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대건설 출자전환 압박효과 의문

MH현대그룹 지주회사 건설 탈락하고 상선 부상

지역내일 2000-11-06 (수정 2000-11-06 오후 5:29:40)
◇현대보다 초조한 정부=정부의 출자전환 방침은 진성어음 결제자금 등 신규자금 지원중단을 골자로 하는
현대건설 처리방안을 발표한지 이틀만에 나온 조치이다. 정부는 현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대외신
인도가 급격히 하락해 수십년간 쌓아온 해외건설시장을 외국기업에 송두리째 빼앗기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
다. 현대건설이 감자와 출자전환을 받아들이면 현대건설의 주인과 경영진만 바뀔 뿐 해외시장에서 현대건설
의 신인도와 영향력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결국 현대가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었을 때 이미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을 방향으로 잡고 한편으로 특혜
시비를 잠재우고 다른 한편으로 MH현대가 계열사를 정리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BJR 정몽헌 회장=현대건설 고위 관계자는 여권 고위 관계자에게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 싶다”고 밝혔
다. 정몽헌 회장도 현대건설에서 마음이 떠난 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연말까지 진성어음 1조
6000억원, 외화대출 3000억원, 제2금융권 대출금 2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정몽헌 회장은 대부
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다. 최근 급거 귀국했지만 제2금융권이나 정부가 요구하는 ‘가족지원’을 이끌
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외부로는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몽헌 회장이 버티는 이유=지난 5월 현대유동성 위기 때 3부자 퇴진 방안을 내놓자 받아들였고, 8월에
도 세 번째 자구안을 받아들였다. 지난달에도 정부는 현대의 자구안을 별다.른 요구 없이 수용했다. 이 때문
에 정부가 현대의 버티기에 끌려 다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현대건설에서 마음이 떠난 지 오래
된 정몽헌 회장이 끝까지 버티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그룹의 새로운 지주회사인 ‘현대상선’만이라도 확
실히 챙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MH현대 지주회사는 상선=1일 MH계열 4개 계열사가 급격한 지분변동을 일으켰다. 이 결과 현대건설은
사실상 그룹의 모회사 지위에서 탈락하고 상선이 1대 지주회사로 부상했다.
증권거래소는 2일 현대종합상사가 지난 1일 계열사인 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엘리베이터 주식 44만3409주
(7.9%)를 31억8000만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엘리베이터에 대한 종합상사의 지분율은 종전
14.23%에서 22.13%로 크게 늘어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더욱 강화했다.
또 건설은 MH계의 2차 지주회사격인 상선주식 2459만여주(23.86%)중 1563만주(15.16%)를 380억
원에 엘리베이터에 매각했다. 이로써 엘리베이터는 지분이 8.70%로 줄어든 건설을 제치고 상선의 최대주
주로 올랐다. 대신 건설측에 38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한 셈이다.
이 같은 지분변동에 따라 건설이 사실상 계열 모회사로부터 탈락하고 하나의 계열사로 내려앉은 셈이다. 대
신 2대 지주회사이던 상선에 대해선 건설 대신 엘리베이터가 15.16%가 됐다. 하지만 자사주로 18.42%
보유하고 있어 상선의 현 지배구조에서 목소리를 세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선이 엘리베이터 지분을 종합상사에 매각한 것은 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보호하면서도 출자규모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자와 증권 주식을 대량 자전거래함으로써 출자규모를 대폭 낮췄던 상선은 이번
에도 출자규모를 줄임으로써 또 다른 출자의 기회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상선은 사실상 건설에 이은 2대 지주회사에서 1대 지주회사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
다. 상선 관계자는 “엘리베이터가 상선의 최대 주주가 됐지만 이는 큰 의미가 없다”며 “상선이 전자와 증
권 등 핵심 계열사 주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 상선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는 유지되는 셈”이라고 말했
다.
◇현대건설 여신현황은=현대건설이 신규자금 지원 없는 서바이벌게임이 돌입했다. 현대건설의 금융기관 차
입금은 3조4000억원. 이 가운데 2금융권이 전체의 30% 정도인 1조원을 갖고 있다. 2금융권이 8일로 예
정된 전체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서 75%이상 찬성하지 않으면 현대건설은 부도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현대건설은 매달 돌아오는 2000억원 안팎의 진성어음을 현찰로 내주어야 한다. 6일 회수요구가 들어올
8000만달러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 자금마련도 불투명한 실정이어서 이를 1주일 연장하더라도 진
성어음 결제가 기다리는 11월 중순쯤 현대건설은 또한 차례의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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