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위기 극복하느라 국가채무 100% 돌파
오바마대통령 증세요구 … 회피방안 합의 난항
2008년부터 시작한 글로벌금융위기가 유럽 재정위기로 번진이후 2013년부터는 '미국 재정절벽'이 또하나의 태풍으로 영향권에 접근하며서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던 미국 경제는 다시 고개를 숙이는 '더블딥'을 앞두고 있다.
◆세번째 위기가 시작된다 = 2008년 9월 저금리와 이에 따른 부동산 거품이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사태로 종말을 고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경제가 동반 침체로 접어들었다.
2009년 극심한 침체국면을 겪은 후 2010년에는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곧바로 유럽의 재정위기를 맞았다. 2010년은 그리스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의심을 받으면서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재정위기로 번졌다. 이는 곧바로 이들 국가들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로 확대할 위험을 드러냈다.
그리스의 부도와 이탈리아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 등이 점쳐지면서 유럽의 재정위기가 2013년의 최대위험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다시 미국의 재정절벽이 눈앞에 나타났다. 미국의 재정건전성이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내년에는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재정지출과 각종 가계지원혜택이 끝나게 된다. 미국 경기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
◆고개 드는 미국 경제 = 미국은 고용지표 등이 호전되는 등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듯한 인상을 줬다.
10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나아졌다. 비농업 고용증가폭이 17만1000명으로 시장예상을 뛰어넘었다. 신규실업수당 신청도 감소세를 보이며 경기회복기대감을 높였다.
소비자신뢰지수는 8월 중 61.3까지 하락했으나 10월에는 72.2로 반등에 성공했다. 2008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소비심리지수도 10월중 82.6으로 뛰어올라 2007년 9월이후 가장 높았다.
ISM제조업지수는 5월 중 53.5에서 6~8월까지 3개월 연속 50밑에 머물렀으나 9월에 51.3, 10월에 51.7로 회복되면서 경기확장국면에 다시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산업생산도 8월 중에 전월대비 1.4% 감소한 후 9월에는 0.4% 늘었고 신규주문 역시 5.1% 감소에서 4.8% 증가로 전환했다.
◆재정절벽 현실화되나 = 대규모 국가채무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 미국은 각종 지원책과 재정지출을 줄여야 한다.
미국의 국가채무는 글로벌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빠르게 증가했다.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00년 54.8%에서 2003년에 60.4%로 올라섰으며 2007년 67.2%까지 5년간 60%대를 유지했다.
글로벌위기가 터진 2008년에는 76.1%로 올랐고 2009년에는 89.7%, 2010년엔 98.2%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102.9%로 100%를 넘어섰으며 올해도 107.2%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양적 완화가 부메랑이 돼 국가채무 위기로 이어진 셈이다. 결국 국가채무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국민들에게 퍼주던 세금혜택과 각종 지원책을 올해말까지 종료하는 재정절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급격한 재정긴축이 이뤄지면 내년 미국 성장률이 -0.5%로 추락하고 실업률은 9.1%로 올해보다 1%p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IMF는 재정절벽이 시행되면 제로(0)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CBO는 완만한 재정긴축으로 재정건전화가 부분적으로만 시행되면 IMF추정치인 2.3%보다 0.6%p 낮은 1.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재정절벽에 직면하면 GDP 감소효과가 2.9%p에 달해 내년 성장률이 -0.9%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절벽을 일부 피해가더라도 GDP가 1%p 줄어 내년 성장률은 1%안팎에 머물게 된다.
◆재정절벽, 사실상 시작 = 재정절벽을 걱정한 나머지 경제주체들이 투자와 소비를 줄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신후식 거시경제분석과장은 "재정절벽의 효과가 내년부터 나타나는 게 아니라 경제적 불확실성을 높여 기업들이 계획된 신규투자나 고용을 보류하고 소비심리도 위축돼 이미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미제조업협회는 재정절벽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올 성장률이 0.6%p 축소되고 연간 84만명의 취업자수가 줄 것으로 봤다. 제조업 및 전력통신업을 중심으로 구축물 투자가 4.4% 줄었고 전산 및 운송장비의 부진으로 장비투자가 전월수준에 그쳐 3분기 설비투자가 1.3% 감소한 것도 '재정절벽의 전야제'로 평가되고 있다.
■ 재정절벽이란 = 재정절벽은 미국의 재정지출이 급격하게 줄어 소비와 투자 등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경기부양을 위해 시행한 소득세 감세와 근로자 급여소득세 2%인하, 의료보험제도 개혁에 따른 증세를 중단하고 예산관리법에 의한 자동세출 축소, 긴급실업보험 연장조치 종료, 의료보험 진료수가 축소 등 정부의 재정지출을 줄이게 된다.
세입이 3990억달러 늘어나고 세출은 1030억달러 줄어 재정적자 축소액이 607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경제침체에 따른 세수감소까지 포함하면 내년 중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재정지출 규모는 5600억달러다.
미 정부의 부채규모가 정부부채한도 14조2940억달러에 근접해 기술적 디폴트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011년 8월에 정부부채한도를 높이는 대신 재정사정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의결한 예산관리법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관리법은 올해말로 예정된 부시감세안의 종료와 세제개편, 2013~2022년 중 재량지출 추가감축, 10년간 1조500억달러의 재정지출 추가감축을 위한 합의안 마련 등을 담고 있다.
당시 합의에 실패하면 2013~2022년 중 국방비와 비국방비에서 절반씩 1조2000억달러의 지출을 자동감축키로 했다.
2013년 재정절벽 문제는 2011년 8월에 의결한 예산관리법의 자동감축조항에 의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재정절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 것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상에 나서지 않고 정치적 대립을 이어가면서 협상성사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은 증세를 주장하고 있지만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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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대통령 증세요구 … 회피방안 합의 난항
2008년부터 시작한 글로벌금융위기가 유럽 재정위기로 번진이후 2013년부터는 '미국 재정절벽'이 또하나의 태풍으로 영향권에 접근하며서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던 미국 경제는 다시 고개를 숙이는 '더블딥'을 앞두고 있다.
◆세번째 위기가 시작된다 = 2008년 9월 저금리와 이에 따른 부동산 거품이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사태로 종말을 고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경제가 동반 침체로 접어들었다.
2009년 극심한 침체국면을 겪은 후 2010년에는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곧바로 유럽의 재정위기를 맞았다. 2010년은 그리스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의심을 받으면서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재정위기로 번졌다. 이는 곧바로 이들 국가들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로 확대할 위험을 드러냈다.
그리스의 부도와 이탈리아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 등이 점쳐지면서 유럽의 재정위기가 2013년의 최대위험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다시 미국의 재정절벽이 눈앞에 나타났다. 미국의 재정건전성이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내년에는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재정지출과 각종 가계지원혜택이 끝나게 된다. 미국 경기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
◆고개 드는 미국 경제 = 미국은 고용지표 등이 호전되는 등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듯한 인상을 줬다.
10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나아졌다. 비농업 고용증가폭이 17만1000명으로 시장예상을 뛰어넘었다. 신규실업수당 신청도 감소세를 보이며 경기회복기대감을 높였다.
소비자신뢰지수는 8월 중 61.3까지 하락했으나 10월에는 72.2로 반등에 성공했다. 2008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소비심리지수도 10월중 82.6으로 뛰어올라 2007년 9월이후 가장 높았다.
ISM제조업지수는 5월 중 53.5에서 6~8월까지 3개월 연속 50밑에 머물렀으나 9월에 51.3, 10월에 51.7로 회복되면서 경기확장국면에 다시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산업생산도 8월 중에 전월대비 1.4% 감소한 후 9월에는 0.4% 늘었고 신규주문 역시 5.1% 감소에서 4.8% 증가로 전환했다.
◆재정절벽 현실화되나 = 대규모 국가채무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 미국은 각종 지원책과 재정지출을 줄여야 한다.
미국의 국가채무는 글로벌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빠르게 증가했다.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00년 54.8%에서 2003년에 60.4%로 올라섰으며 2007년 67.2%까지 5년간 60%대를 유지했다.
글로벌위기가 터진 2008년에는 76.1%로 올랐고 2009년에는 89.7%, 2010년엔 98.2%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102.9%로 100%를 넘어섰으며 올해도 107.2%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양적 완화가 부메랑이 돼 국가채무 위기로 이어진 셈이다. 결국 국가채무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국민들에게 퍼주던 세금혜택과 각종 지원책을 올해말까지 종료하는 재정절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급격한 재정긴축이 이뤄지면 내년 미국 성장률이 -0.5%로 추락하고 실업률은 9.1%로 올해보다 1%p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IMF는 재정절벽이 시행되면 제로(0)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CBO는 완만한 재정긴축으로 재정건전화가 부분적으로만 시행되면 IMF추정치인 2.3%보다 0.6%p 낮은 1.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재정절벽에 직면하면 GDP 감소효과가 2.9%p에 달해 내년 성장률이 -0.9%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절벽을 일부 피해가더라도 GDP가 1%p 줄어 내년 성장률은 1%안팎에 머물게 된다.
◆재정절벽, 사실상 시작 = 재정절벽을 걱정한 나머지 경제주체들이 투자와 소비를 줄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신후식 거시경제분석과장은 "재정절벽의 효과가 내년부터 나타나는 게 아니라 경제적 불확실성을 높여 기업들이 계획된 신규투자나 고용을 보류하고 소비심리도 위축돼 이미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미제조업협회는 재정절벽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올 성장률이 0.6%p 축소되고 연간 84만명의 취업자수가 줄 것으로 봤다. 제조업 및 전력통신업을 중심으로 구축물 투자가 4.4% 줄었고 전산 및 운송장비의 부진으로 장비투자가 전월수준에 그쳐 3분기 설비투자가 1.3% 감소한 것도 '재정절벽의 전야제'로 평가되고 있다.
■ 재정절벽이란 = 재정절벽은 미국의 재정지출이 급격하게 줄어 소비와 투자 등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경기부양을 위해 시행한 소득세 감세와 근로자 급여소득세 2%인하, 의료보험제도 개혁에 따른 증세를 중단하고 예산관리법에 의한 자동세출 축소, 긴급실업보험 연장조치 종료, 의료보험 진료수가 축소 등 정부의 재정지출을 줄이게 된다.
세입이 3990억달러 늘어나고 세출은 1030억달러 줄어 재정적자 축소액이 607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경제침체에 따른 세수감소까지 포함하면 내년 중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재정지출 규모는 5600억달러다.
미 정부의 부채규모가 정부부채한도 14조2940억달러에 근접해 기술적 디폴트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011년 8월에 정부부채한도를 높이는 대신 재정사정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의결한 예산관리법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관리법은 올해말로 예정된 부시감세안의 종료와 세제개편, 2013~2022년 중 재량지출 추가감축, 10년간 1조500억달러의 재정지출 추가감축을 위한 합의안 마련 등을 담고 있다.
당시 합의에 실패하면 2013~2022년 중 국방비와 비국방비에서 절반씩 1조2000억달러의 지출을 자동감축키로 했다.
2013년 재정절벽 문제는 2011년 8월에 의결한 예산관리법의 자동감축조항에 의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재정절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 것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상에 나서지 않고 정치적 대립을 이어가면서 협상성사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은 증세를 주장하고 있지만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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