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농업 희망을 심는다] 젊은 귀농인들 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지역내일 2012-10-12 (수정 2012-10-16 오후 12:11:04)
30·40대 고학력·전문직 귀농 크게 늘어 … 청년농민 교육에서도 성과

경상북도는 전국 최대의 농업생산지다. 생산품목도 200여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사과 포도 참외 자두 한우 등 전국 1위 품목이 14개다. 사과는 전국 생산량의 64%, 자두와 참외는 84%나 차지한다. 전업농 비율도 62%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경북이 '농도'로 불리는 이유다. 경북도는 최근 농업 환경의 악화에도 농업을 사양산업이 아닌 각광받고 지속가능한 생산업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개방농업 시대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농업이 '근심 산업' 아닌 '희망 산업'으로 발돋움하는 현장을 찾아 소개한다.

귀농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직후 붐처럼 번졌다. 이들이 귀농 1세대다. 그 후 잠잠하다 2005년 이후 다시 붐이 일면서 2세대 귀농이 본격화됐다. 1세대 귀농이 실직 등에 따른 생계형이라며 2세대 귀농은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거나 농업을 새로운 대안으로 삼아 창업수준의 꿈을 갖고 진행되고 있다. 2세대 귀농의 특징은 고학력 전문직 출신, 이른바 '엘리트'가 많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2세대 귀농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는 명실 공히 귀농 1번지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최근 3년 동안 경북도의 귀농·귀촌 인구는 3985가구 9094명으로 전국 1만8650가구의 21.4%를 차지했다. 연도별로도 2008년에는 485가구에 불과했던 귀농·귀촌인이 2009년 1118가구, 2010년 1112가구, 2011년에는 1755가구로 급증했다. 경북도는 다양한 전통문화와 더불어 백두대간과 낙동강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으며, 사통팔달의 교통망으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고 땅값도 저렴해 귀농·귀촌 희망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분석이다.

경북도는 단순히 귀농인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는데다 고학력·전문직 출신이 많다는 것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귀농인구는 50대가 1484가구(37.2%)로 가장 많다. 하지만 40대 1069가구(26.8%), 30대 501가구(12.6%) 등 '30·40세대'가 전체의 40%나 차지한다. 귀농인들이 젊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전쟁 후 1955~1963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와 함께 농촌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는 추세에 최근에는 30·40대가 농촌의 발전 가능성을 바탕으로 전문 농업인을 꿈꾸며 귀농행렬에 가세하고 있다.

귀농 전 직업은 자영업 1278명(32.1%), 사무직 702명(17.6%), 생산직 515명(12.9%), 무직 253명(6.3%), 건설건축 202명(5.1%), 주부 175명(4.4%), 공무원 105명(2.6%) 등으로 나타났다.



김주령 경북도 농업정책과장은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는 고령화되고 침체된 농촌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정부도 귀농귀촌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만큼 귀농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농업경영의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으로 훈련된 농어업인 리더 육성 = 경북도는 귀농정책과 함께 농민교육 정책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북농민사관학교'와 '경북농어업 청년리더 1만명 양성 프로젝트'다. 2007년 3월 문을 연 경북농민사관학교는 농어업인 교육을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다양하게 편성했다. 시대변화와 수요조사에 따라 농어업인들이 매년 듣고싶은 과정을 직접 골라서 들을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덕분에 농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공약으로 전국에서 처음 개설한 경북농민사관학교는 지역대학과 연구기관 등 12개 교육기관·단체에 각 전공과정을 위탁해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수요조사와 평가를 통해 새로운 과정을 개설하거나 폐과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경북도는 교육비의 90% 이상을 부담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919명의 농업전문가를 배출했다. 오는 2020년까지 2만명의 '농어업 전문 CEO'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경북도는 지난 9월부터 농민사관학교를 재단법인으로 독립시켜 교육의 내실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성과 실용성을 강화한 교과과정을 확대했다. 기초, 심화, 최고리더 등 수준별 교육이 가능하도록 교과과정도 개편했다.

농어업인 청년리더 1만명 양성프로그램도 주목받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8월 농어업계 고등학교 및 경북도립대 졸업생을 농어업 청년리더로 육성하기 위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는 2037년까지 25년 동안 매년 400명씩 농어업 지도자들을 키워내기로 했다.

우선 정원기준으로 한국생명과학고 150명, 김천생명과학고 180명, 한국산림과학고 50명, 해양과학고 25명, 경북도립대(축산과) 20명 등을 해마다 정예 농어업 인력으로 배출할 계획이다. 이들 중 졸업 후 3년 동안 영농에 종사한 사람들은 경북대 농산업학과에 무시험으로 입학할 수 있는 특례를 주고 경북형 마을영농 CEO로 활동할 수 있도록 농민사관학교 교육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할 예정이다. 영농기반 자금도 2억원까지 저리로 대출해 주기로 했다.

최 웅 경북도 농수산국장은 "현재 농어촌지역은 농어업인력의 고령화로 40대 이하 후계인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도농간 소득격차뿐만 아니라 농가소득의 양극화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농어업 청년리더 양성을 꼽고 이 일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관련기사]
- 농어촌의 미래, 인재양성에 달렸다
- "농사일 즐길 줄 알아야 진짜 농부죠"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