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풀뿌리 나라사랑 독도사랑

지역내일 2012-10-16

박춘희/서울 송파구청장

송파에는 역사의 흔적들이 많다. 송파동에 위치한 행어사이공건창영세불망비(行御史李公建昌永世不忘碑)도 그렇다. 이 비석은 조선말기 최고의 문장가인 영재(寧齋) 이건창(李建昌)이 송파지역에 어사로 부임했을 당시의 공덕을 기려 백성들이 직접 세운 기념비다. 이건창은 관리들의 비행을 폭로하고, 흉년을 당한 백성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해주는가 하면 세금을 감면해주면서 시름에 빠진 백성들을 달랬다.

백성들에게 위민(爲民)의 표상이었던 이건창을 말하면서 또 한 가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그의 애국심이다. 이건창은 훗날 한성부소윤으로 있으면서, 청과 일본의 무차별적인 부동산 매입을 우려해 백성들을 대상으로 외국인에게 집과 토지를 팔 수 없도록 했다. 청국이 반기를 들었으나 국토가 침탈당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그의 의지를 끝내 꺾지 못했다.

'태극기 달기' '애국가 부르기' 캠페인

이처럼 옛 우리 선비들, 특히 지방 목민관들에게 애국과 애민은 기본적인 소양이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부임육조에서 辭陛出門 慨然以酬民望 報君恩 設于乃心(사폐출문 개연이수민망 보군은 설우내심)이라 썼다.

목민관이 부임에 앞서 백성들의 여망에 부응하고 임금의 은혜에 보답할 것을 마음속에 굳게 다짐해야 한다는 말이다. 당시가 군주 주권 시대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임금이란 곧 지금의 국가 그 자체다. 결국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목민관이 가져야할 초심이라는 것이다.

구청장으로서 요즘 주민들에게 부쩍 강조하기 시작한 것도 나라사랑의 마음이다. 우리의 국가관은 끊임없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이웃나라의 극우주의 국가관에 비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애국가를 외우지 못하는 주민들, 태극기를 그리지 못하는 학생들,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설명하지 못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과 함께 나라사랑의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

이내 '태극기 달기', '애국가 부르기'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태극기 거리를 지정하고, 국경일이 되면 태극기 달기, 태극기 그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동 주민센터에, 그리고 골목마다 주민들과 아이들이 직접 제작하고, 게양한 크고 작은 태극기가 걸렸다.

구청 앞에는 태극기 나무와 태극기 동산이 생겼다. 애국가를 부를 기회도 늘려가고 있다. 구청에서 주관하는 모든 행사에는 애국가 제창 순서를 빠뜨리지 않고 있다. 참석한 주민들에게는 그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를 유도했다.

구청에서 주관하는 행사에는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시시콜콜 트집을 잡는 주민도 있다. 그러나 이 나라사랑 캠페인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볼멘소리를 내거나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다. 누구나 즐겁게 동참하는 모습에서 나라사랑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실역 대합실에 가면 독도 모형을 볼 수 있다. 실물의 700분의 1 크기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촛대바위, 부채바위, 닭바위, 미역바위…. 바위 하나하나의 이름도 아름답고 그리운 우리말 이름이다.

독도사랑도 지역에서부터 시작해야

잠실역을 지나면서 항상 꼭 한 번 독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200년 전 어사 이건창이 그랬고, 우리 주민들이 함께했던 나라사랑 캠페인이 그러했듯, 독도사랑도 지역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혹독한 겨울바다의 칼바람이 불기 전에 독도경비대원들에게 작지만 따뜻한 온정이라도 보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마침 독도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비자를 받거나 외교채널을 통해 협조할 일도 없다. 독도는 우리나라 땅이기 때문이다. 백두산 천지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느꼈던 벅찬 감동을 이제 동해바다 외딴 섬 독도에서 수십 명의 독도경비대원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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