를 벤치마팅하기도 했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큰 방향은 위험보장이라는 보험 본연의 기능을 살리면서 고령화시대에 대비한 연금보험을 강화하는 것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조직과 시스템 정비에 몰두한다고 해서, 현대라이프가 전혀 마케팅을 벌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 대표가 오자마자, 우선적으로 취한 조치가 공시이율 인하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역마진 우려에 더해 현대카드처럼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을 염두에 둔 행보다.

지난 8월말 기준으로 연금저축 상품의 공시이율이 4∼4.4%로 중소형 보험사 중에서 가장 낮다. 2월까지만 해도 4.8%에 달했다.

◆신계약율 등 경영지표 전반 안 좋아 = 지난 6월에는 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이 202.2%에 달하지만, 언제든지 재무건전성이 나빠지면 바로 자본확충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애초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할 때만 해도, 보험업계는 재계순위 2위의 현대차그룹을 버팀목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봤다. 그러나 현대라이프가 보인 것은 정반대였다. 설계사를 스카우트하지도 않고 업계 인력을 마구잡이로 영입하는 것도 없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보험업이 생소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무리한 영업은 하지 않고 내실을 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에 타 보험사가 보였던 부정적 행태는 안할 것으로 보여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라이프의 성적은 24개 생보사중에서 거의 꼴찌다.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이 생보사의 건정성과 안정성, 수익성을 평가해 발표한 '2012년도 좋은 생명보험사' 순위에서 22위를 차지했다.

장래성도 안 좋다. 생명보험협회가 공개하는 생명보험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신계약율이 3.1%로 업계 평균 4.8%보다 1.7%p 낮다.

반면 효력상실해지율은 4.3%로 평균(2.8%)에 비해 1.5%p나 높다.

수익률도 신통치 않다. 유가증권 비중 대신 현금·예치금을 38.1%까지 높인 때문인지, 운용자산수익률이 5.0% 밖에 안됐다. 업계 평균은 5.1%였다. 상품구성도 편중돼 있다. 보유계약 기준으로 저축성보험 비중이 39.2%로 업계 평균의 23.8%보다 15%p 가량 높았다.

◆현대라이프, 신한생명 성과에 눈길 = 언제까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형편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현대라이프는 내달부터 본격화하겠다고 한 마케팅과 홍보를 다시 12월로 연기했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제대로 준비해 시작하자고 해서 좀 늦어지게 됐다"며 "외부의 기대를 알고 있는 만큼, 보험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줄수 있는 혁신을 고민중"이라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 판매채널을 균형있게 육성한 신한생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현대라이프가 현대카드의 성과에 취해 혁신이라는 명분아래 보험업에 부담을 줄수도 있다는 것.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 세계 금융위기 때 단기 외화부채가 문제였을 때,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들여온 부채가 외환관리에 부담을 줬던 적이 있다"며 "소비자를 위한 혁신이나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좋지만, 보험산업이나 경제에 부담을 줄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 대표를 불러, 이같은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