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용 논설주간
약혼을 하고도 혼수 등을 둘러싼 마찰로 결혼을 못할 수도 있다. 이와 마찬가기로 야권단일화를 약속하고도 야권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지난 주 '협상 중단'을 보며 혹시 이번 단일화가 불발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는 국민도 많았다.
그러나 역시 정치는 생물인가. 18일의 '문재인-안철수 극적 2차회동'을 보면서 국민들은 '단일화'는 역시 성사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았다. 시간이 없음을 감안하면 여론조사 방식이 유력해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여론조사의 경우 어떤 문항으로,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결정되므로 두 진영간 치열한 다툼이 예상됐다. 여기에 여론조사 시점도 충돌했다. 문 후보의 경우 '주중'을 선호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주말'을 선호했다. 그러나 TV토론이 21일 밤 진행되는 만큼 22-24일 여론조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말 정치는 생물인가.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안철수 후보 쪽에서 '여론조사 50%+공론조사 50%'를 제안하면서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쪽에서 이 제안이 "과연 공정한가"라면서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단일화 성공 = 대선승리"는 아니다
야권단일화는 결국 성공할 것인가. 물론 다시 단일화 룰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각각 자기 길을 갈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당수 국민은 문 후보와 안 후보는 같은 배를 탔으므로 헤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기에 유불리를 지나치게 따지기보다는 결국 단일화에 합의하리라는 것이다.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것이다.
이에 야권 일각에서는 정권교체는 필연이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야권단일화는 다른 이슈를 모두 삼켜버렸으므로 '아름다운 단일화' 성공후 벌어진 격차를 유지, 12월 19일 승리의 축배를 들 수 있다고 장담한다. 이들은 이번 대선 4대변수인 수도권 40대 무당층 중도 등 4대 변수가 모두 야권 성향이어서 야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다수의 정치전문가들은 보수층과 50,60대의 경우 결속돼있는데다 투표율도 높을 것인데 진보층과 20.30대의 경우 야권후보를 심정적으로 지지는 해도 막상 투표장에 가지 않는 사례가 많아 야권이 단일화한다해도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야권은 단일화를 하는 한편 박근혜 후보를 이길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해야하는데 단일화에만 매달려 이를 못했던 것도 실수였다는 것이 정가의 중론이다. 이에 '야권단일화=필승'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 야권단일화가 대선 필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약속시한인 대선등록일까지 두 후보가 '통 큰 양보'를 하는 등 아름다운 단일화를 하고 12월 19일 승리를 위해 합심하면 그 날 축배를 들 수는 있다. 그러나 약속일까지 단일화를 못하고 방식 등을 놓고 지루한 협상을 계속할 경우 여론은 돌아설 것이다. 후보 검증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한 유권자들은 여권의 이벤트 정치 공세에 마음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단일화' 말고도 변수는 있다. 대선기간중의 TV토론은 부동층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투표율 또한 최종변수로 70%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이밖에 진보후보인 심상정 이정희 후보의 야권단일 후보 합류여부가 변수인데 특히 이정희 후보의 야권 합류여부는 관심이다. 투표시간 연장문제도 쟁점으로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수도권 중도 40대 중간층 잡는 사람이 승리
역시 정치는 생물. 2007년 대선의 경우 이명박 우세로 일찍 판가름났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 야권이 단일화되더라도 승부는 여전히 예측불허이다. 이번 대선은 1-2%싸움인 것이다.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민심에 다가가기 위해 애쓰는 후보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권재창출이냐, 정권교체냐'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결국 남은 기간 수도권 중도 40대 중간층이라는 4대 변수의 마음을 잡는 쪽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야권단일화가 대선 최대 이슈로 모든 쟁점을 삼켜 제대로 된 검증이 실종된 상황인 만큼 제대로 된 검증을 위해서라도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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