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민주노총 ‘하하센터’ 심리치유 운영자 방 로데 박사] “마음의 상처 깊은 노동자들 치유 절박”

지역내일 2012-09-21
해고자 노조원 가족들 스스로 해결 어려워 … 현장 가까운 치유 공간 필요

"사실 노동문제를 고민한 적은 없어요. 이곳에 와서 알았어요. 적지 않은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이 스스로는 치유하기 힘든 마음의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노동현장 가까운 곳에 이곳과 같은 심리치유공간이 많이 생겨야 합니다."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산업단지내 '하하센터'에서 만난 방 로데(47) 박사는 '심리테라피' 저녁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센터는 지난 4월 민주노총이 안산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근로복지관 내에 개설한 노동자 심리치유공간이다. 쌍용차 구조조정 사태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자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 해결방안의 하나로 마련된 것이다.


<19일 안산산업단지="" 내="" 근로자복지관에서="" 만난="" 방="" 로데="" 박사가="" 민주노총="" '하하센터'=""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강경흠="" 기자="">

'심리치유'와 '명상치유' 두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하하센터에서 방 박사는 심리치유를 맡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총10회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자신을 자연스럽게 들여다보는 치유과정을 통해 고통스러운 경험을 극복하고, 위로와 지지를 얻어 자존감을 회복토록 한다. 현재 2기 수강생들이 과정을 끝내고 3기 강좌를 진행중이다.

그는 이곳을 찾는 이들 마음의 상처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프로그램은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진행하도록 돼 있지만, 자정을 넘겨 끝나는 때가 대부분이다. 신청자가 쏟아져 정원 이상을 감당해야 하는데다, 일반적인 상담보다 더 많은 소통과 위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해고자나 노조간부뿐만 아니라 산업단지내에서 일하는 평범한 노동자와 가족들이 상담을 신청하는데, 사회가 이들을 지금처럼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게 방 박사의 생각이다. "마지막 프로그램을 끝내고 이곳 문을 나서는 이들의 표정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처음 만났을 땐 무겁고 심각하던 얼굴이 너무 밝아져 있거든요."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를 1988년 졸업해, 1991년 같은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심리치료 전문가다. 미국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던 그는 일본 소피아대학, 태국 마이돌대학 등 세계를 돌며 미술치료, 정신의학과 같은 심리치료 관련 연구를 계속해왔다. 그가 보유한 자격증만 세계최면치료공인사 성폭력상담사 미술치료사 등 20여가지나 된다.

방 박사가 이 센터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4월 안산근로복지관 방우성 관장을 알고 나서다. 방 박사가 운영하는 한국캐릭터심리연구소를 찾은 방 관장은 민주노총의 계획을 설명했다.

"산업단지 내에 심리치유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얘길 듣고 내 힘을 보태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당초 1년 강의를 맡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할 수 있을 때까진 돕고 싶어요."

'하하센터'의 올해 예산은 1000만원에 못미친다. 이 때문에 아직 상근인력을 두지 못하고 있고, 강사료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방우성 안산근로복지관장은 "참가 희망자가 많아 프로그램을 늘이고 싶지만 재정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신 대중강좌를 늘여 심리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치유기회를 늘이려 한다"고 말했다.

안산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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