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소기업 IP역량 강화에 박차를

지역내일 2012-12-14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각 대통령후보들은 다투어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주창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잠재성장률 3%대 이하의 저성장으로 빠져드는 우리 경제 활성화에 대한 혜안은 없다. 세계경제침체 상황에서 파이를 키우기는커녕 줄어드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구체적 공약조차 찾기 어렵다.

경제 활성화에 대한 해답은 오히려 올해 순이익 20조원을 달성한 삼성이나 10조원의 현대·기아차와 같은 '너무' 잘 나가는 기업들에 대한 관찰에서 출발해야 한다. 개혁의 대상이란 시각에서 보면 대기업들의 중소업체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불공정 관행만 보일 것이다. 대선 후보들도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대한 징벌적 배상을 도입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미 하버드대 연구원인 제임스 올워스는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던 삼성이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나 디자인에 관한 애플의 노하우를 습득해 통합 관리 체제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다 보니 경쟁자가 됐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앞선 기업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말이다.

핵심은 지식재산(IP) 관리 능력의 제고

한나라에서 신제품이 출현하면 2~3개월 내 세계 어느 곳에선가 전혀 그 제품에 뒤지지 않는 동종 제품이 출현되는 상황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자 사과 문양만 오렌지로 바꾼 오렌지폰이 곧 중국에서 등장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연구개발과 아웃소싱 생산방식이 많아 기업 제조능력도 세계적으로 사실상 평준화됐다. 이와 같이 연구개발과 제조능력이 평준화된 글로벌 도토리 키재기 상황에서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기업 경영자들은 등에 식은땀이 흐를 것이다. 그렇다고 이미 졸업한 노동집약적 제조업으로 돌아가 틈새시장을 공략해 볼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신기술과 디자인을 오픈이노베이션으로 확보할 수 있고 제조능력도 평준화됐다면 기업의 우월성은 어디에서 확보할까. 그 해답의 하나로 고객평판관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가치 있는 신기술과 디자인의 선점이나 발 빠른 추종력을 포함한 지식재산(IP) 관리 능력의 제고이다.

삼성의 경우 예컨대 2008년 노키아와의 지리한 특허소송에서 퀄컴의 승소를 이끌었던 특허전문가를 비롯해, 550명이 넘는 전문 IP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자체 IP 관리능력을 바탕으로 애플과의 세계 도처에서 벌이고 있는 특허 전면전에서 삼성이 선전할 수 있는 것이다.

대기업은 스스로 IP 관리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지식재산기본법이 제정됐고 국가지식재산위원회도 설치됐지만 열악한 중소기업의 IP현실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없다. 언뜻 글로벌 지식재산 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해 기업의 국제분쟁 대처 능력을 지원하겠다는 대선 공약도 보인다. 그러나 중소기업에게 보다 절실한 것은 가치 있는 IP와 능력 있는 IP 인력의 확보이다.

가치 있는 IP 창출과 중소기업 IP지원에 박차를

상업화가 가능한 연구개발에 국가 자금의 지원을 집중하고 그로부터 창출되는 IP를 중소기업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IP클러스터에 귀속시키는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 시행해야 한다. 국가의 적극적 지원 아래 중소기업 사원이 대학에서 제대로 IP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대폭 확충 강화돼야 하고 대기업의 IP경영기법도 전수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이 IP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현재 우리는 서비스 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런데 한국의 서비스무역 실적은 약 67억달러 적자로 상당히 저조하다. 그 적자 항목 중 제일 심각한 것은 약 50억 달러를 초과하는 적자를 기록한 IP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IP 무역적자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가치 있는 IP 창출과 중소기업 IP지원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이다.

류병운 홍익대 교수 법학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