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는 한겨울 … 정치권만 뜨거운 대선

지역내일 2012-11-28
대선 관심도 '바닥' … 안철수 사퇴·정치냉소·변화기대감 실종 작용

"(지역구) 유권자들이 너무 조용하다. (대선에) 관심이 없다. 중앙당에선 압도적으로 이겨야한다고 뭘 자꾸 시키는데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야 말이라도 건네지, 지금은 솔직히 흉내만 내고 있다." (새누리당 경남지역 전직의원)

"깜짝 놀랐다. 명색에 강남권인데 아침 유세에 나갔더니 행인들이 쳐다보지도 않더라. (대선에) 관심 자체가 없다. 우리 텃밭이라고 하는 곳인데, 당황스러웠다."(새누리당 강남권 현역의원)

"대선열기는 후보 주변에서나 볼 수 있는거지, 우리 주변에선 다들 무덤덤하다. 2002년에는 노풍(노무현바람)이나 수도이전 같은 게 있었다. 옛날 대선 생각하면 안된다."(민주당 충남지역 당직자)


<18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 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신사동의="" 한="" 네거리에="" 각="" 후보의="" 홍보=""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27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야는 뜨거운 유세대결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가는 곳마다 수천명의 인파가 몰리고 확성기에서 로고송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그들이 찾지 않는, 대한민국 99%는 대선 무풍지대에 머물고 있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역대 대선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유권자는 한겨울인데, 여야만 뜨거운 대선전을 벌이는 꼴이다.

민주당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27일 "현실적으로 (투표율) 65% 정도를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올해 대선 투표율이 2007년(63.0%)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본다. 역대 대선 중 최저수준에 머물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여야 스스로 유권자의 무관심을 인정하는 증거로 꼽힌다.

원인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안철수 사퇴를 꼽는다. 동국대 박명호(정치외교학) 교수는 "안철수 지지층은 평소 정치 관심도나 (후보) 충성도가 낮지만 혹시나 하는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가졌던 유권자들인데 (안 후보가 사퇴하면서) 투표 할 동력을 잃은 게 아닌가싶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안철수 사퇴가 정치 무관심 또는 저관심층을 대선판에서 내몰았다는 얘기다.

뿌리깊은 정치냉소도 꼽힌다. 새누리당 경남지역 전직의원은 "정치권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행태를 반복하면서 불거진 냉소가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변화에 대한 기대가 실종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대선 때마다 유권자들은 "저 후보가 되면 내 삶이 바뀌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었지만 실제 바뀌는 게 없다는 걸 반복확인하면서 더이상 대선에 기대를 품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변화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걸 반복하면서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학습효과가 생길수록 무관심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유권자의 대선 관심도가 반영되는 투표율은 갈수록 하향세다. 1987년 89.2%를 기록했던 대선 투표율은 1992년 81.9%, 1997년 80.7%, 2002년 70.8%, 2007년 63.0%로 하락했다.

대선 이슈와 후보간 차별성이 실종된 것도 한몫한다는 분석. 역대대선에서 '정권교체' '수도이전' '후보단일화' '경제회생' 등의 깜짝이슈들이 쏟아지고 여야간 정책 차별성이 뚜렷했지만 올해 대선에선 이슈도 없고 차별성도 없다는 것이다. 박-문 두 후보의 메시지와 정책이 '닮은 꼴'이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얘기다.

야권에선 2002년 대선 수준인 투표율 70%를 넘겨야 승산이 있다고 보고 다각적인 대책을 세우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여권에선 민심의 무관심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2030세대의 투표율 하락은 노령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여권으로선 반가운 대목일 수 있다. 투표율을 가늠할 수 있는 마지막 변수는 결국 '안철수의 귀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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