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원전 관리부실, 안전 신뢰도 추락 (김진동)

지역내일 2012-11-07

김진동 논설고문

원자력발전소 관리에 총체적인 부실이 속속 드러나 원전의 안전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고장 사고 가짜 부품 사용 등으로 잇따라 원전 가동중단 사태가 발생하여 겨울철 전력수습에 비상이 걸렸다. 전력 수급불안은 가라앉고 있는 경기와 소비심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월성 원전 1호기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데 이어 영광5·6호기가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영광 5·6호기 가동중단은 대거 사용된 가짜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서다. 고도의 정밀과 안전이 요구되는 원전에 가짜 부품이 사용됐다는 사실은 매우 어이 없고 충격적이다.

원전 부품 납품업체 8곳이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원전부품을 들여오면서 품질보증서 60건을 위조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제출하고 미검증 부품을 무더기로 공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원전에서 10년 동안이나 검증이 안된 부품이 사용된 것이다.

납품을 맡은 한수원이나 감독 기관인 지식경제부는 이런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외부 제보에 의해 확인됐다. 한수원과 지식경제부의 무능과 직무유기가 한량없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경기와 소비심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 미칠듯

품질보증서를 위조해 들여온 부품은 주로 소모품이지만 높은 안전등급이 필요한 원전설비의 필수품이다. 2003년 이후 올해까지 237개 품목 7682개 제품이 납품됐으며 이중 138개 품목 5233개 제품이 이미 원전에 사용됐다. 영광 5·6호기에만 2500여개가 집중 사용됐고 영광 3·4호기와 울진 3호기에도 사용됐다.

지난 2월 고리 1호기 정전사고 및 은폐사건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원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품질이 보증되지 않은 가짜 부품을 납품받아 쓰면서도 확인조차 하지 않은 허술한 관리에 감독기능도 눈뜬 장님이었던 셈이다. 일부 직원들의 사고 은폐는 기본이고 뇌물 횡령에 심지어 마약에까지 손을 대는 등 범죄에 연루되기도 했다.

노심용융은 1만년 만에 한번, 원자로 파괴에 의한 방사성물질 방출은 10만년 만에 한번 발생하는 수준의 안전을 목표하고 있다지만 이번에 밝혀진 것과 같은 부실관리와 비리 부정이 온존하는 구조에서는 원전의 안전은 보장될 수 없다. 오히려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 원전안전에 대한 신뢰도를 추락시켰다. 이제 정부가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믿을 사람은 없게 됐다. 앞으로 정부의 원전 정책이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일이 터졌을 때마다 믿어달라던 홍석우 지경부장관은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피해자는 언제나 국민이다. 영광 5·6호기 가동중단만으로 200만kw의 전기공급이 순식간에 끊어졌다.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또 다른 원전의 가동중단 사고가 발생하면 지난해 벌어졌던 '9·15 불랙아웃'사태가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다.

전력비상은 산업체 생산활동 제한하기 십상

지경부는 혹한이 예보된 올해 11~12월의 예비전력을 275~540만kw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예비전력이 급감해 불안한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영광 5·6호기가 1월에 정상적으로 재가동되고, 추가로 원전에 이상이 생기지 않아야 하고, 이상 한파가 없어야 전력대란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원전의 잦은 고장과 한수원의 기강해이, 무능력으로 보아 전력위기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정부는 급하면 국민을 찾고 손을 내민다. 이번에도 절전을 명분으로 국민들을 추운 겨울로 내몰 속셈이다. 대형 건물이나 기업체를 쥐어짤 것이기 때문이다.

블랙아웃으로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전력위기는 심각하다. 그렇지 않아도 내리막길로 치닫고있는 경기의 침체를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

전력비상은 산업체의 생산활동을 제한하기 십상이고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켜 내수침체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어야 하고 국민불안 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응책을 내놓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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