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용 논설주간
현재 12·19대선을 바라보는 크게 다른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승리이다. 정권재창출이다. 다른 하나는 물론 정권교체이다. 정권교체 쪽의 유력주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이다. 이들은 자신으로의 야권단일화가 이뤄져야하며 그럴 때 12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야권단일화는 성사될 것인가. 물론 야권쪽 다수 유권자들은 야권단일화는 결국 성사될 것이며 단일화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옳은 이야기일 수 있다. 현재 정권재창출보다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현재 여론조사상 박근혜 후보가 1위이고 안 후보와 문 후보는 2,3위인만큼 단일화를 안하고는 당선되기 힘들기에 결국 단일화는 성사되리라는 것이다. 상당수 국민과 전문가는 단일화는 성사될 것이라고 굳건하게 믿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 모두 상대방이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
그러나 생각만큼 야권단일화가 쉬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야권단일화가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와 국민이 최근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안철수 후보가 박원순 시장에게 흔쾌히 양보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아름다운 양보가 쉽지 않은 것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치열한 경선을 거친 정통 제1야당의 후보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안철수 후보도 현재 탄탄한 조직을 갖춘 데다 지지율도 문 후보보다 높아 양보하는 결심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문 후보와 안 후보 본인과 지지자들은 야권단일화라는 명제에는 동의하지만 모두 상대방이 양보해야한다고 판단한다.
단일화 실패 보다는 단일화 성공 가능성이 물론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1987년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단일화에 실패한 쓰라림을 딛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이들은 다르다. 지역적 기반도 적고 카리스마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단일화에 실패하고 정권교체에 성공하지 못할 때 대선패배의 책임을 뒤집어쓰고 국민적 비난 속에 정가를 떠나야하는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촛불시위가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에 선거 하루 전이라도 드라마틱하게 단일화에 합의하리라는 게 다수 국민 기대이다.
그러면 어려운 야권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단일후보가 반드시 박 후보를 꺾고 승리할 것인가. 지금의 여론조사와 실제 개표결과는 차이가 날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 둘 중 누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세대별 투표율, 전체 투표율 등을 고려하면 박 후보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단순한 야권단일화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바람직한 단일화, 아름답고 감동적인 단일화가 이뤄져야 정권교체는 가능하다. 1997년 DJP연합과 2002년 노무현 정몽준 후보단일화는 대선 성공사례로 볼 수는 있지만 절대 아름다운 단일화는 아니다. 이질적인 세력의 권력을 잡기 위한 연합으로 향후 국정운영에서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다행히 문재인 안철수 캠프의 경제민주화와 정치혁신 공약은 이질적이 아니고 서로 엇비슷해 잘 조율할 경우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고 순항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정권창출을 위해 무리하게 야합했다는 인상을 주기보다 서로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며 선진한국을 창출하기 위해 뭉쳤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절실하다.
시간이 없다 … 대선후보 마감일까지는 단일화해야
D-55. 안철수 후보의 정치쇄신, 정당쇄신 목소리에 화답하는 듯 최근 문재인 후보쪽에서 '친노 9인방'이 퇴진했다. 대통령 권한축소와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 등 정치쇄신안도 내놓았다. 안 후보쪽도 단일화 구애에 화답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단일화는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경선을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대통령-책임총리 분담제' 등도 반대여론이 많다. 정책과 지향점을 잘 조율해 국민들이 아름답게 단일화했다고 평가토록해야 한다.
대선은 두달 가까이 남았지만 대선후보마감일은 11월 26일이다. 앞으로 불과 1달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물론 선거 전날인 12월 18일 단일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유권자인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적어도 후보마감일까지는 단일화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단일화작업은 이제 속도를 내야 한다.
"아름다운, 감동적인 단일화를 못하면 박근혜를 못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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