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훌륭한 교사가 최고의 교육환경

지역내일 2012-11-21

안양옥/한국교총 회장/서울교대 교수

2013학년 교원 임용시험이 한창이다. 교직의 꿈에 도전하는 예비교사들의 노력이 마지막 관문을 막 넘으려는 순간이다. 열정어린 예비교사들로 교육계가 생기로 가득한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야 하는 시도교육청들도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초등교사 임용 2차 시험(심층면접)을 교육학 소양 평가에서 인성과 교직적성 등 교사로서의 자질 평가 방식으로 바꿀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올 시험장에서는 인성과 교직적성 중심의 심층면접과 함께 수험생의 자기진술서를 바탕으로 한 대면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성적이 뛰어나도 심층면접에서 평가관에게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임용시험에 합격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의 이 같은 시도는 소위 '교사는 노량진 학원에서 배출된다'는 비판적 현실을 벗어나려는 의지의 출발로 보인다. 예비교사의 기본소양을 키우는 교육학이 단순 암기과목으로 변질돼 노량진 학원가에서 족집게 과외가 성행하는 등 문제점에 대한 임용시험 개선 요구도 꾸준히 제기돼 온 터다.

쉼 없이 이름을 불러주며 대화하는 교사

더욱이 최근에는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는 범사회적 운동이 일어날 만큼 인성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학교와 교사에 대한 '기대 역할'도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세계 최고의 학력에도 세계 최저 수준의 '행복지수'를 보이는 우리 학생들. 이 때문에 가출/폭력/자살에 노출되는 위기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하루 중 부모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학생들과 대면하는 교사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방송에 오르내리는 학생들의 폭력 자살의 이면에는 공통점이 있다. 학교와 가정이 공통적으로 그 사실을 잘 몰랐다는 점이다. 학부모나 교사가 학업에 대한 관심만큼 자녀와 학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상태에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있는 그대로를 보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영화 '언제나 마음은 태양'에 등장하는 흑인교사 마크 태커리, 그리고 '죽은 시인의 사회'의 영어교사 존 키팅을 보라. 이들의 공통점은 학생들을 교과서 속에, 교실 속에 가두지 않고 쉼 없이 이름을 불러주며 대화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선택하고 헤쳐 나가야 할 미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는 것이다.

훌륭한 선생님이 최고의 교육환경이다. 인터넷강의 선생님, 학원 선생님, 과외 선생님…. 선생님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교사마저 단순 지식전달자여서는 안 된다. 교육은 학생들과 치열하게 형성하는 관계 속에서 삶에 대한 지혜까지 교감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교직에의 열정과 학생들과 함께 배우고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품성이 바탕이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친근하고 이해심 많은 선생님

그런 점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인·적성 위주 심층면접은 작지만 큰 시도다. 점수 경쟁의 현행 임용시험을 인성과 적성이 중시되는 시험으로 전환하고, 교사대의 학생 선발과 양성과정에서도 인·적성 교육이 중시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또 여타 시도교육청으로도 확산되었으면 한다. 인·적성 심층면접이 본래의 취지와 효과를 잘 거둘 수 있도록 시행과정과 방법을 세밀화 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심층면접의 당사자인 예비교원과 현직 교사들 간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심층면접이 정형화 되거나, 이로 인해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의 입시과목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전형요소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스승의 날을 맞아 교총이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선생님상은 '잘 가르치는 기술이 유능한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친근감과 이해심이 많은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을 교직사회가 깊이 인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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