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DMZ평화생명동산 생명캠프 개설
봄·여름·늦여름·가을·겨울 등 5행수련실
탐방로 옆으로는 열목어가 헤엄치는 인북천 상류의 맑은 계곡, 양쪽 산 능선엔 잎을 떨군 늦가을의 나목들. 하늘은 푸르고 이따금씩 계곡을 스치는 바람소리만 들릴 뿐 사방이 고요하다.
<(사)한국DMZ평화생명동산 정성헌 이사장>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향로봉·건봉산 천연보호구역 탐방로의 한적한 모습이다.
이곳을 안내한 (사)한국DMZ평화생명동산 정성헌 이사장은 "강원도 인제군 일대는 도시지역보다 공기중 산소가 최대 3% 정도 많다"며 "DMZ는 도시 생활에 찌든 사람들이 마음껏 숨쉬며 편하게 쉴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라고 말한다.
올해로 개관 3년을 맞은 DMZ평화생명동산이 DMZ 평화생명교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9월 18일 개관한 DMZ평화생명동산에는 3년 동안 총 1만9090명의 교육생이 다녀갔다. 이 가운데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총 90개국에서 온 1331명의 외국인 교육생들도 있다. 이에 따른 교육 참가비로 4억16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DMZ평화생명동산은 세 가지 큰 목표를 갖고 있다.
첫 번째는 '교육운동'이다. DMZ 일원의 생태계 및 역사문화, 평화와 통일의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활동이다.
두 번째는 '지역현장운동'. DMZ 일원의 생태계 보전과 접경지역의 생명순환적인 발전을 목표로 주민들과 연대협력하는 일이다.
세 번째는 전세계 유일한 분단지대인 DMZ 일원을 단절과 대결에서 연결과 공존으로, 더 나아가 세계적인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국제협력운동'이다.
◆"어려운 이웃 위해 더 따가세요" = 정성헌 이사장은 "지금까지 화합과 평화를 위한 6·25전쟁 60주년 행사, 서화평화도서관 건립과 인제나눔과수원 조성, 2012 DMZ국제평화생명문화제 등 지역현장운동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런 운동에 인제 지역민들이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 이사장은 실제 도서관을 추진하면서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우리가 만들고 여러분들이 도움을 준다면 여러분은 손님이 될 것이고, 여러분이 만들면 도서관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그랬더니 지역의 40~50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화 사람들이 나서서 건립한 서화평화도서관은 요즘 인근 군부대 장병들도 즐겨찾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나눔과수원운동도 재미있다. 버려진 공한지에 과일나무 묘목을 심는 운동인데, 과수원 앞에 이런 글귀가 붙는단다.
"1) 누구나 따 가세요. 2)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 5개 더 따가세요."

<대곡리에서 백두대간 향로봉에 이르는 천연보호구역 탐방로>
이런 과수원이 가능할까? 그런데 인제에 이런 과수원이 3개나 생겼단다. 이런 지역운동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올해 지역지도자교육에는 5명의 군청 공무원이 교육생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DMZ평화생명동산은 우수한 교육을 위해 국·영문 교육영상과 교재 7종을 제작했고, 인제 DMZ 일원의 명소들과 연계한 다양한 생태교육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유엔(UN) 산하기관인 국제연합대학(UNU) '지속가능발전교육(Regional Center of Expertise on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지정을 추진, 지난 5월 환경부로부터 'DMZ와 함께하는 평화생명 배움터' 프로그램이 환경교육프로그램으로 인증받았다.
8월에는 우프(WWOOF, World 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 코리아의 한국우프 호스토로 가입했다.
이후 미국 대만 독일 일본 등 다양한 우퍼들이 DMZ평화생명동산을 찾아와 평화·생명의 중요성, 한국의 유기농업, 접경지역의 삶과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고 있다.

<인북천 계곡. 우리나라에서 열목어를 가장 많이 관찰할 수 있는 하천 가운데 하나다.>

<향로봉 천연보호구역 탐방로에서 발견한 '삵' 발자국.>

<DMZ평화생명마을 전경. 지붕은 잔디, 벽체는 페인트가 필요없는 녹슨 철판이다.>

<오행수련실 '봄'. 우리 몸의 기운과 땀구멍을 열어주는 첫번째 방이다.>
◆다섯 계절로 이름지은 5개 방 = DMZ평화생명동산은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서화리 점고개 접경지역, 원통에서 16㎞ 북쪽에 위치한다.
12만4210㎡의 넓은 부지에 전시관, 교육관, 명상원, 도서관, 생명살림오행동산, 숙소 등이 자리잡았다. 전체적인 마을 디자인은 건축가 승효상씨가 했다.
건물 옥상에 잔디를 심고 마을에서 쓰는 전기에너지는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하는 등 '생명에 이로운 건축'으로 지어졌다.
정성헌 이사장이 요즘 특히 고민하는 분야는 '생활건강'이다. '봄/여름/늦여름/가을/겨울' 다섯 계절의 순환 원리에 따라 설계, 최근 완공된 오행수련실도 그런 고민의 하나다.
다섯 계절로 이름지은 5개 방은 제각기 다른 '온도/색깔/음향/향기'를 갖는다.
봄방은 따뜻하다. 따뜻한 기운으로 우리 몸을 열어주는 방이다. 전체적으로 푸른색을 띠고 벽은 편백나무로 마감했다. 원적외선 난방에 로즈마리향이 은은하다.
여름방은 뜨겁다. 실내공기가 60℃가 넘는다. 뜨거운 붉은 팥을 상징하는 붉은색이다. 여성들만 이용하는 늦여름방은 좌욕실, 가을방은 닫는 방으로 시원한 공기가 땀을 식혀준다. 마지막 겨울방은 족욕으로 전체 프로그램을 마무리한다.
정성헌 이사장은 "개인/사회/지구의 건강이 하나라는 생각으로 오행수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평화생명동산이 세계적인 평화생명의 배움터가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활동에 더욱 내실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인제=글·사진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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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늦여름·가을·겨울 등 5행수련실
탐방로 옆으로는 열목어가 헤엄치는 인북천 상류의 맑은 계곡, 양쪽 산 능선엔 잎을 떨군 늦가을의 나목들. 하늘은 푸르고 이따금씩 계곡을 스치는 바람소리만 들릴 뿐 사방이 고요하다.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향로봉·건봉산 천연보호구역 탐방로의 한적한 모습이다.
이곳을 안내한 (사)한국DMZ평화생명동산 정성헌 이사장은 "강원도 인제군 일대는 도시지역보다 공기중 산소가 최대 3% 정도 많다"며 "DMZ는 도시 생활에 찌든 사람들이 마음껏 숨쉬며 편하게 쉴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라고 말한다.
올해로 개관 3년을 맞은 DMZ평화생명동산이 DMZ 평화생명교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9월 18일 개관한 DMZ평화생명동산에는 3년 동안 총 1만9090명의 교육생이 다녀갔다. 이 가운데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총 90개국에서 온 1331명의 외국인 교육생들도 있다. 이에 따른 교육 참가비로 4억16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DMZ평화생명동산은 세 가지 큰 목표를 갖고 있다.
첫 번째는 '교육운동'이다. DMZ 일원의 생태계 및 역사문화, 평화와 통일의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활동이다.
두 번째는 '지역현장운동'. DMZ 일원의 생태계 보전과 접경지역의 생명순환적인 발전을 목표로 주민들과 연대협력하는 일이다.
세 번째는 전세계 유일한 분단지대인 DMZ 일원을 단절과 대결에서 연결과 공존으로, 더 나아가 세계적인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국제협력운동'이다.
◆"어려운 이웃 위해 더 따가세요" = 정성헌 이사장은 "지금까지 화합과 평화를 위한 6·25전쟁 60주년 행사, 서화평화도서관 건립과 인제나눔과수원 조성, 2012 DMZ국제평화생명문화제 등 지역현장운동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런 운동에 인제 지역민들이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 이사장은 실제 도서관을 추진하면서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우리가 만들고 여러분들이 도움을 준다면 여러분은 손님이 될 것이고, 여러분이 만들면 도서관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그랬더니 지역의 40~50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화 사람들이 나서서 건립한 서화평화도서관은 요즘 인근 군부대 장병들도 즐겨찾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나눔과수원운동도 재미있다. 버려진 공한지에 과일나무 묘목을 심는 운동인데, 과수원 앞에 이런 글귀가 붙는단다.
"1) 누구나 따 가세요. 2)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 5개 더 따가세요."

<대곡리에서 백두대간 향로봉에 이르는 천연보호구역 탐방로>
이런 과수원이 가능할까? 그런데 인제에 이런 과수원이 3개나 생겼단다. 이런 지역운동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올해 지역지도자교육에는 5명의 군청 공무원이 교육생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DMZ평화생명동산은 우수한 교육을 위해 국·영문 교육영상과 교재 7종을 제작했고, 인제 DMZ 일원의 명소들과 연계한 다양한 생태교육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유엔(UN) 산하기관인 국제연합대학(UNU) '지속가능발전교육(Regional Center of Expertise on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지정을 추진, 지난 5월 환경부로부터 'DMZ와 함께하는 평화생명 배움터' 프로그램이 환경교육프로그램으로 인증받았다.
8월에는 우프(WWOOF, World 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 코리아의 한국우프 호스토로 가입했다.
이후 미국 대만 독일 일본 등 다양한 우퍼들이 DMZ평화생명동산을 찾아와 평화·생명의 중요성, 한국의 유기농업, 접경지역의 삶과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고 있다.

<인북천 계곡. 우리나라에서 열목어를 가장 많이 관찰할 수 있는 하천 가운데 하나다.>

<향로봉 천연보호구역 탐방로에서 발견한 '삵' 발자국.>

<DMZ평화생명마을 전경. 지붕은 잔디, 벽체는 페인트가 필요없는 녹슨 철판이다.>

<오행수련실 '봄'. 우리 몸의 기운과 땀구멍을 열어주는 첫번째 방이다.>
◆다섯 계절로 이름지은 5개 방 = DMZ평화생명동산은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서화리 점고개 접경지역, 원통에서 16㎞ 북쪽에 위치한다.
12만4210㎡의 넓은 부지에 전시관, 교육관, 명상원, 도서관, 생명살림오행동산, 숙소 등이 자리잡았다. 전체적인 마을 디자인은 건축가 승효상씨가 했다.
건물 옥상에 잔디를 심고 마을에서 쓰는 전기에너지는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하는 등 '생명에 이로운 건축'으로 지어졌다.
정성헌 이사장이 요즘 특히 고민하는 분야는 '생활건강'이다. '봄/여름/늦여름/가을/겨울' 다섯 계절의 순환 원리에 따라 설계, 최근 완공된 오행수련실도 그런 고민의 하나다.
다섯 계절로 이름지은 5개 방은 제각기 다른 '온도/색깔/음향/향기'를 갖는다.
봄방은 따뜻하다. 따뜻한 기운으로 우리 몸을 열어주는 방이다. 전체적으로 푸른색을 띠고 벽은 편백나무로 마감했다. 원적외선 난방에 로즈마리향이 은은하다.
여름방은 뜨겁다. 실내공기가 60℃가 넘는다. 뜨거운 붉은 팥을 상징하는 붉은색이다. 여성들만 이용하는 늦여름방은 좌욕실, 가을방은 닫는 방으로 시원한 공기가 땀을 식혀준다. 마지막 겨울방은 족욕으로 전체 프로그램을 마무리한다.
정성헌 이사장은 "개인/사회/지구의 건강이 하나라는 생각으로 오행수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평화생명동산이 세계적인 평화생명의 배움터가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활동에 더욱 내실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인제=글·사진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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