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룡/입시분석가/1318대학진학연구소 소장
대학 입학 전형이 3000가지 이상이 되어 이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히 18대 대통령 후보들이 교육 공약의 하나로 전형 유형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더 큰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박근혜 후보 측은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학 공통 논술 전형을 도입하고, 입학사정관제는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고, 문제인 후보는 '현재 3289가지나 되는 복잡한 대학입시 전형을 4가지 트랙으로 단순화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안철수 후보도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립형 사립고에 일반고보다 먼저 학생을 뽑는 혜택을 없애도록 유도하고 복잡한 대입 전형도 4가지(수능, 논술, 내신, 입학사정관제)로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복잡한 전형을 간소화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방법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특히 전형을 수능이나 논술, 내신 등으로 간소화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와 함께 대학 입학 전형의 가짓수가 왜 3천 개가 넘는다고 이야기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으면 한다.
전형 유형이 3000가지가 넘는다고 공식화된 것은 지난해 3월 15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12학년도 대입전형="" 간소화="" 등을="" 위한="" 주요="" 수정사항=""> 를 발표하면서부터라고 본다.
보도자료에 '2012학년도 대학전형 총수는 3678개에서 380개가 감소된 3298개로 10% 축소되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전형 유형의 가짓수가 수백 개가 된다고 발표되곤 했었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2010년까지는 수백 가지가 된다던 전형 유형이 왜 갑자기 3000가지로 늘어났을까?
대통령 선거의 중요 교육 공약
이는 전형 유형의 가짓수를 계산하는 방식에 차이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0년까지는 실시 대학수와 관계없이 전형 유형의 가짓수만을 계산했으나, 2010년 이후부터는 전형 유형에다 실시 대학수를 곱하여 계산하고 있다.
전형 유형이 수백 가지가 된다고 이야기할 때에도 너무 복잡하고 다양하니 전형 유형을 줄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3000가지가 된다고 하니 입 탁 벌어질 수밖에.
무조건 줄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18대 대통령 선거의 중요 교육 공약이 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한다.
분명 전형 유형은 줄여야 한다. 그렇다고 '수능, 내신, 논술, 입학사정관제' 4가지로 줄이라고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 '수능, 내신, 논술'은 전형 유형이 아니다. 이것은 학생 선발 전형 요소들이다.
고등교육법시행령 제35조(입학전형자료)에 잘 설명이 되어 있다. 입학사정괸제도 전형 유형으로만 볼 수 없다. 입학사정관은 직책이고, 입학사정관이 관여하는 전형을 모두 입학사정관제라고 부르기 때문에 그렇다.
전형 유형은 크게 일반 전형과 특별 전형으로 구분되고, 특별 전형은 정원내와 정원외로 구분된다. 정원내 특별 전형은 다시 특기자, 대학 독자적 기준에 의한 전형, 취업자 등으로 구분되고, 정원외 특별 전형은 농·어촌 학생, 특성화 고교 출신자, 장애인 등 대상자,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재외국민과 외국인 등으로 구분된다(고등교육법시행령 제34조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전형 유형 분류표 참조).
5년 전에는 어떠했는가 돌아보라
이들 전형 가운데 굳이 혼란스럽다고 볼 수 있는 것은 '대학 독자 기준에 의한 특별 전형' 정도이다.
그런데 왜 전형 유형을 간소화하라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전형 명칭과 지원 자격이 명료하지 않은 전형들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전형은 대부분 입학사정관제에 해당한다.
이들 전형은 대부분 이명박정부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면서 함께 신설된 것들이다. 전형 유형을 복잡·다양화시킨 이명박정부가 전형 유형을 간소화시키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프레임이 18대 대통령 후보들의 공통 교육 공약이 되고 있다.
대선 후보 캠프에서는 이 점을 깊이 곱씹어봤으면 한다. 5년 전에는 어떠했는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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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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