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아름다운 무늬 엿보기’

개교 20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한 미맥회

지역내일 2001-12-20
버리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고 한다. ‘얻기 위해 버리면 안 버리고 못 버리는 것’이란 말도 있다. 개인의 이기심과 공명심을 버리고 모여선 이들에게서 풍기는 향기, 그래서 이들의 작품에선 아름다운 삶의 무늬가 느껴지는가 보다.
구미지역에서 아름다움의 맥을 이어보자는 의미를 가진 이름 ‘미맥회’. 이름에서 느껴지듯 후배사랑이 학교와 지역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작품만큼 세대에서 세대로 어우러지는 사랑도 배어 나온다.
구미고 미술반에서 터를 닦은 선후배들이 십년만에 모여 작품을 모아 예술회관 제 2전시실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모교 20주년 기념행사가 계기가 되었다는 이번 전시회는 준비하는 작가 개개의 마음이 설레임으로 고향을 찾는 심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예술작품이 삶의 껍질이고 보면 이들의 전시회는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기억의 강이 흐르고 있고 그 중심에 내리사랑을 전하던 미술반이 자리하기 때문일 터이다.

삶이라는 산을 하나 넘는 것이 바로 인간
“내 나이쯤 되는 사람이라면 어릴 적 고향에서 속이 뻥 뚫린 커다란 나무를 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 이름도 모른 채 술래잡기를 하며 놀던 그 커다란 나무가 그립습니다. 그때 들었던 생각들…”(미맥 동문전 서문 중)
시간은 기억이라는 끈으로 연결되어있다. 그 끈의 시작은 그림이 좋아서 무작정 그리기만 했던 고교 미술반. 무작정 화구를 메고 금오산에 오른 적도 여러번이었다.
“그 당시 선배에게 배운 것은 기교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사색과 감성이었다”는 최경수 화백(2기). 그저 나무가 좋아서 나무를 재료로 사용한다는 그는 제재소 한 귀퉁이에서 굴러 다니던 나무조각도 그의 손에 들어가면 고향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작품중의 하나 ‘念’. 그 때 교감되었던 정들이 이제 형상화된 틀로 보여지는 순간이다.
처음 미술반을 만들어준 스승이셨던 최영태 교사와 13명의 회원들의 작품들이 순수예술과 디자인 두 부분으로 나누어 기획되고 있는 미맥 전시회. 한 장소에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묘미도 있고, 취향대로 선택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산을 하나 넘는 것이 인간이며 인간은 누구나 궤적을 그린다”는 김헌동 화백(1기). 그의 작품 ‘존재의 가벼움’이 가벼움으로 와 닿지 않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일까.

미래지향적인 도시 구미 + 문화
다양한 지방색을 갖은 사람들이 모여 다변화된 삶을 살고 있는 도시 구미. 첨단 테크놀리지의 구미가 이젠 다른 방향으로도 삶의 질을 높여가야 할 때란 것은 이미 일반적인 이야기. 자신만의 색이 분명한 모임들 틈에서 아무 색도 갖지 않는 그래서 어떤 색이든 될 수 있는 씨앗 같은 모임이 되고 싶은 미맥회 회원들이다.
“후배들에게 바랄 것이 뭐 있나요, 요즘은 전부 다 알아서 잘합니다”라면서도 “자신이 뿌리 내릴 터를 잘 잡아 자부심을 갖고 역량을 쌓는 것이 중요하고 자신을 나고 자라게 해준 고향에 대한 의미를 새겨야 합니다”는 미맥회 최고참 김헌동 화백. 개인적으로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 더 많아 졌으면 하는 게 바램이라고 한다.
각자의 모습으로 각자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후배들에게 다양한 진로의 경로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는 ‘좋아하는 작품 앞에서 10분씩도 서있을 수 있는 여유’가 감상 포인트라고 전했다.
현대인들은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대부분의 지식과 정보를 매스미디어나 인터넷의 검색엔진에 의존하는 신세대들에겐 특히 그렇다. 그런 우리의 기억력은 컴퓨터의 전원을 뽑으면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우린 존재와 삶에 대한 사색이라는 시간의 소중한 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돌아볼 때다.

김은선 리포터 6k5tod@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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