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열겠다던 박근혜-문재인 후보, 과거로 운을 떼다] ‘유신잔재’ ‘친노실세’ 낙인찍기 급급

지역내일 2012-11-28
미래비전·정책은 뒷전 … '과거 대 과거' 대결 재확인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후보들은 상대 후보 깎아내리기에 주력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스스로를 폐족이라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라고 규정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를 "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 세력의 잔재를 대표하는 후보"라고 낙인 찍었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고 가겠다는 '미래비전'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두 후보는 상대후보가 당선되어선 안될 이유를 설명하느라, 정작 왜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제대로 얘기하지 못했다.

이른바 '역 프레임 전쟁'으로 대선판을 연 것은 상대후보를 '친노'와 '유신'의 틀에 묶어놓고 반사이익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두 후보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과 미래를 보고 가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정작 공식선거운동 첫날 보여준 모습은 '과거 정치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박 후보는 이날 대전역 유세에서 "지금 야당 후보는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다"면서 "정권을 잡자마자 국가보안법 폐기하겠다, 사학법 개정하겠다며 이념투쟁으로 날밤 지샌 것을 기억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후보는 "민생은 파탄이 나는데도 밤낮없이 국민을 편 가르고 선동했다. 입으로는 서민정권 주장했지만 지난 정권에서 서민을 위했던 정책, 여러분 하나라도 기억나는 게 있느냐"며 공세를 이어갔다.

문재인 후보는 부산 유세에서 "5·16 군사 쿠데타와 유신독재 세력의 잔재를 대표하는 박근혜 후보가 독재를 찬양하고 미화한 역사인식으로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골목상권과 노동자 최저임금 인상을 이야기해놓고 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최저임금법을 무산시킨 게 누구냐"며 "그러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얘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박 후보를 정면비판했다. 또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오만 불통의 리더십으로 새로운 정치를 해낼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박·문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 상대를 '과거'로 몰아붙인 것은 '미래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점을, 문 후보는 박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점을 연결고리로 서로를 과거 세력으로 규정짓는 이른바 '역 프레임' 전략을 가동한 것이다.

두 후보의 이런 전략은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로 등장한 '안철수 지지성향의 부동층'을 고려한 포석이기도 하다. 안 후보의 중도사퇴 후 부동층으로 빠진 '반박근혜, 비문재인' 성향의 부동층은 기본적으로 '기존정치' 또는 '과거세력'에 넌더리를 내는 미래지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은 선거판 전체를 퇴보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두 후보는 상대적인 미래 이미지를 획득하기 위해 서로를 과거로 규정짓는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며 "그러나 서로를 과거의 프레임으로 가두는 것은 유권자 입장에서나 정치발전 측면에서 후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만호 기자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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