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용 칼럼] ‘촛불에 타죽는 나라에 사는 게 부끄럽다’

지역내일 2012-11-27

본지 논설주간

이명박정부는 우리가 무역8대강국에 진입했다고 자랑한다. G20회의를 주최했다고 으쓱했다. 선진국 초입에 들어섰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얼마전 전기료를 못내 촛불을 켜고 자다 할머니와 손자가 참변을 당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수입이 끊긴 상황인데도 이들은 기초수급대상자에서도 제외돼 생활고에 시달렸다. 벌써 닥친 추위에도 전기는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두꺼운 이불에 의존해 살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래도 복지 과잉인가. 지자체 공무원은 주민실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무엇을 했는가.

선진국의 조건이 경제력만은 절대 아니다. 국민의 생명존중이 최우선 아닌가. 반부패 안전 환경 시민의식과 높은 정치수준도 선진국의 조건이 아닌가.

친구인 한 정치학자는 사고 다음날 내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전기료 못낸 할머니와 손자가 촛불에 타 죽는 나라에 산다는 게 부끄럽다"고.

그는 말로만 국민을 위하는 정치가 문제라며 정치인들을 질타했다. 그는 정치를 제대로 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 아닌 국민 위에 군림하고 권력을 마구 행사하는 정치꾼을 절대 뽑아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대선전이 시작됐다. 어제 마감결과 모두 7명이 출마했다. 그러나 사실상 빅2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혈투이다. 선명한 양자구도인 것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래 우리 대선에서는 제3후보가 출마해 선거변수가 됐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2002년 노무현 이회창 대결 이래 10년 만의 양자대결이다. 혹자는 보수와 진보의 진검승부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박정희와 노무현의 대결이라고도 표현한다. 과거냐 아니면 미래냐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 많은 국민은 정권교체냐 정권재창출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새정치 바라는 국민의 기대 크다

그러나 많은 평론가는 이번 대선의 경우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면서 부동층이 된 유권자를 누가 많이 흡수하느냐가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1년 전 기존정치에 식상한 많은 국민은 '안철수 현상'을 만들었고 그가 사퇴한 뒤에도 여전히 '안철수 현상'은 남아 대선의 가장 중대한 변수가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 안철수 현상은 무엇인가. 누구는 세대교체를 말하기도 한다. 시대교체라고도 표현한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은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데 동의한다. 낡은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정치를 창조하자는 것이었다.

새 정치는 '기성정치의 무능과 과도한 갈등을 넘어서는 협력과 상생의 정치'이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민의를 올바로 대변하며 민생을 책임지는 삶의 정치'이다. 그리고 '국민주권시대를 맞아 대의민주주의에 직접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참여와 소통의 정치'이다.

그렇다. 물론 안철수의 사퇴에 실망해 12월 19일 기권하는 국민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이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의 표현이었다면 새 정치를, 정치쇄신을 잘 실현할 후보를 뽑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 시대의 과제가 경제민주화, 일자리 해결, 복지의 확대, 남북평화와 협력, 정치개혁이라면 이들을 잘 실천할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참여이다. 누가 힘들고 고단한 삶의 문제를 잘 해결할 것인지, 누가 국민을 잘 통합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것인지, 누가 낡은 정치를 탈피하고 새 정치로 새 시대를 열 것인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다. 언론매체와 SNS 그리고 TV토론을 유심히 지켜보며 새 대한민국을 열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 유세장에도 나가 후보들과 참모들의 정견을 듣고 비교하는 것도 필요하다.

TV토론 등 보고 투표권 행사해야

안철수 전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의 '새 정치 공동선언문'에서 소통과 협치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고 생산적 정치,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과감한 정당혁신으로 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새 정치와 정치쇄신을 누구보다 잘 실현할 수 있는 후보가 12월 19일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기권도 정치적 의사표현일 수는 있다. 그러나 투표권은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유권자는 반드시 투표장에 나가 새 정치를 잘 실천할 후보에게 신성한 한 표를 행사했으면 한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는 대한민국에서는 '새 정치'가 이뤄져 촛불로 인해 숨지는 할머니와 손자도 없어야 한다. 검찰청에서 검사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여성도 이제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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