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으로 농가소득 보존 … 산지유통센터로 판로 개척
농촌의 자생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품질과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품목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최근엔 소규모 농가가 생산한 작물을 직거래로 유통시키는 '로컬푸드' 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농촌 유통망의 핵심이라 할 수 있
는 농협의 대응 또한 빨라지고 있다. 농협이 중심이 돼 소농·전업농 생산 작물에 대한 통합마케팅을 통해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현장소식도 들린다. '내일신문'은 농촌 현장에서 협동조합 본연의 의미를 살려나가고 있는 농협 조직을 찾아 소개한다.
전남 순천농협이 농민 소득을 보전해주는 '판매 중심형 농협'으로 변신하고 있다. 순천농협의 변화는 1997년 13개 단위 농협을 통합하면서 시작됐다.
통합으로 자산 규모가 합병 전 4912억원에서 올해는 1조2000억원으로 늘었고 조합원도 1만8000명에 이르는 초대형 농협으로 바꿨다.
◆농산물 유통 중심으로 변신 =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순천농협은 지난 2000년 유통분야 강화를 위해 전문 경영인을 영입했고 2003년에는 파머스마켓을 열었다. 농산물 유통 조직이 갖춰지자 2004년 학교급식에 본격 뛰어들었다. 당시 순천시는 '학교급식 지원 조례'에 따라 지역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예산을 지원했다. 순천농협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학교급식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현재 순천지역 350여개 학교 중 200여 곳에 싱싱한 농산물을 납품하고 있다. 순천농협은 또 안전한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학교급식을 전담하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은 완벽한 위생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해썹(HACCP,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도 받았다. 특히 자체 실험실을 갖추고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산물 재배시점부터 소비 단계까지 이력추적관리제를 도입했다. 순천농협은 유기농 직영농장인 '쌈채 하우스'를 직접 운영해 상추 등 20여종을 생산할 정도로 품질 관리에 철저하다.

<순천농협 등이 출자해 만든 농산물 거점산지유통센터가 판매 유통 등 농민들의 걱정거리를 해소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순천산지유통센터 제공>
특히 1870농가와 계약재배를 맺어 농가 소득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 장용식 순천농협 유통사업팀장은 "쌈채하우스 운영으로 지난 2010년 친환경농산물 품평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조합원과 농민 배려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2010년부터 '영농자재 주문 배달과 농산물 순회 수집'을 실시하고 있다.
영농자재 주문 배달로 지금까지 1만4000여명의 조합원이 혜택을 입었다. 또 농산물 순회 수집 체계화를 위해 전담 인력과 차량 18대를 확보해 12개 읍면을 누비고 있다.
◆농가 소득 증대 = 순천농협의 또 다른 강점은 농산물 거점산지유통센터(APC) 운영이다. 순천시 승주읍에 있는 APC는 지난 2010년 순천농협과 별량농협, 순천원협 등이 35억원을 출자해 만들었다.
APC는 순천 등 전남 동부지역에서 생산된 단감 등 과일을 전문적으로 유통한다. 2만977㎡ 규모인 APC는 선별장, 저장고, 소포장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 20~30톤 정도를 유통시키고 있다.
지난해 11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50억원이 목표다. 수집한 과일은 '하누리네'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APC는 설립과 동시에 단감 41톤을 태국 등 동남아에 수출했으며, 지난해에는 캐나다와 미국 시장으로 수출을 넓혀가고 있다. APC는 가공시설도 갖추고 있다. 가공시설은 크기가 작거나 흠집이 있는 과일을 음료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버리는 과일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APC와 농가 소득이 올라가고 있다.
권동채 순천APC 대표는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시중가격보다 3000원을 더 비싸게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면서 "이런 정책 때문에 믿고 거래하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얘기했다.
순천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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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자생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품질과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품목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최근엔 소규모 농가가 생산한 작물을 직거래로 유통시키는 '로컬푸드' 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농촌 유통망의 핵심이라 할 수 있
는 농협의 대응 또한 빨라지고 있다. 농협이 중심이 돼 소농·전업농 생산 작물에 대한 통합마케팅을 통해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현장소식도 들린다. '내일신문'은 농촌 현장에서 협동조합 본연의 의미를 살려나가고 있는 농협 조직을 찾아 소개한다.
전남 순천농협이 농민 소득을 보전해주는 '판매 중심형 농협'으로 변신하고 있다. 순천농협의 변화는 1997년 13개 단위 농협을 통합하면서 시작됐다.
통합으로 자산 규모가 합병 전 4912억원에서 올해는 1조2000억원으로 늘었고 조합원도 1만8000명에 이르는 초대형 농협으로 바꿨다.
◆농산물 유통 중심으로 변신 =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순천농협은 지난 2000년 유통분야 강화를 위해 전문 경영인을 영입했고 2003년에는 파머스마켓을 열었다. 농산물 유통 조직이 갖춰지자 2004년 학교급식에 본격 뛰어들었다. 당시 순천시는 '학교급식 지원 조례'에 따라 지역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예산을 지원했다. 순천농협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학교급식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현재 순천지역 350여개 학교 중 200여 곳에 싱싱한 농산물을 납품하고 있다. 순천농협은 또 안전한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학교급식을 전담하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은 완벽한 위생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해썹(HACCP,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도 받았다. 특히 자체 실험실을 갖추고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산물 재배시점부터 소비 단계까지 이력추적관리제를 도입했다. 순천농협은 유기농 직영농장인 '쌈채 하우스'를 직접 운영해 상추 등 20여종을 생산할 정도로 품질 관리에 철저하다.

<순천농협 등이 출자해 만든 농산물 거점산지유통센터가 판매 유통 등 농민들의 걱정거리를 해소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순천산지유통센터 제공>
특히 1870농가와 계약재배를 맺어 농가 소득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 장용식 순천농협 유통사업팀장은 "쌈채하우스 운영으로 지난 2010년 친환경농산물 품평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조합원과 농민 배려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2010년부터 '영농자재 주문 배달과 농산물 순회 수집'을 실시하고 있다.
영농자재 주문 배달로 지금까지 1만4000여명의 조합원이 혜택을 입었다. 또 농산물 순회 수집 체계화를 위해 전담 인력과 차량 18대를 확보해 12개 읍면을 누비고 있다.
◆농가 소득 증대 = 순천농협의 또 다른 강점은 농산물 거점산지유통센터(APC) 운영이다. 순천시 승주읍에 있는 APC는 지난 2010년 순천농협과 별량농협, 순천원협 등이 35억원을 출자해 만들었다.
APC는 순천 등 전남 동부지역에서 생산된 단감 등 과일을 전문적으로 유통한다. 2만977㎡ 규모인 APC는 선별장, 저장고, 소포장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 20~30톤 정도를 유통시키고 있다.
지난해 11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50억원이 목표다. 수집한 과일은 '하누리네'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APC는 설립과 동시에 단감 41톤을 태국 등 동남아에 수출했으며, 지난해에는 캐나다와 미국 시장으로 수출을 넓혀가고 있다. APC는 가공시설도 갖추고 있다. 가공시설은 크기가 작거나 흠집이 있는 과일을 음료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버리는 과일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APC와 농가 소득이 올라가고 있다.
권동채 순천APC 대표는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시중가격보다 3000원을 더 비싸게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면서 "이런 정책 때문에 믿고 거래하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얘기했다.
순천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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