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위기 4년, 달라진 ‘소비 우선순위’] 팍팍해진 살림살이, 먹는 것부터 줄인다

지역내일 2012-11-21 (수정 2012-11-21 오후 2:55:18)
식료품소비 6.9% 감소, 교육지출비도 9.3% 축소
이자·연금 증가탓 … 문화·운동·통신비는 급증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팍팍해진 살림살이를 꾸려가기 위해 먹는 것과 교육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크게 늘지 않은 데다 이자와 연금, 보험 등 비소비지출 분야가 급격하게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2인이상 도시근로자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가계지출은 글로벌금융위기가 시작한 2008년 3분기에 비해 4년동안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1.4%로 소득증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불황형 엥겔지수 하락 =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지출액이 4년간 6.7% 줄었다. 음식 숙박비용도 3.1% 감소했다. 전체 소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인 엥겔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엥겔지수의 일반적 해석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식료품 비중이 높아져 엥겔지수가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의 모습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허리띠를 죌 때 우선적으로 식료품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교통비 통신비 보건비를 줄여 소득부족분을 메우지만 최근엔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쉽게 줄일 수 있는 분야를 찾다가 결국 '먹는 것'을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곡물소비가 22.9% 줄었고 수산물(31.8%, 신선), 과일(16.9%), 채소(16.8%) 소비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 외식비도 줄었다. 집 밖에서 사 먹는 식사비가 3.3% 줄었고 숙박비는 2.4% 감소했다.

◆학생 학원비 4년간 18% 줄어 = 교육 지출도 9.3% 절약했다. 정규교육비는 2.5% 늘었지만 사교육비에 속하는 학원·보습교육비가 17.1%나 줄었다. 초등교육비와 고등교육비가 각각 3.2%, 3.1% 늘어난 반면 중등교육비가 3.1% 감소하면서 증가폭이 좁혀졌다. 학생들의 학원교육비가 18.0% 줄어 연평균 감소율이 4.5%에 달했다. 외국어학원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의 교육비지출도 1.8% 떨어졌다.

통신비도 23.2%나 급증했다. 통신장비지출비용이 394.4%나 늘었다. 통신서비스 비용은 17.2% 증가했다.

◆교육비보다 '삶의 질' 더 중요 = 삶의 질을 높이는 비용은 양보하지 않았다. 오락 문화비용이 22.2% 늘었다.

영상음향기기(31.4%) 정보처리장치(79.2%) 영상음향 및 정보기기수리(153.9%) 장난감 및 이미용품(32.9%) 캠핑 및 운동관련용품(25.8%) 애완동물관련물품(26.2%) 오락 및 오락서비스(14.8%) 문화서비스(25.5%) 단체여행비(140.9%) 등 여행, 운동, 뮤지컬 등 문화활동비, 캠핑, 애완동물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데에 지출비용을 큰 폭으로 늘렸다.

◆미래가 불안해 = 교육비와 식비를 줄인 뒤안길에는 가계들이 '고육지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어려움이 배어있다. 보험에 들어가는 지출이 10.5% 늘었고 연금지출액도 13.6% 증가했다. 사회보험료 납부액이 22.5% 뛰었다. 부채가 급증하면서 이자지출액도 31.5% 상승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비소비지출을 늘려놨고 소비지출 측면에서도 보건비가 8.5% 증가했다. 의약품(9.7%) 보건의료용품과 기구(24.4%) 외래의료서비스(26.6%) 기타의료서비스(21.7%)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급증했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연금 이자 등 비소비지출이 급증하면서 소비지출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는 경기 측면도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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