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막말 잇따라 … 후보는 충성파 감싸고, 측근은 욕심만 앞선 탓
'박근혜 사람들'의 비리와 막말 파문이 끝이 없다. 수면 아래 사고를 칠 사람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후보 본인이 직언파 대신 충성파를 중용하고, 대의보다 잇속챙기기에 급급한 친박인사가 더 많은 현실에서 사고는 충분히 예고됐다.
박 후보가 역사인식에서 전향적 결단을 내렸듯 인적구성에도 획기적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칫 유권자들로부터 "벌써 저 정도면, 집권 뒤엔 어떻겠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고 칠 친박 줄줄이 대기 = 총선 직후 현기환·현영희 공천 비리수사로 시작된 사고는 하루걸러 터져나오고 있다. 정준길 전 공보위원은 안철수측에 불출마를 종용하는 '협박'전화를 한 의혹에 휩싸였고 친박좌장 홍사덕 전 의원은 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송영선 전 의원은 업자에게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박 후보가 의욕적으로 인선한 것으로 알려진 김재원 대변인은 취중막말 파문으로 하루 만에 하차했다.
문제는 이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수년간 대세론을 달렸던 박 후보를 등에 업고 수많은 친박인사들이 권력의 부나방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것. 총선과 경선 과정에서 친박 핵심인사들이 비리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 박 후보 신뢰하는 친박은 '천종', 일반 친박은 '도라지' = 당 안팎에선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박 후보 본인과 주변사람에게서 찾는다. 우선 박 후보가 사람을 개방적이고 포용력있게 쓰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능력있고 직언하는 인물 대신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충성도 강한 사람을 주변에 촘촘히 배치하는 식이다.
2007년 이후 친박핵심으로 꼽힌 한 인사는 "(박 후보의) 성격상 많은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인재를 쓰기보단 충성도가 확인된 이들을 중심으로 '예뻐하는 사람'만 쓰는 경향이 있다"며 "결국 아부하는 사람만 남고 직언파는 멀어지면서 그만큼 사고 가능성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친박 관계자는 박 후보 용인술을 산삼에 비유하기도 했다. 친박을 산삼 중 최고라는 천종산삼과 씨를 뿌려 거둔 장뇌삼, 인삼, 도라지로 나눈 것. 박 후보가 진짜 신뢰하는 천종산삼은 박정희 시절부터 배신하지 않고 충성한 원로그룹과 1998년 정치입문 이후 함께한 측근그룹을 뜻한다. 친박 실세의원은 장뇌삼이다. 범친박의원은 인삼, 그 주변 친박인사는 도라지라는 것이다. 실력과 직언보다 충성도가 측근을 분류하는 핵심잣대임을 빗댄 구분법이다.
친박인사들의 일탈도 지적된다. 이명박정부 들어 측근비리가 잦았던 배경을 놓고 "이 대통령과 측근 사이가 애당초 정치적 동지보다는 서로의 이해에 따른 계약관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측근들이 이 대통령과 철학을 공유하며 공적책임을 지기보다, 집권을 도운 대가로 사욕을 챙기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친박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친이 핵심인사는 "친박도 박근혜와 시대적 소명을 함께하는 것처럼 행세했지만 결국 박 후보 위세에 기대 사욕을 챙기기에 급급한 인사들이 많았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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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람들'의 비리와 막말 파문이 끝이 없다. 수면 아래 사고를 칠 사람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후보 본인이 직언파 대신 충성파를 중용하고, 대의보다 잇속챙기기에 급급한 친박인사가 더 많은 현실에서 사고는 충분히 예고됐다.
박 후보가 역사인식에서 전향적 결단을 내렸듯 인적구성에도 획기적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칫 유권자들로부터 "벌써 저 정도면, 집권 뒤엔 어떻겠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고 칠 친박 줄줄이 대기 = 총선 직후 현기환·현영희 공천 비리수사로 시작된 사고는 하루걸러 터져나오고 있다. 정준길 전 공보위원은 안철수측에 불출마를 종용하는 '협박'전화를 한 의혹에 휩싸였고 친박좌장 홍사덕 전 의원은 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송영선 전 의원은 업자에게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박 후보가 의욕적으로 인선한 것으로 알려진 김재원 대변인은 취중막말 파문으로 하루 만에 하차했다.
문제는 이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수년간 대세론을 달렸던 박 후보를 등에 업고 수많은 친박인사들이 권력의 부나방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것. 총선과 경선 과정에서 친박 핵심인사들이 비리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 박 후보 신뢰하는 친박은 '천종', 일반 친박은 '도라지' = 당 안팎에선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박 후보 본인과 주변사람에게서 찾는다. 우선 박 후보가 사람을 개방적이고 포용력있게 쓰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능력있고 직언하는 인물 대신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충성도 강한 사람을 주변에 촘촘히 배치하는 식이다.
2007년 이후 친박핵심으로 꼽힌 한 인사는 "(박 후보의) 성격상 많은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인재를 쓰기보단 충성도가 확인된 이들을 중심으로 '예뻐하는 사람'만 쓰는 경향이 있다"며 "결국 아부하는 사람만 남고 직언파는 멀어지면서 그만큼 사고 가능성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친박 관계자는 박 후보 용인술을 산삼에 비유하기도 했다. 친박을 산삼 중 최고라는 천종산삼과 씨를 뿌려 거둔 장뇌삼, 인삼, 도라지로 나눈 것. 박 후보가 진짜 신뢰하는 천종산삼은 박정희 시절부터 배신하지 않고 충성한 원로그룹과 1998년 정치입문 이후 함께한 측근그룹을 뜻한다. 친박 실세의원은 장뇌삼이다. 범친박의원은 인삼, 그 주변 친박인사는 도라지라는 것이다. 실력과 직언보다 충성도가 측근을 분류하는 핵심잣대임을 빗댄 구분법이다.
친박인사들의 일탈도 지적된다. 이명박정부 들어 측근비리가 잦았던 배경을 놓고 "이 대통령과 측근 사이가 애당초 정치적 동지보다는 서로의 이해에 따른 계약관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측근들이 이 대통령과 철학을 공유하며 공적책임을 지기보다, 집권을 도운 대가로 사욕을 챙기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친박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친이 핵심인사는 "친박도 박근혜와 시대적 소명을 함께하는 것처럼 행세했지만 결국 박 후보 위세에 기대 사욕을 챙기기에 급급한 인사들이 많았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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