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회귀' 새누리, 이제와 '통합' 타령 … 미적대던 민주당, 뒤늦게 '쇄신' 외쳐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사퇴하자마자 여야는 앞다퉈 "중도를 잡겠다" "안철수 지지층의 뜻을 받들겠다"고 나섰다. 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무당파·2040세대·수도권을 잡아야 이긴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진작에 잘하지"라는 비판이 나온다. 쇄신과 통합을 바랐던 안 후보 지지층의 뜻을 끝까지 모른 척하던 여야가 뒤늦게 구애에 열 올리는 건 이미 상처입은 안철수 지지층에게 두 번 생채기를 내는 꼴이란 비판이다.
◆말로는 산토끼, 실제론 집토끼 = 안철수 지지층은 중도무당파·2040세대·수도권으로 집약된다.
한국갤럽이 안 후보 사퇴 직전 실시(21일)한 양자대결 조사에서 안 후보는 중도층(안 50% 대 박 39%) 무당파(안 52% 대 박 32%) 20대(안 59% 대 박 31%) 서울(안 51% 대 박 39%)에서 박 후보를 압도했다.

<박근혜 문재인,="" 대선="" 링에="" 오르다="" 새누리당="" 박근혜(왼쪽),=""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25일="" 곧바로="" 후보자="" 등록을="" 신청하면서="" 차기="" 대통령이="" 되기="" 위한="" 링에="" 올랐다.="" 두="" 후보는="" 지난="" 24일="" 발표된="" 3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대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웃으며="" 손흔드는="" 두="" 후보.=""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이들은 이념과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쇄신과 통합을 바라는 흐름이었다. 이들은 안철수 교수를 일약 유력한 대선후보로 띄웠다. 조직과 자금이 전무한 안 후보를 대권 문 앞까지 밀고 왔다. 그들의 바람은 오로지 쇄신과 통합이었다. 대한민국과 정치를 바꾸고 찢겨진 사회를 하나로 만들자는 바람이었다. 안철수는 바람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였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선 때부터 불기 시작한 안철수 현상을 지켜보던 여야도 말로는 쇄신과 통합을 외쳤다. 입으론 안철수 현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행동은 정반대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후보선출 직후엔 중도대통합을 외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했고 전태일 기념관을 찾았다. 하지만 며칠 만에 "인혁당 판결은 두개" "정수장학회는 강탈이 아닌 헌납"이라고 외치면서 보수 본색을 드러냈다. NLL 전면전을 펼쳤고, 자유선진당·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와 손잡았다. 집토끼 지키기(보수결집) 전략이었다. 박 후보 주변에 더이상 중도와 통합이 설 자리는 없다.
민주당도 안철수 지지층을 껴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월 총선에서 자만에 빠져 당과 공천쇄신에 실패했다. 유권자는 민주당을 외면했다. 총선에서 졌지만 반성하지 않았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안 후보와 정치혁신과 기득권 포기를 합의했지만 실천에 옮기는 데는 한없이 인색했다. 이해찬 당대표 사퇴조차 한참 시간이 걸렸고, 문 후보는 후보직은 물론 당권과 의원직까지 움켜쥐고 있다.
◆부동층 된 5∼10%가 관건 = 안철수 사퇴로 도구를 잃은 안철수 지지층 상당수는 부동층으로 돌아섰다. 7∼8%에 불과하던 부동층(무응답·모르겠다)이 25일 9개 언론사조사에선 9.9∼19.6%로 늘었다. 다자구도 조사에서 20% 중반에 달하던 안철수 지지층 가운데 5∼10% 정도가 부동층으로 옮기면서 부동층이 기존의 2배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여야는 부동층으로 옮긴 5∼10%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하지만 그동안 여야가 보여준 행태에 상처입은 안철수 지지층이 바로 여야후보의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입으론 "안철수 지지층을 껴안겠다"면서도 사퇴 직후 여전히 경쟁후보를 헐뜯고 비방하는 구태를 반복했다. 그들의 표정에선 쇄신과 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찾기 힘들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새정치를 갈망하는 안철수 지지층은 그동안 여야로부터 워낙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선뜻 누구를 다시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야의) 진정성 담긴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박근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사퇴하자마자 여야는 앞다퉈 "중도를 잡겠다" "안철수 지지층의 뜻을 받들겠다"고 나섰다. 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무당파·2040세대·수도권을 잡아야 이긴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진작에 잘하지"라는 비판이 나온다. 쇄신과 통합을 바랐던 안 후보 지지층의 뜻을 끝까지 모른 척하던 여야가 뒤늦게 구애에 열 올리는 건 이미 상처입은 안철수 지지층에게 두 번 생채기를 내는 꼴이란 비판이다.
◆말로는 산토끼, 실제론 집토끼 = 안철수 지지층은 중도무당파·2040세대·수도권으로 집약된다.
한국갤럽이 안 후보 사퇴 직전 실시(21일)한 양자대결 조사에서 안 후보는 중도층(안 50% 대 박 39%) 무당파(안 52% 대 박 32%) 20대(안 59% 대 박 31%) 서울(안 51% 대 박 39%)에서 박 후보를 압도했다.

<박근혜 문재인,="" 대선="" 링에="" 오르다="" 새누리당="" 박근혜(왼쪽),=""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25일="" 곧바로="" 후보자="" 등록을="" 신청하면서="" 차기="" 대통령이="" 되기="" 위한="" 링에="" 올랐다.="" 두="" 후보는="" 지난="" 24일="" 발표된="" 3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대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웃으며="" 손흔드는="" 두="" 후보.=""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이들은 이념과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쇄신과 통합을 바라는 흐름이었다. 이들은 안철수 교수를 일약 유력한 대선후보로 띄웠다. 조직과 자금이 전무한 안 후보를 대권 문 앞까지 밀고 왔다. 그들의 바람은 오로지 쇄신과 통합이었다. 대한민국과 정치를 바꾸고 찢겨진 사회를 하나로 만들자는 바람이었다. 안철수는 바람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였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선 때부터 불기 시작한 안철수 현상을 지켜보던 여야도 말로는 쇄신과 통합을 외쳤다. 입으론 안철수 현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행동은 정반대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후보선출 직후엔 중도대통합을 외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했고 전태일 기념관을 찾았다. 하지만 며칠 만에 "인혁당 판결은 두개" "정수장학회는 강탈이 아닌 헌납"이라고 외치면서 보수 본색을 드러냈다. NLL 전면전을 펼쳤고, 자유선진당·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와 손잡았다. 집토끼 지키기(보수결집) 전략이었다. 박 후보 주변에 더이상 중도와 통합이 설 자리는 없다.
민주당도 안철수 지지층을 껴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월 총선에서 자만에 빠져 당과 공천쇄신에 실패했다. 유권자는 민주당을 외면했다. 총선에서 졌지만 반성하지 않았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안 후보와 정치혁신과 기득권 포기를 합의했지만 실천에 옮기는 데는 한없이 인색했다. 이해찬 당대표 사퇴조차 한참 시간이 걸렸고, 문 후보는 후보직은 물론 당권과 의원직까지 움켜쥐고 있다.
◆부동층 된 5∼10%가 관건 = 안철수 사퇴로 도구를 잃은 안철수 지지층 상당수는 부동층으로 돌아섰다. 7∼8%에 불과하던 부동층(무응답·모르겠다)이 25일 9개 언론사조사에선 9.9∼19.6%로 늘었다. 다자구도 조사에서 20% 중반에 달하던 안철수 지지층 가운데 5∼10% 정도가 부동층으로 옮기면서 부동층이 기존의 2배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여야는 부동층으로 옮긴 5∼10%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하지만 그동안 여야가 보여준 행태에 상처입은 안철수 지지층이 바로 여야후보의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입으론 "안철수 지지층을 껴안겠다"면서도 사퇴 직후 여전히 경쟁후보를 헐뜯고 비방하는 구태를 반복했다. 그들의 표정에선 쇄신과 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찾기 힘들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새정치를 갈망하는 안철수 지지층은 그동안 여야로부터 워낙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선뜻 누구를 다시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야의) 진정성 담긴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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