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뉴욕 큐레이터 분투기] 현실과 타협하기엔 삶은 소중하다

지역내일 2012-10-19

아트북스/마샤 터커 지음/배은경 옮김/1만8000원

꿈을 이루고 싶다면 노력하라. 너무나 교과서적인 말이라, 희망은커녕 오히려 의기가 저하된다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미국 현대미술을 이끈 장본인이자 휘트니 미술관 최초의 여성 큐레이터, 뉴욕 최초의 동시대미술 갤러리 뉴뮤지엄 설립자. 다양한 타이틀을 자랑하는 마샤 터커(1940-2006)의 진취적인 삶을 재조명했다.

1960년대 미국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사회에 진출하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샤는 냉정한 세상과 타협하는 대신, 더 큰 미래를 품었다. 잡부나 다름없는 일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전시를 기획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늘 새로움에 도전했다.

미술계의 밑바닥부터 시작해 1969년 휘트니 미술관 최초의 여성 큐레이터가 된 마샤.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던 동시대미술의 활로를 펼치기 위해 다양하고 이색적인 기획 전시들을 선보였다. 숨은 예술가들을 찾아내기 위해 미국 전역을 횡단하는 일은 다반사였다.

하지만 그녀의 이런 시도들은 당시 보수적이던 미술계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들었다. 오히려 1976년 '너무나 낯설고 실험적인 기획으로 논란과 화제를 몰고 다닌다'는 휘트니 미술관에서 해고를 당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해고로 주저앉을 법도 한데, 마샤는 오히려 더 큰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자신만의 시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새로운 미술관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뉴욕 최초의 동시대 미술 갤러리 '뉴뮤지엄'이다.

혹자는 이렇게 물을 수 있다. 마샤 터커의 유전자에는 남과 다른 독특함과 근성이 내재되어 있는 건 아니냐고. 누구나 그렇게 할 수는 없다는 볼멘소리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삶이란 공짜로 얻는 점심이 아니다. 소중한 만큼 호락호락하게 곁을 내주지 않는, 새초롬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만큼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바쁜 일상에 지쳐 손가락 하나 들 힘조차 없다면 마샤가 일기장에 쓴 말을 몇 번이고 되뇌여 보자.

"내 몸이 나를 배신한다. 내 몸은 나이가 들어가는데, 나는 아직 그렇지 않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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