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동 논설고문
올해 1000만번째 외국인 관광객이 21일 입국했다. 드디어 우리나라가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았다. 사상 처음이자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7번째다. 1961년 1만명에서 1978년 100만명으로, 2000년 5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979만명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연말까지 1120만명에 이르러 세계 24위에 랭크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만큼 우리 관광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연 평균 13%정도씩 꾸준히 늘어났다는 것은 반갑고 즐거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관광수입 역시 2007년 61억달러에서 143억달러로 늘어나는 등 '굴뚝 없는 산업'으로서의 기능을 하여 국제수지흑자 쌓기에 기여했다. 특히 올해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비스 수출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지금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비롯하여 대중음악과 영화 음식문화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한류 바람과, 중일 관계의 악화여파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이 주요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 일류 브랜드효과까지 더해져 한국을 찾고 싶은 나라로 세계인의 관심 속에 자리잡혀가고 있다는 증거다.
외형적인 성장과는 달리 실속은 보잘것 없어
허나 자만할 때가 아니다. 이제 겨우 관광대국의 초입에 들어섰을 뿐 '관광선진국'으로 갈 길은 멀고 험하다. 외형적인 성장과는 달리 실속은 보잘 것이 없다. 다시 찾고 싶지 않은 싸구려 관광국의 이미지를 벗지 못해서다.
다시 찾는 재방문 비율이 2000년 43.7% 이후 계속 낮아져 지난해에는 36.1%에 그쳤다.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소비금액도 2008년 1410달러에서 1250달러로 줄어들었다. 저가 관광과 단기 체류위주로 관광상품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불만사항으로 지적되어온 숙박시설 열악, 언어 불통, 안내표지판 부족, 불친절, 택시 바가지 요금 등 부실한 관광 인프라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관광선진화에 발목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관광산업이 국민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비중은 2011년 5.2%로 세계 평균 9.1%에 한참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고용비중도 6.7%에서 5.6%로 쪼그라 들었다. 한국 GDP가 세계 15위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관광산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한국의 관광산업경쟁력은 조사대상 139개국 중 32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친절도(관광객에 대한 태도)는 125위, 관광개방성 106위, 관광자원 103위로 낮았다.
정부는 오는 2020년엔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을 유치하여 홍콩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관광대국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욕심을 낼만한 사업이다. 저성장 추세가 뚜렷해지고 장기침체기에 접어든 한국 경제 형편 아래서 시들시들하는 제조업 대안으로 관광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또 경기 활성화의 불씨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실 관광인프라와 바가지 상혼 등 개선해야
관광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매력적인 서비스업이다. 더욱이 한국은 성장여력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관광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자동차산업보다 크고 교육 통신산업과 엇비슷하다.
고용효과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세계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은 9800만명에 이르며 이는 자동차의 6배, 화학의 5배, 통신산업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창출의 보고가 관광산업이라는 이야기다.
상품수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국내 관광산업을 주력 서비스산업으로 키울 필요가 커져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실 관광인프라와 바가지 상혼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국제 회의, 의료, 전시회 등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시장의 다양화도 필요하다. 서남아시아 중동 등 신흥시장을 겨냥한 전략도 필요하다.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질 높은 관광상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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