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얘기 많지만 대선이 코 앞이라" … "보수층 결집만으론 45% 못 넘어서" 우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우향우'에 당내 소장파와 외부영입인사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보수적인 대선전략으론 12월 대선의 향배를 가늠할 30~40대 부동층의 표심을 가져올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를 한달 앞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내부갈등'으로 비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14일 새누리당 영남권 소장파 의원은 "당의 대선 기조가 최근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느끼고 있지만 문제제기가 쉽지 않다"면서 "경제민주화 후퇴나 고위관계자들의 보수적 발언으로 중도·부동층을 내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입 다문 경제민주화실천모임 = 새누리당 소장파·쇄신파 의원들이 주축이 된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도 마찬가지다.
경실모는 13일 비공개모임을 갖고 최근 당내 경제민주화 후퇴 문제를 놓고 의논했지만 아무런 대응책도 내놓지 못했다. 회동 뒤 경실모는 "대선국면에서 우리 경실모는 합리적인 경제민주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대선 이후에도 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해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발언하는 남경필 지난달 10일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전체회의에서 남경필 의원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종원 기자>
경실모 대표 남경필 의원은 회의 뒤 "대선 전까지는 입장 발표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 대선은 후보 중심으로 하는 거니까요. 할 말은 많으나..."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날 회의에서 다수 참석자들은 박 후보가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반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등 분위기가 침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실모가 제출한 경제민주화법안 가운데 상당수가 불발된 것에 대해서도 일부 의원들이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당내 분란을 일으키면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다수가 공감, 대선 이후를 기약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보수화의 배경은 = 박 후보측은 최근 대선기조를 중도에서 보수결집전략으로 선회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NLL 공방을 통해 당과 박 후보는 보수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김종인표 경제민주화에 브레이크를 걸고 성장론을 제기했다. 보수를 중심으로 한 지지층 결집만이 야권 후보단일화를 넘어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선대위 고위관계자는 "총선을 전후해 박 후보가 중도화를 지향하면서 전통적 지지층 사이에서 문제제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결국 중도층(산토끼)도 잡지 못하고 보수층(집토끼)을 이탈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최근 대선기조 선회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박 후보는 그동안 내세웠던 경제민주화에선 한발 빼는 대신 정치쇄신과 국민대통합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여야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정치쇄신안의 실천을 위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에 '정치쇄신실천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박 후보의 보수화 선회전략이 '도로 한나라당'으로 비쳐지면서 감표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당 행복추진위 관계자는 "보수층만의 결집으로는 박 후보가 얻을 수 있는 득표율이 45%라는 점이 그동안 여러 선거가 보여준 경험"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대선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중도층 흡수는 요원해 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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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대선전략은 '진흙탕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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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우향우'에 당내 소장파와 외부영입인사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보수적인 대선전략으론 12월 대선의 향배를 가늠할 30~40대 부동층의 표심을 가져올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를 한달 앞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내부갈등'으로 비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14일 새누리당 영남권 소장파 의원은 "당의 대선 기조가 최근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느끼고 있지만 문제제기가 쉽지 않다"면서 "경제민주화 후퇴나 고위관계자들의 보수적 발언으로 중도·부동층을 내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입 다문 경제민주화실천모임 = 새누리당 소장파·쇄신파 의원들이 주축이 된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도 마찬가지다.
경실모는 13일 비공개모임을 갖고 최근 당내 경제민주화 후퇴 문제를 놓고 의논했지만 아무런 대응책도 내놓지 못했다. 회동 뒤 경실모는 "대선국면에서 우리 경실모는 합리적인 경제민주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대선 이후에도 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해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발언하는 남경필 지난달 10일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전체회의에서 남경필 의원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종원 기자>
경실모 대표 남경필 의원은 회의 뒤 "대선 전까지는 입장 발표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 대선은 후보 중심으로 하는 거니까요. 할 말은 많으나..."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날 회의에서 다수 참석자들은 박 후보가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반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등 분위기가 침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실모가 제출한 경제민주화법안 가운데 상당수가 불발된 것에 대해서도 일부 의원들이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당내 분란을 일으키면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다수가 공감, 대선 이후를 기약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보수화의 배경은 = 박 후보측은 최근 대선기조를 중도에서 보수결집전략으로 선회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NLL 공방을 통해 당과 박 후보는 보수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김종인표 경제민주화에 브레이크를 걸고 성장론을 제기했다. 보수를 중심으로 한 지지층 결집만이 야권 후보단일화를 넘어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선대위 고위관계자는 "총선을 전후해 박 후보가 중도화를 지향하면서 전통적 지지층 사이에서 문제제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결국 중도층(산토끼)도 잡지 못하고 보수층(집토끼)을 이탈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최근 대선기조 선회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박 후보는 그동안 내세웠던 경제민주화에선 한발 빼는 대신 정치쇄신과 국민대통합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여야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정치쇄신안의 실천을 위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에 '정치쇄신실천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박 후보의 보수화 선회전략이 '도로 한나라당'으로 비쳐지면서 감표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당 행복추진위 관계자는 "보수층만의 결집으로는 박 후보가 얻을 수 있는 득표율이 45%라는 점이 그동안 여러 선거가 보여준 경험"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대선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중도층 흡수는 요원해 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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