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배석자 없이 만난다고?

지역내일 2012-11-09

18대 국회에서 맹활약한 전직 모 국회의원은 지난 6일 문재인-안철수 회동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배석자 없이 만난다고? 이래도 돼?"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이들이 배석자 없는 회동을 하는 게 바람직한가라는 문제제기였다.

양측 모두에 물었다. "편하게 의사소통하기 위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안철수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신뢰의 문제"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록을 찾아봤다. 지난 9월 2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100분간 독대했다. 당연하게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브리핑은 민생에 관한 이야기'만' 했다는 짤막한 내용이 전부였다. 민주당 김 현 대변인은 "새누리당 발표대로 대화가 오고갔다면 굳이 배석자 없이 단 둘이 만남을 가질 이유가 있었는지 의아스럽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 봤다. 2006년 5월 18일 국정브리핑에 친노 핵심 양정철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기고문을 실었다. 제목은 '동아일보여, 그렇게 한가한가'였다. 내용은 이랬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독대금지 원칙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 원칙은 음험한 저의가 있거나 대통령의 독특한 취향에서 비롯된 게 아닙니다. 시대의 요구였습니다."

이어진 설명을 보자. "독대가 가신정치, 안방정치, 밀실정치의 산물이었기에 폐지한 것입니다. 정치의 투명성, 정책결정과정의 합리성을 높이기 위함이었습니다." 논리를 강화하기 위한 문장도 보인다. "중요 정책 결정은 독대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함께 협의하는 과정, 회의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게 맞습니다. 그게 민주주의입니다."

지난 6일 문재인-안철수 회동이 역사적 정당성을 갖는다는 야권의 주장을 백번 받아들인다 해도 양 전 비서관이 주장한 논리대로라면 절차적 정당성을 주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두 사람은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후보로 만난 것이다. 자연인이 아니다. 굳이 새누리당 식의 '밀실야합' 비난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배석자 없는 독대'가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 주목을 끌지는 몰라도 민주주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국민들은 12월 19일 투명하면서도 예측가능한 의사결정을 존중하는 대통령이 탄생하길 바랄 것이다.

정치팀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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