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90년대초 일본과 유사" … 10년뒤 은행권 순손실 5조원대 전망
최근 우리나라 금융상황이 90년대초 일본의 저성장·저금리 초기 상황과 비슷하며, 일본식 불황이 지속될 경우 10년 뒤 국내은행들의 손실규모가 5조원대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이 18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성장률이 1%로 떨어지고, 기준금리도 1%p 하락하는 경우를 가정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한 결과 5년 뒤인 2017년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예상 순이익인 8조5000억원의 16.5%에 불과한 수준이다. 10년 뒤인 2022년에는 5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14.02%에서 2017년 13.59%, 2022년에는 11.62%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매년 우리 경제가 3.0%씩 성장하고 기준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분석한 결과는 사뭇 달랐다. 은행 당기순이익은 5년뒤 9조8000억원, 10년후에는 12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우리경제가 인구증가율 감소와 고령화 진전, 신성장동력 부재 등 구조적 요인에다 세계 경기둔화까지 겹치면서 일본식 장기 불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 금융상황이 90년대 일본의 저성장·저금리 초기상황과 비슷하다는 게 금감원의 진단이다.
실제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980~1990년 평균 4.6%에서 1991~2000년 평균 1.1%, 2001~2011년 평균 0.7%로 급감했고, 기준금리는 1980~1990년 평균 4.78%에서 1991~2000년 평균 1.61%, 2001~2011년 평균 0.19%로 급락한 바 있다.
국내 경제성장률도 2010년 6.3%에서 지난해 3.6%, 올 3분기에는 1.6%까지 추락한 상태고, 국고채 3년물 금리도 2010년 3.38%에서 지난 3분기 2.84%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자산버블, 가계부채 증가, 고령화 등의 지표에서도 한국은 90년대초 일본과 비슷한 궤적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금융회사들은 과도한 가계대출과 부동산가격 하락 등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9월 중 은행의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34.7% 감소한 7조7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수준으로 악화됐다. 연체율은 2008년 1.08%에서 2009년 0.74%로 떨어졌으나 올해 다시 1.17%로 올랐다. 증권사 당기순익도 7000억원에 그쳐 2008년(2조원)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은행은 예대마진 축소와 수익성 저하, 금융투자업은 펀드 기대수익률과 운용수익률 하락, 보험은 보험계약 실효ㆍ해약 급증, 비은행권은 부실 금융회사 증가 등 권역별로 리스크가 커지는 까닭이다.
금감원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내년도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추세로 바뀜에 따라 금융사들이 수익성 만회를 위해 고위험자산 투자를 늘리고 불건전 영업행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상품ㆍ사업다각화를 지원하고 고위험상품 투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고령화 시대에 맞춰 즉시연금, 월지급식 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실버상품을 개발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저금리, 저성장이 금융회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수익기반을 창출하거나 새로운 영업모델을 만드는 등 금융회사들이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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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금융상황이 90년대초 일본의 저성장·저금리 초기 상황과 비슷하며, 일본식 불황이 지속될 경우 10년 뒤 국내은행들의 손실규모가 5조원대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이 18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성장률이 1%로 떨어지고, 기준금리도 1%p 하락하는 경우를 가정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한 결과 5년 뒤인 2017년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예상 순이익인 8조5000억원의 16.5%에 불과한 수준이다. 10년 뒤인 2022년에는 5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14.02%에서 2017년 13.59%, 2022년에는 11.62%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매년 우리 경제가 3.0%씩 성장하고 기준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분석한 결과는 사뭇 달랐다. 은행 당기순이익은 5년뒤 9조8000억원, 10년후에는 12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980~1990년 평균 4.6%에서 1991~2000년 평균 1.1%, 2001~2011년 평균 0.7%로 급감했고, 기준금리는 1980~1990년 평균 4.78%에서 1991~2000년 평균 1.61%, 2001~2011년 평균 0.19%로 급락한 바 있다.
국내 경제성장률도 2010년 6.3%에서 지난해 3.6%, 올 3분기에는 1.6%까지 추락한 상태고, 국고채 3년물 금리도 2010년 3.38%에서 지난 3분기 2.84%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자산버블, 가계부채 증가, 고령화 등의 지표에서도 한국은 90년대초 일본과 비슷한 궤적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금융회사들은 과도한 가계대출과 부동산가격 하락 등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9월 중 은행의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34.7% 감소한 7조7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수준으로 악화됐다. 연체율은 2008년 1.08%에서 2009년 0.74%로 떨어졌으나 올해 다시 1.17%로 올랐다. 증권사 당기순익도 7000억원에 그쳐 2008년(2조원)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은행은 예대마진 축소와 수익성 저하, 금융투자업은 펀드 기대수익률과 운용수익률 하락, 보험은 보험계약 실효ㆍ해약 급증, 비은행권은 부실 금융회사 증가 등 권역별로 리스크가 커지는 까닭이다.
금감원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내년도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추세로 바뀜에 따라 금융사들이 수익성 만회를 위해 고위험자산 투자를 늘리고 불건전 영업행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상품ㆍ사업다각화를 지원하고 고위험상품 투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고령화 시대에 맞춰 즉시연금, 월지급식 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실버상품을 개발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저금리, 저성장이 금융회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수익기반을 창출하거나 새로운 영업모델을 만드는 등 금융회사들이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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