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푸드, 일본수출 기반으로 내수시장 진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서 기능성화장품을 생산하는 (주)아마로스(대표 김선아). 대부분 기업들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경기침체기에도 아마로스는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12억원이던 지난해 매출이 올해는 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내년에도 3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로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회사는 주력 상품인 '기능성화장품'의 높은 품질 덕에 꾸준히 성장해 왔다. '기능성화장품'은 미역 다시마 등 미네랄이 살아있는 해조추출물과 한방원료를 기본으로 했다. 특히 바이오기술을 적용해 피부 자극은 최소화 하면서도 효능, 효과를 극대화 한 제품으로 사용해본 고객들이 다시 찾고 있다.
현재 아마로스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식품의약품안정청(KFDA),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SFDA) 등의 많은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판매는 21곳 체인점과 일부 백화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성장세는 미미하거나 정체 상태였다. 마케팅 부족 때문이었다. 임성우 이사는 "중소기업의 특성상 적은 인원으로 많은 업무를 추진하다보니 마케팅이 취약했다"면서 "경쟁력있는 제품과 인증을 갖추고도 매출 증대의 한계에 부딪쳤다"고 말했다.
이때 회사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을 찾았다. 중진공은 '마케팅기반조성사업'에 참여토록 했다. 아마로스는 중진공 전문인력의 도움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2차례 회사를 방문해 많은 논의를 했다.
청파푸드 이승환 대표가 지난주 국내 바이어를 회사로 초청해 직접 신제품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 청파푸드 제공
지난 7월 말레이시아 박람회에서 김선아 대표이사가 바이어에게 직접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아마로스 제공
◆"전문가 지도가 가장 큰 도움" = 전문가들은 아마로스와 맞는 유통사와 7회에 걸쳐 상담회를 갖도록 주선했다. 이 결과 홈쇼핑 판매방송을 위한 의견을 조율 중에 있고, 면세점 입점에도 도움이 됐다.
임 이사는 "회사가 지금까지 10회 정도 중소기업 마케팅 코칭사업에 참여했는데 이번 전문가 지도사업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아마로스는 지난달 21일 중진공의 지원으로 지역 총판권 권리부여 방식으로 30만달러 규모의 중국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시행하는 '마케팅기반조성사업'이 판로개척을 절실히 원하는 중소기업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이 사업은 마케팅 실행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기초 교육과 전문가 지도(코칭)를 통한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올해 신규사업이다. 유통망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통 상품기획자(MD)들이 직접 현장방문 지도 등을 통해 판로고민을 해결해 주는 게 이 사업의 특징이다.
사업 참여 전문위원들은 롯데마트, 현대홈쇼핑, CJ오쇼핑, 11번가, 이베이코리아, 위메프, SBS콘텐츠허브, 홈앤쇼핑, 행복한백화점 등에서 활동하는 전문인력 50명으로 구성됐다.
◆수출기업의 국내시장 진출 고민 = 이 사업을 통해 수출만 하던 중소기업이 국내시장에 진입한 사례도 있다.
부산시 사하구에 있는 청파푸드(주)(대표 이승환)는 저염처리한 생선을 일본에 수출하는 수출기업이다. 올해 매출 120억원 대부분이 일본수출을 통해 이뤄졌다.
이승환 대표는 부산지역 해운회사서 근무하다 IMF 구제금융 사태로 독립한 뒤 일본 유명수산회사 한국지사를 맡고 있던 큰아버지 밑에서 러시아 명란 수출입 일부터 배웠다. 이 대표와 일본과의 관계는 이렇게 시작됐다. 일본 수산물 유통업을 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워가던 이 대표는 2006년 일본의 또 다른 유명수산회사와 연결되면서 더욱 성장했다.
하지만 중계무역만으로는 회사의 지속성장에 한계를 느낀 이 대표는 2008년 청파푸드를 설립하고 수산물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10평 남짓한 공간을 임대해 시작한 청파푸드는 철저한 위생관리로 외국바이어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일본에서 배운대로 중소기업으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위생시설에 투자했다. 이런 노력으로 청파푸드는 지난해 일본으로만 연간 500만달러 이상을 수출했다.
수산물 가공에 자신감이 붙은 그는 국내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수출에 비해 내수시장 판로가 취약했기 때문이다. 막상 내수판매를 시작하자 경험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고전했다. 이 대표는 중진공을 찾아 상담한 후 마케팅사업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담당 직원을 보내 중진공으로부터 3개월간 교육을 받도록 했다. 중진공 전문가들과도 허심탄회하게 상담하며 판로개척에 힘썼다. 그동안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해 있었지만 판매는 극히 저조했다. 전문가들은 상품과 소비자의 요구, 동일 상품들의 판매현황 등을 분석하고 세세한 부분가지 많은 제안을 했다.
◆초기 시장진출 고민 해결사 =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실시한 할인행사에서 2일만에 240만원 어치가 팔렸다. 할인행사가 끝난 13일에도 1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예전에는 하루 10만원 매출도 힘들었는데 중진공 전문위원들의 자문을 받고 생각을 바꿨더니 고등어 단일상품으로 만 이렇게 매출이 늘었다"며 싱긍벙글이다.
청파푸드의 고등어 스테이크와 꼬치는 입소문이 나면서 내년에는 월 1억원, 연 12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진공 천병우 판로지원팀장은 "이번 마케팅 코칭사업은 현직 유통 MD를 중소기업 현장에 파견해 상품수준, 디자인, 가격결정 등 제품의 상품성 향상을 도와주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천 팀장은 이어서 "그동안 장벽이 높아서 만나기 어려웠던 대형 유통망의 MD들을 직접 연결해 중소기업의 초기 시장진출 애로를 덜어주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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