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최영희 발행인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2001년을 접으며 한 NGO의 초청장에 쓰여진 이 인사말이 그렇게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카드마다 쓰여진 ‘평화’라는 말이 이처럼 새삼스럽기는 독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서로서로 드리는 기원과 희망도 평화가 전제되어야 가능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긴 듯한 전쟁’을 치른 후 힘의 과시가 극에 달한 미국의 거칠 것 없는 행보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테러 징치(懲治)의 틈에서 군사강국의 깃발을 꽂으려는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용인이 더 안타깝습니다.
내일신문에게 2001년은 특별한 해였습니다.
7년의 주간지 시대를 마감하고 2000년 10월 일간지로 재 창간한 후, 언론시장의 엄혹함 때문에 지난 1년은 진입장벽을 뛰어넘는 자격시험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다행히 내일신문 식구들의 헌신과 참고 기다려 주시는 독자 여러분들의 애정 덕분에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신문이 제 궤도를 잡아가고 경영 측면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2001년 벽두의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으로부터 시작된 언론사 세무조사는 막 첫발을 내디딘 내일신문도 예외일 수 없었고, 이 때문에 정부와 언론사간의 갈등, 또 유래 없이 일부 언론사간의 갈등으로까지 번져 언론이 국민의 눈총을 심하게 받아야만 했습니다. 대개 관망자였던 언론이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서 사건의 주역이 되기도 했던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새해 새 기분으로 새로운 ‘결심’들을 많이 하는데 반드시 이루도록 노력하고 기원해야 하지만 새해가 모두에게 희망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꿈틀거림으로 허망한 부자를 꿈꾸고, 불로소득이 판을 쳐 땀흘려 일한 사람들을 억울하게 만들 것 같습니다.
두 번의 큰 선거는 또다시 국민을 갈라서게 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불법선거운동은 국민들을 실망시킬지 모릅니다.
해를 넘겨도 끝나지 않고 너무 많아 이젠 기억하기도 힘들지만, 아직 남아있는 ‘게이트’들이 막바지 갈등 속에서 툭툭 터질 것이 뻔하기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정치·경제 지도자들을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연말에, 기자공채 공고 마감 후 서류심사가 있었습니다. 우선 쌓여있는 서류 자체가 너무 많아 가슴아팠습니다. 관계자들이 필기시험 대상자를 선발하는 서류 심사에서 제외시킨 사람들에게 한 명이라도 더 시험 볼 기회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탈락자를 대상으로 직접 재심사를 해 보았습니다.
한참 패기만만해야 할 젊은이들, 그러나 이들이 쓴 실업의 고통과 두려움이 절절히 배어있는 자기 소개서를 읽으면서 세상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이 젊은이들이 이력서를 들고 전전긍긍하게 만든 어른들은, 지금 자고 새면 터지는 게이트의 리스트에 혹시 자신의 이름이 올랐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내일신문도 새해 소박한 꿈의 하나로 함께 ‘밥’먹고 함께 ‘일’하며 ‘꿈’을 실현할 식구들을 더 많이 품어 안을 수 있도록, 즉 새로운 고용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해 봅니다.
어린 시절에 새 공책을 사면 첫 장의 글씨는 깨끗이 썼습니다. 이처럼 새해 새아침의 결심이 짧지 않도록 내일신문은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주주 독자 여러분들의 가정과 직장의 평화, 그리고 이를 위한 우리 사회의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적은 부분이나마 맡은바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최영희 발행인
최영희 발행인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2001년을 접으며 한 NGO의 초청장에 쓰여진 이 인사말이 그렇게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카드마다 쓰여진 ‘평화’라는 말이 이처럼 새삼스럽기는 독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서로서로 드리는 기원과 희망도 평화가 전제되어야 가능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긴 듯한 전쟁’을 치른 후 힘의 과시가 극에 달한 미국의 거칠 것 없는 행보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테러 징치(懲治)의 틈에서 군사강국의 깃발을 꽂으려는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용인이 더 안타깝습니다.
내일신문에게 2001년은 특별한 해였습니다.
7년의 주간지 시대를 마감하고 2000년 10월 일간지로 재 창간한 후, 언론시장의 엄혹함 때문에 지난 1년은 진입장벽을 뛰어넘는 자격시험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다행히 내일신문 식구들의 헌신과 참고 기다려 주시는 독자 여러분들의 애정 덕분에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신문이 제 궤도를 잡아가고 경영 측면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2001년 벽두의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으로부터 시작된 언론사 세무조사는 막 첫발을 내디딘 내일신문도 예외일 수 없었고, 이 때문에 정부와 언론사간의 갈등, 또 유래 없이 일부 언론사간의 갈등으로까지 번져 언론이 국민의 눈총을 심하게 받아야만 했습니다. 대개 관망자였던 언론이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서 사건의 주역이 되기도 했던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새해 새 기분으로 새로운 ‘결심’들을 많이 하는데 반드시 이루도록 노력하고 기원해야 하지만 새해가 모두에게 희망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꿈틀거림으로 허망한 부자를 꿈꾸고, 불로소득이 판을 쳐 땀흘려 일한 사람들을 억울하게 만들 것 같습니다.
두 번의 큰 선거는 또다시 국민을 갈라서게 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불법선거운동은 국민들을 실망시킬지 모릅니다.
해를 넘겨도 끝나지 않고 너무 많아 이젠 기억하기도 힘들지만, 아직 남아있는 ‘게이트’들이 막바지 갈등 속에서 툭툭 터질 것이 뻔하기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정치·경제 지도자들을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연말에, 기자공채 공고 마감 후 서류심사가 있었습니다. 우선 쌓여있는 서류 자체가 너무 많아 가슴아팠습니다. 관계자들이 필기시험 대상자를 선발하는 서류 심사에서 제외시킨 사람들에게 한 명이라도 더 시험 볼 기회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탈락자를 대상으로 직접 재심사를 해 보았습니다.
한참 패기만만해야 할 젊은이들, 그러나 이들이 쓴 실업의 고통과 두려움이 절절히 배어있는 자기 소개서를 읽으면서 세상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이 젊은이들이 이력서를 들고 전전긍긍하게 만든 어른들은, 지금 자고 새면 터지는 게이트의 리스트에 혹시 자신의 이름이 올랐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내일신문도 새해 소박한 꿈의 하나로 함께 ‘밥’먹고 함께 ‘일’하며 ‘꿈’을 실현할 식구들을 더 많이 품어 안을 수 있도록, 즉 새로운 고용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해 봅니다.
어린 시절에 새 공책을 사면 첫 장의 글씨는 깨끗이 썼습니다. 이처럼 새해 새아침의 결심이 짧지 않도록 내일신문은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주주 독자 여러분들의 가정과 직장의 평화, 그리고 이를 위한 우리 사회의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적은 부분이나마 맡은바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최영희 발행인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